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로 이용웅 칼럼]북한 김정은의 송구영신(送舊迎新)과 근하신년(謹賀新年)

기사입력 2020.01.01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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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2020년 1월 1일 자 로동신문 1면-제5차 전원회의에 관한 보도.

 

[선데이뉴스신문=이용웅 칼럼]북한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 결정에 따라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가 2019년 12월 28일 평양에서 소집되었습니다. ‘전원회의’는 “위대한 자주의 기치, 자력부강의 기치를 높이 들고 백두의 대업을 승리와 영광의 한길로 억세게 이끄는 조선로동당의 령도 밑에 사회주의 우리 국가의 존엄과 강대한 힘이 비상한 경지에 올라서고 주체혁명위업수행에서 새로운 력사적 전환이 일어나고 있는 시기에 진행”되었습니다.

 

‘전원회의’는 조선로동당 위원장 김정은이 ‘지도’했으며, ‘회의’는 유래(由來) 없이 2019년 마지막까지 나흘간 계속되었습니다. ‘회의’의 한 장면을 보면, 첫날 김정은이 회의장에 들어서자 “전체 참가자들은 로숙하고 세련된 령도로 우리 당을 승리와 영광만을 떨쳐가는 전도양양한 주체형의 혁명적당으로 더욱 강화 발전시키며 사회주의조선의 위상을 세계만방에 빛내여 주시는 경애하는 최고령도자동지를 우러러 열광적인 <만세!>의 환호를 터쳐 올리였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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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선로동당 제7기 제5차 전원회의-2019.12.28.~31. 조선중앙TV.

 

<조선중앙통신>은 제5차 전원회의에 대해 “중중첩첩 겹쌓이는 가혹한 시련과 난관을 박차며 혁명 발전을 더욱 가속시키고 당 건설과 당 활동, 국가 건설과 국방 건설에서 나서는 중대한 문제들을 토의하기 위하여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열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현 정세 하에서 우리 당과 국가의 당면한 투쟁 방향과 우리 혁명의 새로운 승리를 마련하기 위한 중요한 정책적 문제들이 상정됐다”고 했습니다. ‘전원회의’가 연말(年末)에 나흘간 열린 것은 처음이라고 합니다.

 

<조선중앙방송>은 12월 31일 오전 동해안과 서해안 여러 지역에 초속 10m 이상의 강풍 주의 경보가 내려졌다고 전했습니다. 방송은 "찬바람이 세계 불면서 몹시 춥겠다"며 "감기에 걸리거나 뇌졸중, 심장발작이 일어나지 않도록 더운물을 자주 마시고 밖에 나갈 때 모자와 목도리 장갑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라"고 당부했습니다. 또 "농업 부문, 건설 부문, 도시경영 부문을 비롯한 인민경제 여러 부문에서는 추위와 센바람에 의한 피해가 없도록 철저한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2019년 세모(歲暮)에 김정은이 전념해야 할 일은 백성들의 ‘추위와 기아(飢餓)’일 것입니다 그런데. 북한의 수장(首長)은 세모에 나랏일(?)에 매달려 정신없이 지낸 것처럼 보였습니다. 아니 너무 정무(政務)에 빠져 ‘송구영신(送舊迎新/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음.)’도 잊고 지낸 것 같습니다. 다 아시겠지만 ‘송구영신’의 뜻은 '옛것을 보내고, 새것을 맞이한다'는 의미입니다. 즉,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다는 뜻! 각 글자를 알아보면 보낼 송(送), 옛 구(舊), 맞을 영(迎), 새 신(新)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당(唐)나라 부터 송(宋)나라 초기 까지 살았던 서현이라는 사람의 시구에서 유래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가 쓴 시구(詩句) 중에 “송구영신료불기(送舊迎新了不欺)”라는 말이 있는데, 뜻은 옛 것을 보내고 새로운 것을 맞는 일은 속임이 없다는 뜻입니다. 북한 <조선말대사전>은 “송구영신(送舊迎新 : ①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것./ ”1937년 새해가 밝았다. 그것은 송구영신의 감회를 자아낼만한 아무 유별난 자연의 혜택도 따로 없이 범상하게 시작된 해였다. (총서 <불멸의 력사>중 장펀소설 <압록강>). ②가는 사람을 보내고 오는 사람을 맞는 것.“이라고 기술했습나다.

