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로 이용웅 칼럼]북한 문학예술 ⑨용어풀이로 살펴본 북한의 건축예술

기사입력 2019.12.08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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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금강산려관’을 임대해 남한 현대아산이 2004년 리모델링한 금강산호텔-이용웅 교수/필자

 

[선데이뉴스신문=이용웅 칼럼]북한 <조선대백과사전(18)>에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문학예술’이 총 정리되어 있습니다. 이 ‘문학예술’편에는 ‘건축’이 ‘문학․영화․연극․음악․무용․교예․미술’과 함께 ‘문학예술’의 한 분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전의 자료나 문헌을 보면, ‘건축’이 미술에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북한건축의 용어검색은 중요한 의의를 담고 있습니다. 1920년 조선총독부에서 펴낸 <朝鮮語辭典>은 ‘건축’을 “建て築くこと”(39쪽), 즉 “세우고 쌓는 것”이라고 풀이했습니다. 해방 후 첫 우리말 사전인 <조선어사전>(문세영, 1946)에는 “건축(建築) : 토목․금석을 써서 집․성들을 세우는것. 집을 짓는것”(86쪽)라고 풀이 했습니다.

 

남한의 <두산세계대백과사전(1)>은 ‘건축’을 “사람이나 물품․기계설비 등을 수용하기 위한 구축물(構築物)의 총칭. 즉, 건축이란 인간의 여러 가지 생활을 담기 위한 기술․구조 및 기능을 수단으로 하여 이루어지는 공간예술이다. 건축은 용도라는 목적성에 적합하여야 하며, 적절한 재료를 가장 합리적인 형식을 취하여 안전하게 이룩되어야 한다. 이로써 건축의 본질은 쾌적하고도 안전한 생활의 영위를 위한 기술적인 전개와 함께, 공간 자체가 예술적인 감흥을 가진 창조성의 의미를 가진다. 이 공간예술을 다루는 작가, 즉 건축가의 입장에 있어서 건축의 공간은 실용적 대상이고, 3차원의 지각적(知覺的) 대상이며, 자기인식의 실존적 대상이라 할 수 있을 것”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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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예술의 위대한 년륜]김정일 건축예술론. 만수대의사당. 5월1일경기장.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1>은 “건축(architecture)이라는 말은 원래 ‘큰, 으뜸, 으뜸이 된다, 우두머리’ 등의 뜻을 가지는 ‘archi’라는 접두어와 ‘기술’을 뜻하는 ‘tecture’의 합성어로서 ‘모든 기술의 으뜸’ 또는 ‘큰 기술’이라는 뜻이다. 동양의 한자문화권에서는 ‘세울 건(建)’자와 ‘쌓을 축(築)’자를 합한 ‘건축(建築)’이라는 말을 그에 대응시켜서 쓰고 있다. 건축은 원래 인간적 요구와 건축 재료에 의해 실용적․미적 요구를 충족시키도록 만들어진 구조물을 말하며, 단순한 건조기술에 의하여 만들어진 구조물은 ‘건물(建物)’이라고 한다. 따라서, 구조물을 형성하는 공간에 작가의 조형의지가 담긴 구조물을 ‘건축’이라고 표현하는 것이다. 그것은 건물을 세우는 방법과 양식 등에 기술공학적인 측면과 아울러, 그 건물이 요구하는 기능에 따른 미술적인 요소를 강하게 필요로하게 되므로 미술의 범주에 넣어서 취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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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예술의 위대한 년륜]건축. 인민대학습당. 만수대예술극장.

 

북한의 <조선어소사전>(1956년)은 “건축(建築): 건물을 세움”(24쪽), <조선말 사전>(1962년)은 “건축(建築): 건물, 구조물 등을 세우거나 쌓아 만듦”(173쪽), <조선문화어사전>(1973년)은 “건축: 건물, 구조물 등을 세우거나 쌓아 만드는 일.《우리의 건축예술을 창조함에 있어서 주의할 문제는 민족적특성을 살리면서 현대적이고 아름답게 창조하는 그것입니다.》(김일성《전후인민경제복구건설을 위하여》,197페지)”(35쪽)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1972년 사회과학출판사가 펴낸 <문학예술사전>에는 ‘건축’이 아닌 ‘건축예술’로 되어 있습니다. 다음은 ‘건축예술’의 발췌(拔萃)입니다.

