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뮤지컬 ”레베카”

로맨스와 스릴러가 조화를 이룬 수작
기사입력 2013.01.26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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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모습(제공-EMK뮤지컬컴퍼니)

영화와 소설로 유명한 <레베카>가 뮤지컬로 공연 중이다. 지난 12일 개막한 뮤지컬 <레베카>는 영국 작가 대프니 듀 모리에의 소설과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의 영화로 널리 알려진 작품이다. 워낙 알려진 작품이라 뮤지컬은 어떨지 궁금했다. 직접 본 <레베카>는 생각 외로 아름다운 로맨스와 관객의 두뇌를 자극하는 스릴러가 적절하게 조화를 이뤘다. 세련된 무대와 강렬한 음악,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가 매력적이다. 극 처음부터 끝까지 어두우면서 우울한 분위기가 스릴러 뮤지컬을 내세운 <레베카> 의도와 맞아 떨어진다. 동시에 막심 드 윈터와 '나(I)'의 로맨스가 극을 밝게 만들어준다. 어두움과 밝음이 교차하는 무대는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하다. 영상으로 보여주는 바다는 실제 바닷가에 온 듯한 느낌을 주며, 빠르게 회전하는 무대는 사실감을 더한다.

극을 돋보이게 하는 것은 배우들의 연기와 노래다. 특히 댄버스 부인 역 신영숙이 부르는 <레베카>는 시작부터 끝까지 관객들을 압도한다. 조연임에도 주연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안주인이었던 레베카가 죽은 이후에도 그녀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하는 모습과 혼신의 힘을 다한 열창은 무척 강력하게 다가온다. 공연이 끝나고 나서도 신영숙이 부른 <레베카>가 뇌리에 남을 정도다. 막심 역 류정한은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준다. 낮은 중.저음의 목소리로 <놀라운 평범함>을 부를 때 관객들이 보내는 환호는 그가 왜 한국 뮤지컬을 대표하는 배우인지 보여준다. 특히 '나(I)' 역 김보경과 달콤한 사랑을 나누는 장면은 실제 연인처럼 잘 어울린다. <레베카>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면이기도 하다.

1막이 막심과 '나(I)'의 만남과 사랑이 밝게 그려져 어두운 부분을 잠시 잊게 했다면 2막에선 음산하고 어두운 분위기가 본격적으로 그려진다. 댄버스 부인의 상처, 죽은 레베카의 사촌 잭 파벨의 음모, 모든 진실이 밝혀지는 마지막 장면 등. 특히 마지막 맨덜리 저택이 불타는 장면은 실제 집이 불타는 것처럼 실감났다. 그 장면 하나만 봐도 관객들은 티켓 값이 아깝지 않을 듯하다. 공연이 다 끝나고 모든 배우들이 보여주는 커튼콜도 볼거리다. 작품의 감동을 다시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뮤지컬 <레베카>는 <엘리자벳>,<모차르트!> 등을 만든 미하엘 쿤체와 실베스터 르베이의 손에서 탄생한 작품이다. 1938년 나온 대프니 듀 모리에가 쓴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기반으로, 알프레드 히치콕의 영화 <레베카>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 2006년 오스트리아 비엔나의 라이문트 극장에서 초연되어 '원작을 뛰어넘는 뮤지컬의 탄생'이란 호평과 함께 3년 동안 전석 매진을 기록하는 등 관객들의 사랑을 받은 바 있다. 이후 일본, 러시아, 헝가리 등에서 공연, 현재는 독일, 스위스, 루마니아 등에서 성황리에 공연 중이다.

이 작품은 사고로 죽은 前 부인 레베카의 어두운 그림자를 안고 사는 남자 막심 드 윈터와 죽은 레베카를 숭배하며 맨덜리 저택을 지배하는 집사 댄버스 부인, 사랑하는 막심과 자신을 지켜내기 위해 댄버스 부인과 맞서는 '나(I)'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사건들이 주를 이룬다. 아름다운 로맨스와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가 적절한 조화를 이룬 <레베카>는 관객들을 만족시켜 줄 괜찮은 스릴러로 다가올 듯 하다. 웅장한 무대와 배우들의 열창만으로도 힘이 넘치는 뮤지컬 <레베카>는 오는 3월 31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5만~13만원, 유준상, 오만석, 류정한, 임혜영, 김보경, 옥주현, 신영숙, 최민철, 에녹, 이경미, 최나래, 박완, 정의갑, 선우재덕 등 출연, 02-6391-6333
[김종권 기자 kjk2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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