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로 이용웅 칼럼]경자년(更子年) 새해의 북한과 동토(凍土)의 북녘땅.

기사입력 2020.01.06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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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뉴스신문=이용웅 칼럼]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9년의 세모(歲暮) 나흘간 ‘조선로동당 전원회의’와 함께 했습니다. ‘2020년 신년사’를 포기(?)하고, 전원회의 보고에서 미국과 비핵화 협상에 대한 회의감을 드러내며 '자력갱생'을 통한 현행 제재 국면의 '정면돌파'를 선언했습니다. 그가 "새로운 전략무기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며 핵.미사일 발사 재개를 언급했지만, 회의의 목적은 경제 활성화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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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조선로동당 제7기 제5차 전원회의 지도-조선중앙통신.2020.1.1.

 

김정은은 '정면돌파'의 실천 베이스를 '경제전선'으로 규정하면서, "경제사령부로서의 내각이 자기의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하게 꾸짖고 경제 재정비를 위한 대책과 혁신을 주문했습니다. 이는 2016년 5월 7차 조선로동당대회에서 발표했던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과 연계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2013년 집권 이후 매년 육성으로 발표해오던 신년사를 포기(?)한 것도 같은 맥락(脈絡)으로 파악됩니다.

 

김정은은 당시 당 대회에서 "전력문제를 푸는 것은 5개년 전략 수행의 선결조건이며 경제발전과 인민생활 향상의 중심 고리"라며 무엇보다 '전력문제 해결'에 전국가적역량을 집중시킬 것을 주문했었습니다. 이를 위해 원자력 발전소 건설의 동시다발적 추진 등을 통해 전력생산을 대대적으로 늘리겠다는 야심찬 세부 계획도 제시했었습니다. 하지만 전력난(電力難)은 여전히 심각해 보입니다.

 

최근 1945년에 창간된 조선로동당 기관지 <로동신문>은 절전형 설비 도입 등 전기 절약 방안과 현장 사례를 소개하는 기사들을 잇 따라 게재하고 있습니다. 2019년 11월 26일에는 "석탄공업부문에 필요한 전력을 원만히 보장하여야 석탄을 꽝꽝 캐낼 수 있으며 화력발전소들에서도 전력생산을 늘일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은 2019년 12월 26일 호(號)에 “전력법의 일부 내용이 수정보충되였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최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에서 전력법의 일부 내용이 수정 보충되어 발표된 소식을 전했습니다. 북한당국이 부족되는 전기의 생산과 공급, 사용 등을 규정한 전력법을 새로 개정한 것입니다.

 

<민주조선>은 "수정보충된 전력법의 해당 조문은 6개"라며 "전력법의 일부 내용이 수정 보충됨으로써 전력공급과 전력이용, 전력부문 사업에 대한 지도통제에서 규률과 질서를 엄격히 세워 전력낭비를 없애고 늘어나는 인민경제의 전력수요를 보장할 수 있는 법적 담보가 더욱 튼튼히 마련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모든 기관, 기업소, 단체와 공민은 수정보충된 전력법의 요구들을 잘 알고 철저히 집행해나감으로써 인민생활을 향상시키고 경제강국건설을 다그치는 데 적극 이바지하여야 할 것"이라고 기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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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김정일 사망 8주기,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2019.12.17.

 