 

김정은이 ‘송구영신’을 모를 리 없는데...지난 12월 초, ‘성탄선물’ 이야기를 꺼냈는데, 백성들에게 줄 선물은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김정은에게 2019년의 ‘송구영신’은? 2020년 1월 1일 <조선중앙통신>은 그가 전날인 전원회의 넷째 날 보고에서 "적대적 행위와 핵위협 공갈이 증대되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는 가시적 경제성과와 복락만을 보고 미래의 안전을 포기할 수 없다"며 "곧 머지않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보유하게 될 새로운 전략무기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그렇게 그의 ‘송구영신’은 “독재자의 탐욕”속에서 스쳐갔습니디.

 

2020년 경자년(庚子年)! 원단(元旦)! 새해는 쥐, 흰 쥐의 해 입니다. 쥐는 십이지(十二支) 중 맨 첫째고 흰 쥐는 쥐 중에서도 우두머리 쥐 입니다. 쥐는 힘도 세지만 지혜롭고, 사물의 본질을 꿰뚫어 본다고 합니다. 경자년(庚子年)의 뜻은 큰 바위같이 꿋꿋하며 바위 사이로 콸콸 물이 솟아나 천지에 싹 틔우는 생명력 충만한 해라 전해집니다. 쥐는 특유의 부지런함으로 풍요와 희망을 의미했고, 어둠 속에서 미래를 예지하고 기회를 엿보며, 무엇보다 각종 실험에 동원돼 인류 발전에 기여하는 희생의 상징입니다. 누군가 김정은이 “인류 발전을 저해(沮害)하는 악인(惡人)”이라고 했습니다.

 

2020년 경자년(庚子年)! 근하신년(謹賀新年))! 북한 <조선말대사전>은 짧게 “(글체) 삼가 새해를 축하하는 것.∥~ 축원의 인사.”라고 했습니다. 김정은이 쓰지 않는 말, 모를 수도 있는 글체입니다. 남한에선 ‘주로 연하장 따위에 쓰는, 삼가 새해를 축하한다는 인사말’입니다. 그러니까 대통령도 거지도 쓰는 인사말 입니다. 앞으로 북한에서도 수장(首長)도 거지도 연하장에 쓰는 인사말이 되기를!


2020년 북한 김정은 신년사! 1월 1일 오후...김정은은 집권 이후인 2013년부터 1월 1일에 <조선중앙TV>를 통해 육성 신년사를 발표해왔습니다. 2019년 <조선중앙TV>는 8시 45분께 예고방송을 한 후 9시에 녹화된 김 위원장의 육성신년사를 보도했고, 2016년에는 낮 12시 30분에 신년사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2020년 원단(元旦)에는 오후 6시가 되어도 소식 깜깜! 이런 가운데 2020년 1월 1일자 <로동신문>에는 신년사 대신 ‘로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5차 전원회의’ 내용이 실렸습니다. 신년사 대신 북한 백성들에게 “근하신년! 여러분! 새해에는 소망하는 일들이 모두 이뤄지고, 늘 행복하고 건강하세요”라고 했으면...그럴 마음조차 없었을 것입니다. ‘근하신년’의 뜻이나 알려나...

 

“온 겨레 정성됨이 해 돼 오르니/ 이 설날 이 아침이야 더 찬란하다/ 뉘라서 겨울더러 치웁다더냐.”-경자년 새해 아침이 밝았지만 찬란한 태양은 볼 수가 없습니다. 지금 한반도 상공에는 먹구름이 덮혀 있습니다. 김정은의 침묵(沈黙)이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침묵이었으면...1월 1일 신년사를 대신해 발표한 로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보도에서 대남 메시지는 하나도 없었습니다. 헛된 망상(妄想)! 김정은이 한반도의 평화를 진심으로 생각하는 수장(首長)이 되길 바라면 안될까요? 답답해서 하는 헛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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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경자년(更子年)에 드리는 연하장(年賀狀)ㅡ筆者.

 

[필자의 年賀狀-謹賀新年! 2020년! 更子年 쥐띠해입니다. 힘차게 떠오르는 새 태양처럼 貴下가 바라던 모든 일들이 成就되는 새해가 되시길 祈願합니다. [I thank Thee, Lord Jesus, Son of the living God!] 元旦에 感謝의 새해 인사를 드립니다. ‘감사’는 마음의 ‘記憶’! “거수고액(擧手叩額/손을 들고 이마를 땅에 대며 사례하고 기뻐함)하는 경자년이 되기를 素望합니다. 李龍雄 拜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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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魯 李龍雄/ 석좌교수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선데이뉴스신문/상임고문/
한반도문화예술연구소 대표/

 

 


[이용웅 기자 dprkcultur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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