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로 이용웅 칼럼] 2019년 북한 달력의 9월과 10월

기사입력 2019.09.01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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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북한 달력 표지-북한 외국문출판사 발행

 

[선데이뉴스신문=이용웅 칼럼]원래 캘린더(calendar)란 말은 라틴어로 ‘금전출납부’를 의미했습니다. 그런데 옛날 로마에서는 금전의 대차 관계를 매달 삭일(朔日)에 청산하는 풍속이 있어서 결국 금전출납부가 달력을 의미하는 말로 전용(轉用)케 되었던 것입니다. H.D.소로우( Henry David Thoreau, 1817~1862)는 <숲속의 생활>에서 “캐나다 태생의 채벌군인 그가 가진 책이라곤 한 권의 달력과 한 권의 수학책 뿐 이었다. 달력은 그에게 일종의 백과사전이었다. 그는 달력 속에 인류 지식의 요약이 들어있다고 보았다.”라고!

 

 1년 365일을 순서대로 표시한 캘린더는 월 단위로 된 월력이 많지만 하루에 한 장씩 떼는 일력, 3개월 단위로 된 것, 1년을 한 장으로 표시한 것 등 다양한 종류가 있으며, 탁상형과 벽에 매다는 것 등등...북한도 매년 달력을 발행합니다. 북한 외국문출판사에서 발행한 북한의 2019년 달력 표지에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외국문출판사(foreign Languages Publishing House, DPRK)/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와 김정일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The great Comrades Kim Il Sung and Kim Jong IL Will Always Be with Us.)"/"새해를 축하합니다.(Happy New Year.)"/"주체(JUCHE) 108(2019)]라는 글이 있습니다. 그리고 표지에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창건 70돐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빛나는 조국>의 홍보 로고(logo)와 악단 지휘자, 장고 치는 여배우, 태권도하는 청년, 5월1일 경기장이 그려져 있습니다. / 위의 글은 필자의 <[청로 이용웅 칼럼] 2019년 북한 달력의 표지, 그리고 <1월과 2월>의 서두(序頭)와 동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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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북한 달력 9월-북한 외국문출판사 발행

 

달력 9월에는 7,8월과 마찬가지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창건 70돐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사진과 <빛나는 조국>의 홍보 로고(logo)가 있습니다. 그리고 “백로 9.8/ 추분 9.23”이라고 적혀있습니다. 달력 9월에는 1~8월과 마찬가지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창건 70돐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와 <빛나는 조국>의 홍보 로고(logo)가 있습니다. 9월 사진은 그 무대에 출연한 어린이들의 리듬체조 장면입니다. 그리고 달력 9월에는 지구촌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다음의 활자들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주체 37(1948) 9.9.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창건하시였다.(September9, Juche 37(1948): The great leader Comrade Kim Il Sung founded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주체 38(1949) 9.22. 항일의 녀성영웅 김정숙 동지께서 서거하시였다.(September22, Juche 38(1949): Comrade Kim Jung Suk, the anti-Japanese war heroine, passed away.)/ 9.13. 추석 [민속명절] September 13, Chusok, the 15th day of the eighth month by the lunar calendar(Korean folk festival)/

 

달력 10월에도 9월과 마찬가지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창건 70돐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사진과 <빛나는 조국>의 홍보 로고(logo)가 있습니다. 그리고 “한로 10.8/ 상강 10.24””이라고 적혀있습니다. 달력 10월에는 9월과 마찬가지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창건 70돐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와 <빛나는 조국>의 홍보 로고(logo)가 있습니다. 10월 사진은 그 무대에 출연한 청년들의 상모돌리기와 소 북춤 장면입니다.

