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감금·폭행, '강제개종' 국제적 문제로 대두

신종교연구센터·국경없는인권, 신종교운동에 대한 편협과 차별 주제로 주최
기사입력 2019.12.02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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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나에는 마시모 인트로비녜, 에일린 바커, J.고든 멜튼, 로지타 쇼리테, 홀리 포크, 윌리 포트레 등 각국 학자들이 발제자로 참여했다.

 

[선데이뉴스신문=박민호 기자] 지난 29일 서울시 동작구 대방동 서울시여성가족재단에서 신종교연구센터, 국경없는인권 주최로 신종교운동에 대한 편협과 차별: 국제적 문제' 학술세미나가 열렸다.


이번 세미나에는 각국 학자들이 발제자로 참여하고 강제개종으로 인한 인권침해 피해자들의 증언이 이어졌다. 


각 발제자들은 ▲해외 학자의 관점에서 본 인권침해의 피해자 ▲세뇌와 디프로그래밍(강제개종)에 대한 논란 ▲미국의 현대 반이단 운동사 ▲러시아 정교회와 국가의 러시아 내 이단에 대한 투쟁 ▲중국의 시에지아오(이단)를 향한 근거없는 비난-체계적인 허위 정보 캠페인 ▲일본 강제 개종의 흥망성쇠-한국을 위한 교훈을 주제로 연설했다. 


이번 세미나에서 발제자들은 대한민국 신흥종교인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이하 신천지예수교회)에 대한 분석을 진행했다. 또한 미국, 중국, 일본 등 여러 국가의 반이단주의와 폭력 등이 동반된 '강제개종'의 근절 사례를 나눴다. 세뇌에 대한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감금, 납치, 폭력 등을 수반해 신앙을 포기하도록 강요하는 이른바 '강제개종'은 다른 나라에서 공식적으로 불법으로 금지된 상태다. 그러나 대한민국에서는 여전히 강제개종이 성행하고 있다. 발제자들은 이단이라 비난하며 적대시하는 행위를 강제개종이 정당화하고 있다며, 한국의 강제개종 피해자들이 법의 보호망 밖에 있는 현실을 지적했다. 또한 강제개종이 없어져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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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모 인트로비녜(이탈리아) 교수가 29일 오후 서울 동작구 서울시여성가족재단에서 열린 '신종교운동에 대한 편협과 차별: 국제적 문제' 학술세미나에 참석해 발제하고 있다.

 

먼저 마시모 인트로비녜 이탈리아 사회학자 및 신종교연구센터 대표는 신천지예수교회에 대한 연구결과와 인권침해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신천지예수교회에 대해 "수요일과 일요일에 예배를 드리고, 시험을 통해 교회에 들어갈 수 있다"며 "특별 절기예배는 4개가 있고, 성탄절이나 부활절을 기념하지 않는다"고 기성교회와 차이점을 언급했다. 또한 신천지예수교회 교인들이 자신의 종교를 바로 밝히지 않는 것에 대해 "신천지예수교회에 대해 적대적인 사람들이 악의적인 소문을 퍼뜨리기에 대응적 차원에서 바로 밝히지 않는 것"이라고 말하며 "신천지예수교회는 이름 또한 성경에 나온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또한 이만희 총회장이 대표로 있는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이하 HWPL)에 대해서는 "HWPL을 신천지예수교회로 이끌기 위한 위장단체라 주장하는 이들이 있지만, 이 단체는 평화를 위해 활동할 뿐 사회적 인사들을 개종하지 않는다"고 바로잡았다. 

 

이날 두 명의 인권침해 피해자들이 신천지예수교회를 믿는 다는 이유로 자신이 겪었던 인권침해를 증언했다. 첫번째 발제자로 나선 윤모씨(30, 남)는 반강제적으로 개종을 요구받아 개인과 가정에 큰 피해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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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서울 동작구 서울시여성가족재단에서 열린 '신종교운동에 대한 편협과 차별: 국제적 문제' 학술세미나에 참석해 강제개종 피해에 대해 말하는 임모씨(55, 여), 윤모씨(30, 남)

 

윤씨가 신천지예수교회로 간 이후, 그의 부모님은 윤씨의 종교를 개종시키기 위해 개종목사를 찾아갔다. 개종목사는 돈을 주고 피켓을 사 신천지예수교회 앞에서 시위하도록 했다. 그는 "피켓은 개당 20만원, 마이크는 10만원으로 터무니없는 가격이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부모님이 시위를 하며 험한 말과 행동을 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그는 부모님이 이렇게 바뀐 이유에 대해 "개종목사가 아들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이라며 시위를 해야 한다고 부모님께 말했고, 부모님은 하나밖에 없는 사랑하는 아들을 살리기 위해 그렇게 변한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그는 부모님을 위해 이단상담소에서 개종 상담을 들었다. 그러나 이미 신천지예수교회에 대해 근거있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던 그는 개종교육 듣는 것을 중단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때 그의 어머니는 손찌검을 하며 뺨을 때리는 등 폭력을 휘둘렀다.


