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택 칼럼] 정권 바뀌면 교과서 수정

기사입력 2019.07.23 15:23
댓글 0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기사내용 프린트
  • 기사 스크랩
  • 기사 내용 글자 크게
  • 기사 내용 글자 작게

20180423175529_c0c3106c870253dae91676a1ba319eb3_v71q.jpg
칭찬합시다운동중앙회 칭찬합시다운동본부 총재 나경택

 

[선데이뉴스신문=나경택 칼럼] 교육부가 지난해 초등학교 6학년이 배운 국정 사회교과서 내용을 정권 입맛에 고치는 과정에서 온갖 불법행위를 저지른 사실이 검찰 수사로 확인됐다.

 

검찰고소장에 따르면 20179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5개월간 저질러졌다고 한다. 현 정권이 전 정부가 추진한 중·고 국정교과서를 교육적폐로 규정해 전·현직 공무원 뒤를 샅샅이 캐던 때와 정확하게 겹친다. 입으로는 적폐청산을 외치며 남을 공격하던 정부가 정작 뒤로는 더한 범죄를 저지르고 있었다. 보통사람은 생각하기가 힘든 표리부동이다. 검찰은교 육부 담당 과장·연구사 등 3명을 직권남용. 사문서 위조 등 협의로 최근 불구속기소하고 수사를 마무리 했다고 한다.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교육부가 동원한 범행 수단 등을 보면 중하위직 공무원 두 명만이 연루된 범죄로 보기 어렵다. 교육부 범행은 한편의 범죄 드라마를 방불케 할 정도다.

 

1948815일을 대한민국 수립에서 대한민국 정부 수립으로 바꾸라는 교육부 요구를 교과서 편찬·집필 책임자가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과서를 고칠 수 없다며 거부하자 그를 배제하고 다른 교수에게 고치라고 강요했다. 그마저 거절하자 참여연대 관계자 등을 동원해 비공식 기구를 구상하고 213곳 내용을 수정해 출판사에 전달했다. 수정을 거부한 집필 책임자 교수가 회의에 참석한 것처럼 조작하고 그의 도장까지 몰래 찍도록 출판사에 시켰다. 이런 범죄를 과장이하 공무원들이 위선의 아무런 보장없이 단독으로 했을 것이라고 믿기 어려운 것이다.

 

 교육부는 이런 불법을 동원해 대한민국 수립대한민국 정부 수립으로 바꾸고 북한은 여전히 한반도 평화의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는 문장을 삭제하고 박정희 유신체제유신독제로 고치고 새마을운동 관련 사진은 아예 빼버린 교과서를 발행하게 했다. 그러면서 교육부 자신은 이 과정에 전혀 개입하지 않은 것처럼 꾸몄다. 이렇게 불법 수정된 교과서는 전국 6064개 초등학교에 배포돼 43만명 넘는 학생이 배웠다.

 

 자라나는 어린이의 머릿속은 벽지장과 같다. 더구나 교과서 조작 수정이 진행된 시기는 전 정부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 작업에 관여한 교육부 관료들이 적폐로 분류돼 좌천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였다. 이런 상황에서 일선 과장이 독단적으로 문서조작까지 하며 교과서에 손을 댔다는 검찰 수사와 결론을 과연 누가 믿겠는가! 거부하기 힘든 압력 또는 요구가 있었다고 보는 게 상식적이지 않는가! 해당과장은 교과서 배포 직전에 아시아 지역 한 국가의 한국교육원 원장으로 임명됐다.

 

 교육원장은 3년간 해외에서 생활하며 자녀를 그곳에서 교육할 수 있어 경쟁이 치열한 자리다. 따라서 교과서 조작 수정에 따른 특혜성 인사이거난 문제가 될 떼에 대비한 입막음용 인사라는 의혹도 제기 된다. 그는 수사를 받고 기소됐는데도 해외에 체류하며 그대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석연치 않는 대목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지난해 교과서 수정 의혹이 제기되자 김상곤 당시 교육부장관은 국회에서 교과서 수정·보완은 적법하게 진행됐다. 그것은 출판사와 집필자의 문제이며 따로 지침을 준 것이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김 전 장관과 교육부 고위 관료가 개입하지 않은 것으로 결론을 내게 된 경위를 밝혀야 한다. 만약 제대로 조사하지도 않고 그런 판단을 했다면 살아있는 권력 앞에서 꼬리를 내린 검찰 흑역사의 한 대목으로 기록될 것이다. 대검은 수사 과정을 살펴보고 잘못된 부문이 있다면 재수사를 지시해야 한다. 이 사건은 근원적으로 정권 취향에 따라 역사를 해석하고 교과서를 만드는 후진적 정치 문화에 기인한다. 수년마다 역사가 새로 쓰인다. 이처럼 조작으로 누더기가 되기도 한다. 교과서는 정권의 전리품이 아니다.

[나경택 기자 cc_kyungtek@naver.com]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저작권자ⓒ선데이뉴스신문 & newssunday.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신문사소개 | 광고안내 | 제휴·광고문의 | 기사제보 | 다이렉트결제 | 고객센터 | 저작권정책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 | 독자권익보호위원회 |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 RSS top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