 

달력 10월에도 지구촌 어디서도 볼 수 없는 활자들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주체 34(1945) 10.10.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 조선로동당을 창건하시였다.(October 10, Juche 34(1945): The great leader Comrade Kim Il Sung founded the Worker's party of Korea.)/ 주체 15(1926) 10.17.: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 타도제국주의연맹을 결성하시였다.(The great leader Comrade Kim Il Sung formed the Down-with-Imperialism Union.)/ 주체 86(1997) 10.8.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동지께서 조선로동당 총비서로 추대되시였다.(The great leader Comrade Kim Jung Il was elected General Secretary of the Worker's party of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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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북한 달력 10월-북한 외국문출판사 발행

 

북한의 9,10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김일성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9.9.)와 ‘조선로동당’(10.10.)의 ‘창건’입니다. 북한이 자랑하는 <조선말대사전>은 “9.9절 =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창건기념일”(433쪽),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창건기념일 =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께서 주체 37(1948)년 9월 9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창건하신 불멸의 업적을 영원히 빛내이고 후세 길이 전하기 위하여 해마다 국가적 명절로 기념하는 9월 9일.”(1406쪽)이라고 했습니다. ‘불멸의 업적’을 남긴 김일성...어처구니(於處軀尼) 없습니다./ “백두산 천지에서 제주도 끝까지/ 새 기발 높이여 삼천만은 나섰다/ 산천도 노래하라 이날의 감격을/ 조선은 빛나는 인민의 나라다”로 시작되는 <인민공화국선포의 노래> 입니다.

   

‘조선로동당’(10.10.)의 ‘창건’/ “조선로동당은 오직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의 주체사상, 혁명사상에 의해 지도된다. 조선로동당은 항일혁명투쟁시기에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에 의해 이룩된 영광스러운 혁명전통을 계승 발전시킨다. 조선로동당은 자본주의사상과 마찬가지로 국제공산주의운동과 로동계급 운동에서 나타난 수정주의, 교조주의를 비롯한 온갖 기회주의를 반대하고 맑스․레닌주의의 순결성을 고수하기 위하여 견결히 투쟁한다...조선로동당은 주체사상에 기초한 전 당의 사상의지적 통일단결을 계속 강화한다. 조선로동당은 프로레타리아독재를 실시하며 사회주의, 공산주의 건설의 총로선으로서 천리마운동과 사상, 기술, 문화혁명을 추진한다.”/ 이상은 ‘조선로동당규약’의 전문(前文)의 일부입니다.

 

‘조선로동당규약’에는 ‘로동당’이 여전히 독재자 고(故) 김일성의 ‘주체사상, 혁명사상에 의해 지도’되고 있고, 최종목적은 ‘온 사회의 주체사상화와 공산주의사회를 건설’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 또한 언어도단인데, 북한 헌법은 북녘 땅의 모든 것이 “조선로동당의 령도 밑”에 있다고 못을 박았습니다. ‘조선로동당’은 정당(政黨)이 아니라, 전대미문(前代未聞)의 무시무시한 독재(獨裁)국가의 최고 권력기관입니다.

 

독재자(獨裁者)! ‘독재자’란 견제 받지 않는 절대 권력을 가진 집권자를 말하며, 모든 일을 독단적으로 처리하는 경향인 사람을 빗대어 일컫기도 합니다. 원뜻은 "홀로(獨) 재단(裁)하는 자(者)"입니다. 북한은 2019년 4월 개정된 헌법 전문을 공개했는데, 개정 헌법 100조는 ‘국무위원회 위원장은 국가를 대표하는 최고령도자’라고 명시했습니다. 그는 2019년 1월부터 8월까지 미사일과 씨름을 하고, 발사를 통해 겁박하고, 발사 현장에 나타나고...9월의 ‘공화국 창건’, 10월의 ‘조선로동당 창건’에는 무슨 ‘짓’을 할까요! 그가 비록 대(代)을 이은 ‘독재자’지만 이제 “쇼” 그만하고, 올 추석(秋夕)에는 백성들의 쌀걱정이나 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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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魯 李龍雄/ 석좌교수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선데이뉴스신문/논설고문/
한반도문화예술연구소 대표/

 

[이용웅 기자 dprkcultur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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