그는 이 모든 일의 책임이 개종목사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현재 그의 어머니는 시위한 일을 후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어머니가 "시위를 하면 네가 신천지예수교회에서 나올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점점 힘들기만 했다. 시위가 자녀와의 관계를 더 안 좋게 만든 것 같아 시위한 것을 후회한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피해를 입은지 약 2년이 지나서야 부모님의 사과를 들을 수 있었다. 


또다른 피해자인  임모씨(55, 여)는 자신 뿐만 아니라 자녀도 강제개종의 피해자라며 눈물을 보였다. 그는 10년 전 남편과 시댁 식구들에 의해 1년동안 감금돼 강제개종을 받았다. 이로 인해 그는 현재 남편과 이혼한 상태며, 자녀들이 당시 입은 상처로 인해 대인기피, 우울증, 무기력증 등을 겪으며 살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그러나 "개종목사가 가족의 이름으로 뒤에서 강제개종을 조종했기에 고소할수도 없다"고 전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는 강제개종이 피해자 뿐만 아니라 피해자의 가족까지 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강제개종을 이끄는 목사들의 처벌을 강력히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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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리 포크(미국)가 국경없는인권 대표가 29일 오후 서울 동작구 서울시여성가족재단에서 열린 '신종교운동에 대한 편협과 차별: 국제적 문제' 학술세미나에 참석해 발제하고 있다.

 

■ 아직도 진행되고 있는 지구촌 '반이단주의 역사'


이어 진행된 발제에서는 여러 국가들의 반 이단주의와 인권침해사례가 언급됐다. 먼저 J.고든 멜튼 미국 베일러대학교 교수는 '현대 미국의 반이단 운동사'에 대해 발제했다. 그는 약 1960년대부터 새로운 종교지도자들이 미국으로 들어오며 신흥종교가 생겨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하나님의 아이들의 해방' 등 다양한 반 이단 단체가 생겨나며 이단에 대한 우려가 커지기 시작했고, 사람들이 집단자살한 '존스타운' 사건 이후로 강제개종이 본격화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세뇌의 정의가 틀리다고 주장하는 학자들이 강제개종에 대한 우려를 보였다. 이 결과 법정에서 '이단인식네트워크'가 패소하게 됐고, 현재 미국은 강제개종이 폐지된 상태다.


그러나 몇몇 국가에서는 여전히 종교에 대한 탄압이 이어지고 있다. 로지타 쇼리테 리투아니아 국제난민신앙자유관측소 회장 및 전 리투아니아 외교관은 '러시아 정교회와 국가의 러시아내 이단에 대한 투쟁'에 대해 발제했다. 그는 "러시아는 타종교에 대해 모두 이단으로 규정"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러시아는 러시아 정교회만 인정하고 있다며, 종교는 있지만 종교의 자유는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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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은 세뇌당하는가?' 에일린 바커 "본인이 종교 선택해..자유 있어"


에일린 바커 영국 런던경제대학원 종교사회학 명예교수는 세뇌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제했다. 그는 먼저 세뇌에 대해 약 1950년대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 영향을 받은 저널리스트 에드워드 헌터가 세뇌라는 단어를 쓰며 알려지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세뇌'가 비유적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사람의 사상을 완전히 바꿀수는 없지만, 세뇌라는 단어가 생김으로 신앙이 바뀔 때까지 감금하고 납치하는 강제개종이 정당화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통일교에 간 사람들의 사례를 연구해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이 통일교 관련 세미나에 참석할 때는 자발적으로 참여했고, 그 안에서 교리를 듣고 스스로 비교해 믿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실제 통일교 관련 세미나에 참석한 사람들 중 약 90%가 통일교 교인이 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의지가 약하거나, 남의 영향을 받는 사람들만 통일교를 선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뇌는 더이상 쓰지 못할 말이 될 것이다"라며 "세뇌라는 단어는 종교적으로만 이용되고 있다. 세뇌라고 규정하는 것은 책임을 회피하고자 하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적절하지 않다"고 전하며 발제를 마쳤다.

[박민호 기자 bluebean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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