 

/“건물: 구조물들의 건설을 계획하여 구체적으로 실현하는 예술. 건축 작품에서는 실용적과업과 일정한 사상적 내용을 표현하는 건축예술적형상의 과업이 밀접히 결합되여있다. 즉 건축은 실용적요구를 추구하기 때문에 일반조형예술과 같지 않으며 사람들의 사상미학적요구를 충족시켜야 한다는데서 일반과학이나 기술과학과는 구별된다. 계급사회에서 건축은 지배계급의 리익에 복무하며 그들의 반동적사상과 퇴폐적인 취미를 반영한다...오늘 우리의 건축은 륭성 발전하는 로동당시대의 로동과 휴식을 위한 훌륭한 조건들을 마련해줌으로써 인민들의 행복한 생활을 보장하며 그들을 사회주의적으로 생활하게 하는 문화교양자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평양대극장, 김일성종합대학, 평양학생소년궁전 등은 로동당 시대에 건설된 기념비적 건축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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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건축사진 전시회-2018.10.4~10.19-서울특별시 주최.

 

<백과전서(1)>(1982년)에는 “건축: 해당시기 사람들의 물질정신적 요구에 맞게 건축물과 그 집체를 구상하고 실현하는 기술과 예술. 건축술이라고 부른다. 건축은 사람들이 쓰고 살며 생산활동을 벌리기 위한 살림집, 공공건물, 생산건물 및 그 밖의 여러가지 건축물을 만들어내는 창조활동이다. 그러므로 건축에서는 편리성, 보건위생성, 견고성, 경제성 등을 보장할데 대한 물질실용적요구가 선차적 과업으로 제기된다. 건축은 사람들의 물질생활상 제기되는 요구를 해결하는 활동일 뿐 아니라 사상미학적, 정신적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한 예술창작활동”이라고 했습니다.

 

“[건축에서 과학기술과 예술의 통일] 건축은 물질실용적 요구를 해결하기 위한 과학기술과 사상미학적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한 예술성문제들의 유기적인 통일로 되어있다...건축에서 과학기술과 예술이 통일되여있으나 두 측면이 언제나 꼭같은 수준에서 제기되고 실현되지는 않는다. 생산이나 저장 등 실용적 목적을 위주로 하고 거기에 예술적처리가 가해진 건축물이 있는가 하면 기념탑과 같이 사상예술적 표현이 위주로 된 건축물도 있다. 그러나 어느 경우이건 두 측면은 유기적으로 결합된다. 이 두 측면을 갈라놓거나 어느 한 측면을 과장절대화할 때 그것은 실용주의 또는 예술지상주의에로 떨어진다.”라고 했습니다.

 

“[사회주의제도하에서 건축의 개화발전〕만수대대기념비, 보천보전투승리기념탑 그리고 최근년간 우리 당의 발기와 정력적인 지도에 의하여 마련된 주체사상탑과 개선문, 왕재산과 삼지연의 대기념비 등은 인류 건축문화사상 찬연히 빛날 대걸작이며 우리 로동당시대의 대기념비적건축물들...수도중심부의 승리거리, 락원거리와 창광거리, 천리마거리와 비파거리, 갓 일떠선 문수거리들과 주체과학의 전당 김일성종합대학, 인민대학습당, 만수대예술극장, 인민문화궁전, 김일성경기장, 평양산원, 평양지하철도 등 여러 거리들과 건축물들은 다 주체조선의 건축술을 자랑하는 기념비적인 건축들이며 사회주의건축의 본보기“라고 했습니다.

 

오늘의 북한건축에 대한 문헌이나 자료를 찾는다는 것은 지극히 어려운 일입니다. ‘건설’이라는 측면에서는 그래도 찾기가 용이하지만 ‘건축예술’이라는 측면에선 쉽지가 않습니다. 하지만 북한미술에 대한 문헌이나 자료에서는 소량이지만 접할 수가 있습니다. 북한 건축예술은 “령도예술(領導藝術), 즉 ”주체사상에 기초하고 혁명적 군중로선을 구현한 주체의 령도예술“의 하나일 뿐입니다. 건축예술도 ‘김일성+조선로동당규약+사회주의헌법’의 합일문자인 ‘주체사상’의 이론 속에서만 존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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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魯 李龍雄/ 석좌교수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선데이뉴스신문/논설고문/
한반도문화예술연구소 대표/


[이용웅 기자 dprkcultur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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