[청로 이용웅 칼럼]판문점(板門店)에서 만난 수장들(문재인·김정은·트럼프)

기사입력 2019.07.01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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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공동경비구역(JSA) 군사분계선에서 만난 수장들(문재인 김정은 트럼프) 2010.6.30..jpg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군사분계선에서 만난 세 수장 (사진-좌측부터 트럼프 김정은 문재인). 2010.6.30.

 

[선데이뉴스신문=이용웅 칼럼]대한민국의 ‘국가정보원’ 홈페이지는 “판문점 ; 분단과 대화의 현장. 남북의 대립과 대화가 공존하는 판문점입니다.”라고 전제하고, “판문점은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판문점은 1953년 7월 27일 6ㆍ25동란 정전협정 체결 이후 군사분계선 이북은 북한 측이, 이남은 UN측이 각각 관할하고 있는 특수지역으로 정전협정 이행을 위한 군사정전위원회 회의가 개최되는 곳입니다. 판문점은 군사분계선상의 동서 800m, 남북 400m 장방형의 '공동경비구역(JSA, Joint Security Area)' 을 말하며, 우리 행정구역상 지명은 경기도 파주시 진서면 어룡리 입니다. 정전협정 조인은 현재의 판문점에서 개성 쪽으로 약 1km 떨어진 지점에서 이루어졌으나, 1953년 10월 군정위 쌍방이 군사분계선상에 공동경비구역을 설정하면서 오늘의 판문점이 생겨났습니다.”라고 했습니다.

 

북한의 <조선대백과사전(22)>은 “판문리”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개성시 판문군의 동부에 있는 리. 남부는 동창리, 서부는 평화리, 전재리, 북부는 선적리, 동부는 미제강점하의 경기도 파주군 군내면, 진서면과 잇닿아 있다. 리(里)에는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동지께서 주체63(1974년) 7월을 비롯하여 여러 차례 친히 찾으시여 불멸의 업적을 남기신 영광의 혁명사적이 깃들어 있다. 이 지역은 남반부에 속해 있다가 지난 조국해방전쟁 시기 공화국 북반부에 속하였다. 주체 56년 10월 개성군 판문면 평화리 일부지역이 갈라 져 나와 생긴 리이다...리로(理路)는 평양-서울(남반부) 사이 자동차길이 지난다. 군 소재지 판문까지는 6Km, 개성까지는 10Km, 서울까지는 40Km이다.”(557쪽)-

판문점-공동경비구역 한국측에 있는 자유의 집. 경기도 파주시 군내면 조산리.jpg
판문점-공동경비구역 한국측에 있는 자유의 집. 경기도 파주시 군내면 조산리

 

북한의 <조선대백과사전(22)>은 “판문점”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지난 조국해방전쟁에서 미제침략자들이 조선인민 앞에 항복하고 군사정전협정에 조인한 력사적인 장소. 판문점에는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동지께서 주체63(1974년) 7월을 비롯하여 여러 차례 친히 찾으시여 불멸의 업적을 남기신 영광의 혁명사적이 깃들어 있다. 판문점은 판문읍에서 동쪽으로 약 6Km, 개성에서 약 8Km 떨어진 곳에 있다. 판문점에는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의 조국통일친필비와 정전담판회의장, 판문각, 통일각 등이 있다. 여기서는 조국통일과 관련한 여러 가지 정치행사들이 진행되고 있다.”(557쪽)-

 

위 사전(辭典)은 ‘판문점리’와 ‘판문점’을 설명하면서 반복해서 김정일을 우상화하고, 김일성의 ‘친필비’까지 소개했습니다. 또한 ‘판문점공동경비지역’에서 발생한 “판문점 사건”(1976년 8월 8일)과 “판문점 총격사건”(1984년 11월 23일)을 전적으로 미국의 잘못으로 기술했습니다. 그리고 북한 <로동신문>은 “경애하는 장군님의 판문점에 대한 시찰은 천하제일명장의 위인상으로 총소리 한방 없이 적의 아성을 힘 있게 타격한 통쾌한 사변이였다. 적들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며 도사리고 있고 항상 총구를 겨냥한 판문점, 이곳에서 무장충돌과 돌발적인 불상사인들 얼마나 많았는가”라고 했습니다. ‘판문점’은 북한이 ‘선전선동(宣傳煽動)’ 도구로 쓰고 곳입니다.