같은 날 <로동신문>도 “재배할 수 있는 에네르기 자원”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전 세계적으로 경제적이면서도 환경에 유리한 에네르기 공급체계를 세우는 것이 중요한 문제로 나서고 있다”고 했습니다. ‘신문’은 또 당국이 “톱밥에서 얻어낸 휘발유는 내연기관의 리상적인 연료일 뿐 아니라 원유화학공업의 원료로 리용할 수 있으며 기름찌끼는 보이라에서 쓸수 있다며 식물자원을 이용한 에너지 해결을 독려”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2020년 경자년(更子年) 새해 북녘땅에서 들려온 소식은 “평양도 난방 끊겨 덜덜 떤다” 였습니다. <조선일보>(2020년 1월 4일)은 ‘북한 내부 소식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발전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수력발전소가 겨울에 가동을 멈추고 석탄 부족과 설비 고장 등으로 화력발전소 가동률도 떨어지면서 전력 부족 현상이 심해되고 있다"며 "평양도 지난 12월부터 하루 3~5시간 이상 정전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북한은 화력발전을 하면서 온수를 함께 생산해 난방용으로 공급하는데, 최근 발전소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난방도 끊기는 경우가 늘었다"고 했습니다.

 

‘소식통’은 "유엔 제재로 북한산 석탄 수출 길이 막히면서 내부 화력발전용으로 석탄 공급을 돌렸지만, 북한 내 석탄 가격은 수출가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기 때문에 석탄 채굴을 위한 설비 구입 등을 제때 하지 못하게 됐고, 이 때문에 생산성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 가뭄 피해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방역 실패로 식량난도 심각한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또 <조선일보>(2020년 1월 4일)은 “北 무슨 돈 있어서..ICBM 쐈다며 은·동 기념주화 펑펑”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2019년 말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발사 장면을 새긴 기념주화를 찍었다고 전했습니다. 주화 앞면에는 “강력한 군력, 평화 보장의 철리”라는 표어를 담았고 뒷면에는 북한 최고사령관기·인공기·노동당기를 새겼습니다.

 

그런데, <조선중앙통신>은 2020년 1월 4일, 김정은이 새해 원단(元旦)에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중앙상임위원회 의장에게 새해 축하 편지를 보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이 편지에서 김정은이 “새해는 조선로동당 창건 75돌과 총련 결성 65돌이 되는 뜻 깊은 해이며 백두의 혁명정신, 자력갱생의 기치를 높이 들고 주체혁명 위업과 총련 애국위업 수행에서 새로운 승리의 격변기를 열어나가야 할 역사적 대진군의 해”라고 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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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 보릿고개-가수·작사가 진성-종합편성채널 TV조선.2020.1.2.

 

1월 2일 밤, TV 경연프로에서 열세 살 시골 소년이 부른 가요 “보릿고개”가 많은 사람들의 심금(心琴)을 울렸습니다.-["아야 뛰지 마라 배 꺼질라 가슴 시린 보릿고개길 주린 배 잡고 물 한 바가지 배 채우시던 그 세월을 어찌 사셨소/ 초근목피의 그 시절 바람결에 지워져 갈때 어머님 설움 잊고 살았던 한 많은 보릿고개여 풀피리 꺾어 불던 슬픈 곡조는 어머님의 한숨이었소.]-심사위원이며 노래의 가수·작사가인 진성은 “보릿고개”는 가난한 시절인 20년 전에 쓴 가사라고 하면서 울고 울었습니다. 대한민국도 그랬습니다!!!

 

김정일 위원장! 당신 아버지가 걸었던 “고난의 행군” 길은 잘 알죠? 물론 <로동신문>에는 비공개 자료가 많겠고! 그런데 <로동신문>은 1월 4일 사설에서 “전원회의의 기본사상, 기본정신에는 적과 평화에 대한 환상, 제재완화에 대한 미련을 가지는 것은 곧 자멸의 길”이라면서 “전원회의 사상을 깊이 학습하자'”고 했습니다. 지금도 보릿고개 조차 넘지 못하고 초근목피(草根木皮)로 연명하는 백성들 보고 “학습” 하자고! 동토(凍土)의 북녘땅!! 망상(妄想)! 북녘땅에는 천벌(天罰) 받아 마땅한 불한당(不汗黨)이 꽤나 많습니다(?). 망상(妄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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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魯 李龍雄/ 석좌교수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선데이뉴스신문/상임고문/
한반도문화예술연구소 대표/

 


[이용웅 기자 dprkcultur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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