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로 이용웅 칼럼] 한반도의 정월대보름날과 북한 건군절(建軍節)

기사입력 2020.02.06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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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대보름날에 뜬 한반도의 보름달.

 

[선데이뉴스신문=이용웅 칼럼] ‘달(月)’하면 교훈적 · 미학적 · 문학적 · 과학적 等의 글이나 간행본 등을 먼저 생각하게 됩니다. 그런데 필자는 대중가요가 먼저 떠올랐습니다. “달아 달아 밝은 달아/ 이태백이 놀던 달아/ 정월에 뜨는 저 달은 새 희망을 주는 달/ 이월에 뜨는 저 달은 동동주를 먹는 달/ 삼월에 뜨는 달은 처녀가슴을 태우는 달/ 사월에 뜨는 달은 석가모니 탄생한 날/ 오월에 뜨는 저 달은 단오 그네 뛰는 달/ 유월에 뜨는 저 달은 유두밀떡 먹는 달/ 칠월에 뜨는 달은 견우직녀가 만나는 달/ 팔월에 뜨는 달은 강강수월래 뜨는 달”...민요가수 김부자의 “달타령”입니다. 필자는 전에 이 노래를 가지고 인문학(人文學) 특강을 했는데, 반응이 좋았습니다.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달’을 사랑했습니다. 그건 민요의 세계에서 확인됩니다. “달아 달아 밝은 달아/ 이태백이 노는 달아/ 저기 저기 저 달 속에/ 계수나무 박혔으니/ 옥도끼로 찍어 내고 금도끼로 다듬어서/ 초가삼간 집을 짓고/ 양친부모 모셔다가/ 천년만년 살고지고/ 천년만년 살고지고”/ 충남 靑陽지방 민요입니다. 황해도 安岳지방에도 있습니다. “달아 달아 밝은 달아/ 저기 저기 저 달 속에/ 계수나무 박혔으니/ 옥도끼로 다듬어/ 기와삼간 집을 짓고/ 천년만년 살고지고/ 자다 꿈을 깨어 보니/ 부모 생각 분명하다.”/ 셋이 비슷비슷! 그러니까 “우리는 하나”라고 하는 것이 아닐까요!?

 

제번(除煩)하고...우리는 ‘달 중의 달’을 ‘정월대보름달’이라고 합니다. 우린 ‘그 달’을 대부분 조금 알지만, 북한 주민들은 ‘그 달’을 그나마 잘 모릅니다. 조선 후기에 간행된 <동국시세기(東國歲時記>에 의하면 대보름에도 섣달 그믐날의 수세하는 풍속과 같이 온 집안에 등불을 켜놓고 밤을 세운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한(漢)나라 때부터 정월 대보름을 8대 축일의 하나로 중요하게 여겼던 명절입니다. 일본(日本)에서도 대보름을 소 명월이라 하여 신년의 기점으로 생각하기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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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월간 조선 사진-정월대보름과 음식.

 

2020년 2월 8일 같은 ‘정월대보름날’이면 시절 음식과 나물, 오곡(찹살 찰수수 팥 차조 콩 )등을 섞어 밥을 지어먹는 것이 우리 한민족의 고유한 풍습이다. 조상들은 아홉 가지 나물에다, 아홉 번 다른 사람집의 밥을 얻어먹어야 그해 운이 좋다고 이 집 저 집 다니면서 밥을 먹었습니다. 지금도 부름 깨물고 오곡밥에다 귀밝이술도 한잔하고 올 한해는 건강하길 바라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사족(蛇足)을 달면, 이 음식들은 모두 훌륭한 건강식들입니다.

 