 

문재인 대한민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19년 6월 30일 오전 청와대에서 취임 후 8번째 한·미 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재확인하고 구체적인 방안들을 논의했습니다. 이번 회담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을 전격 제안하면서 이슈도 자연스레 대북 문제로 쏠렸었습니다. 오후 1시 8분에 시작된 한·미 공동기자회견에서 “국경지역에서 김 위원장과 만나기로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야말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주인공, 한반도의 피스메이커”라고 치켜세웠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국경지역’은 바로 ‘판문점’입니다.

 

[DMZ 남·북·미 정상 회동]트럼프-김정은, 판문점서 53분간 회담!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6월 30일 판문점에서 세 번째로 만났습니다. 트럼프는 군사분계선을 넘어 판문점 북측 지역에서 김정은과 악수를 했습니다. 미국 현직 대통령이 처음 북한 땅을 밟은 것입니다. 판문점에 동행한 문재인 대통령과 미·북 정상 등 세 사람이 함께 얘기를 나누는 장면도 있었습니다. 마지막 남은 냉전의 화약고이자 남북 분단의 상징이 된 판문점에서 세 정상은 그야말로 각본 없는 드라마를 연출하며 세계사를 새로 썼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 뒤 트럼프와 함께 판문점을 방문했고, 평양에서 내려온 김정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8분 정도 이야기도 나눴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미 국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북한 땅을 밟는 모습은 한발 물러서 지켜봤습니다. 판문점 남측 지역 '자유의 집'에서 북·미 두 정상이 53분간 회담 할 때, 문 대통령은 다른 방에서 기다렸습니다. 물론 이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기도 하고, 정반대이기도 합니다.

 

북한 매체들은 6월 30일 오전까지도 문 대통령을 강도 높게 비난했습니다. 북한 선전 매체 <메아리>는 “현실 감각 상실, 판별 능력 마비, 정말 우려스럽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문 대통령의 북유럽 순방 당시 "북 비핵화에서 실질적 진전이 있어야 한다"는 발언에 대해 "실로 어이없고 괴이한 주장", "너무도 현실과 동떨어진 사고"라고 했습니다. 북한의 언론 자유?

판문점- 미국 트럼프와 북한 김정은-군사분계선 북측 지역에서 악수. 2010.6.30..jpg
판문점- 미국 트럼프와 북한 김정은-군사분계선 북측 지역에서 악수. 2010.6.30.

 

그런데 7월 1일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동지께서 6월 30일 오후 도널드 트럼프 미합중국 대통령의 제의에 따라 판문점에서 역사적인 상봉을 하셨다"고 밝혔으며, "1953년 정전협정 이후 66년 만에 조미 두 나라 최고수뇌분들께서 분단의 상징이었던 판문점에서 서로 손을 마주 잡고 역사적인 악수를 하는 놀라운 현실이 펼쳐졌다"고 했습니다. 이 모두가 국익(國益)때문이 아닐까요?

 

한편 중국은? <인민인보>는 6월 30일 "현지시간 30일 오후 15시 46분경, 김정은 조선 최고 지도자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선-한국 비군사구역(DMZ)에 있는 판문점에서 만났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런데 전날, 한국 기업이 소유·관리하던 베이징 창안제(長安街)의 삼성·현대차 광고판 전부가 심야에 사전 통보도 없이 베이징 당국에 의해 기습 철거당했습니다. 혹시 판문점 회담 때문? 물론 아닐 것입니다. 국익(國益)이란? 김정은과 트럼프의 “번개팅”도 국익을 위해? 트럼프가 G20(Group of 20)서 시진핑과 휴전한 것도 국익 때문인데...문 대통령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겠지만, 국익을 최우선으로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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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靑魯 李龍雄/ 석좌교수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선데이뉴스신문/논설고문/
한반도문화예술연구소 소장/

[이용웅 기자 dprkcultur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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