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겨울 나무

홍성민/컬럼시인(교육학원론 저자)
기사입력 2019.12.20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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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민/컬럼시인(교육학원론 저자)

 

[선데이뉴스신문=홍성민 칼럼]2019년 올해도 이제 한 장의 달력만이 남았다. 어제가 새해인 것 같은 데 벌써 연말이 다가왔다. 한 해를 어떻게 매듭짓고 마무리 하는가 이것도 중대한 우리의 관심사이다. 나무들은 나이테를 통해서 또 한 해를 살아온 것을, 성장한 것을 내면에 흔적으로 기념한다. 우리 인간은 그러면 어떻게 마무리해야 나무처럼 존재 가치를 가질 수 있을까. 이것을 생각해 보려고 한다.

 

 추운 겨울이 오면 모든 만물은 잠이 든다. 나무(나無)는 이름 그대로 나는 없으니 옷을 벗는다. 그리고 자신의 가늘고 초라한 속살을 다 드러낸다. 정직한 나무의 모습이 처량하다. 이처럼 우리도 정직하게 한 해를 자기 성찰로 마무리해야 하지 않을까. 우리 자신을 주님 앞에 다 드러내고 잘한 것은 주님께 영광을 돌리고 모든 잘못은 다 십자가의 은총으로 용서해 주옵소서 하면서 한 해를 마무리한다면 우리도 나무처럼 옷을 벗는 것이리라.

 

 나무가 진정 나무다워지는 계절이 겨울이다. 겨울에 눈이 내리면 나뭇 가지는 하이얀 눈꽃을 피운다. 마치 하늘에서 고난을 이겨내는 나무에게 깨달음의 빛을 선사하는 듯하다. 우리도 고난을 인내로 맞이하는 나무를 본받아야 하지않을까. 우리도 나무처럼 주님의 십자가를 기쁘게 인내로 감당하는 자세로 살겠다는 다짐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나무는 겨울에 잎도 꽃도 열매도 다 나눠주고 홀로 남았다. 욕심도 영광도 다 버린 자리에 눈꽃이 비로소 빛으로 피어오른다. 우리도 나무처럼 자아도 욕망도 자랑도 다 버릴 때 진리의 빛, 사랑의 빛으로 탄생하지 않을까. 고난의 아픔을 깨달음의 빛으로 승화한 자리에 하늘은 눈물로 아픈 자리를 감싸주고 있다. 우리도 이처럼 고난의 아픔을 그리스도로 승화해야 하지 않을까.

 

 나무는 겨울 밤을, 어두운 세상을, 고난의 시절을, 캄캄한 밤을 인내로 견디고 살아간다. 결국 나무는 하늘의 하얀 빛으로 옷을 갈아 입는다. 그대의 날들이 아름다왔다고, 그대의 가슴이 순수했다고, 그대의 꿈이 간절했었다고 그렇게 그렇게 또 하늘은 칭찬의 옷을 덮어주었다. 이제 우리도 한 해를 마무리해야 할 시간이다. 이제는 누구를 손가락질하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거울로 바라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겨울은 안식의 계절이다. 인간도 안식을 해야 또 새 해를 잘 맞이할 수 있다. 복잡한 생각도 마음도 다 주님께 내려 보내고 다시 새 날을 준비하는 평온한 가슴을 가졌으면 한다. 그래야 희망찬 새로운 태양의 빛이 가슴 속에 뜨겁고 아름답게 떠오를 것이다. 죄악과 욕심을 비워야 안식이 찾아온다. 교만과 어리석음을 버려야 안식이 온다. 오직 감사와 사랑만이 안식이 온다.

 

 그러나 진정한 안식은 죄악을 회개할 때와 원수를 용서할 때 가슴 속에 찾아 온다. 땅에서 매인 것은 땅에서 풀어야 한다. 하늘에서 매인 것은 하늘의 은총으로 풀어야 한다. 이 잘못 된 매듭이 풀려야 자유를 얻을 수 있다. 그래야 참 안식에 이르게 된다. 겨울 나무는 바로 이것을 우리에게 알려주기 위해 겨울을 그렇게 또 그렇게 아픔 속에서 눈물로 견디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한 해를 보내는 연말이다. 겨울나무의 삶을 이제 우리가 살아가야 할 때이다.   

 

홍성민/컬럼시인(교육학원론 저자)


        

[선데이뉴스 기자 sundaynews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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