북한의 <로동신문>은 “정월대보름에는 오곡밥, 약밥, 마른나물 반찬, 국수 등의 명절음식을 만들어먹는 풍습이 있었다. 오곡은 지방에 따라 달리 꼽기도 하였으나 전국적으로 다같이 이날 오곡밥을 지어 먹은데는 모든 곡식이 다 풍년들기를 바라는 마음이 깃들어있었다. 정월대보름의 명절음식들 중에서 특이한 것으로는 점심에 국수를 눌러 먹는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북한 땅에는 饑餓의 고통 속에서 겨우 겨우 延命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여기서 <로동신문>의 다음 기사를 소개(발췌)합니다. 김정일은 “다음과 같이 지적하시였다. 《우리 인민들속에서 민속적으로 전해오는 좋은 관습들에는 민족의 고상하고 아름다운 정신적풍모와 정서가 반영되여있습니다.》 우리 인민이 오랜 력사적 기간 전해오는 민속명절들가운데는 음력 1월 15일 보름달이 뜨는 것과 관련하여 쇠는 정월대보름도 있다. 옛 문헌인 《삼국유사》의 기록에 의하면 우리 인민들은 벌써 삼국시기부터 약밥을 만들어먹으며 정월대보름을 쇠였다고 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옛 기록에 의하면 정월대보름의 명절풍습에는 낟가리대세우기, 대보름달맞이, 두엄져내기, 홰불놀이, 과일나무시집보내기 등 여러가지 명절놀이가 있었다. 낟가리대세우기는 뜨락에 목화와 여러가지 곡식이삭을 매여단 장대를 세워서 풍년 로적가리를 형상해놓고 아이들이 그 주위를 돌면서 노래를 불러 풍년을 축원하는 의례행사였는데 정월대보름전날인 14일에 진행하였다. 또한 이날 낟가리대를 세우는 것과 함께 아침 일찍 퇴비를 논밭에 내는 풍습도 있었다.”고 했습니다.

 

끝으로 “풍습에는 다음으로 바줄당기기, 홰불싸움, 연줄끊기, 바람개비놀이와 같은 여러가지 명절놀이들이 있었다...우리 인민들은 새해의 행운과 풍작, 풍어에 대한 간절한 소망과 기대를 안고 대보름명절을 유쾌하고 흥미있게 다양한 민속놀이로 장식하면서 인상깊게 보내였다. 오늘도 우리 인민들은 우리 당의 은혜로운 사랑속에서 전통적인 민속명절풍습을 적극 살려나가면서 시대의 감정에 맞게 정월대보름을 즐겁게 쇠고있다.”고 했습니다.

 

북한의 대표 해외 홍보지인 <조선> 2010년 2월호는 “정월대보름과 음식”이라는 가사에서 “귀밝이술, 복쌈, 국수, 약밥, 9가지나물들(구기자잎나물. 도라지나물, 고사리나물, 호박오가리나물, 가지나물, 두릅나물, 더덕나물, 싸리버섯나물, 고비나물)을 사진으로 소개했습니다.(북한 월간 조선 사진-정월대보름과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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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 김정일 령도자-75돐경축 열병식-월간 조선.

 

2019년 북한 달력 2월(외국문출판사 발행)에는 ‘건군절’이 없습니다. 그런데 “2020년 북한 달력 2월(조선출판물수출입사 발행)에는 ‘건군절’이 있습니다. “주체 37(1948) 2.8.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 조선인민군을 창건하시였다.”라고 쓰여 있습니다. 필자는 북한 자료들을 정리하다가 월간 해외홍보지 <조선>(2007년 5월호)과 만났습니다. ‘표지 1. 전면 사진’과 ‘표지 2. 열병식장 전경 사진’, 그리고 “차례”가 있습니다. ‘1면’은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 김정일 령도자-75돐경축 열병식-월간 조선.]사진과 기사 “조선인민군창건 75돐경축 열병식 성대히 진행”입니다. 2~5면은 모두 사진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6~7면은 제목이 “청년학생들의 홰불행진《승리의 총대》진행”이고, 기사 “조선인민군창건 75돐경축 청년학생들의 홰불행진 ’승리의 총대‘가 4월 25일 밤 평양의 김일성광장에서 진행”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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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2월 8일 조선인민군 창설 기념 열병식-자료 연합뉴스.

 

<조선중앙통신>은 2018년 1월 23일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이 2월 8일을 조선 인민군 창건일로 할 데 대한 결정서를 22일 발표했다”고 보도! 이에 따르면 결정서는 기존의 건군절이었던 1932년 4월 25일을 “조선인민혁명군 창건일”로 바꾸고 대신 “2월 8일을 2·8절(건군절)로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제번(除煩)하고...김정은 위원장이 <조선>(2007년 5월호)을 보았다면 아버지 김정일 때문에라도 2018년에 4월 25일에서 2월 8일로 변경하지 않았을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2020년 2월 8일 북한 동포들은 건군절은 잊고 명절 정월대보름만 즐기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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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魯 李龍雄/ 석좌교수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선데이뉴스신문/상임고문/
한반도문화예술연구소 대표/

[신민정 기자 sunday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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