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연극 '데스트랩'

반전은 계속된다
기사입력 2020.05.11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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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뉴스신문= 김종권 기자]   그동안 뮤지컬을 주로 관람했다. 항상 보면서 연극 관계자(제작사, 홍보사) 들에게 미안했다. 영화는 대만(홍콩, 중국 포함) 영화, 뮤지컬은 로맨틱 코미디를 주로 관람했다. 특정 갈래(장르)에 치우치지 않았나 반성하게 됐다. 그래서 올해는 연극을 많이 볼 생각이다. 연극이 주는 재미가 남다른 걸 알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9일 관람한 연극 '데스트랩'은 정말 신선하고 반전 가득한 작품이었다. 이렇게 내용이 탄탄하고 끝까지 사람을 놀라게 하는(원래 겁이 많아 어릴 때 '전설의 고향'도 잘 못 봤다) 연극은 처음이었다. 

 

이 작품은 인간의 욕망이 얼마나 무서운지 강하게 알려준다. 인기 작가와 그의 아내, 그의 작품을 좋아해 내용을 외우고 있는 대학생이 만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여기까지는 흔히 보던 내용이다. 그러나 다음 장면부터 반전에 반전(집중해 봐야 한다)을 거듭하며 보는 사람 넋을 빼놓는다. 내 경우엔 얼이 빠졌다. 내가 생각했던 결말과 전혀 달라 당황했다. 내 뒤에 앉았던 여성 관객 3명이 소리 지르고, 대사 중얼거려 그게 오히려 도움이 됐다. 그 여성 관객 3명이 나름 내용을 정리(?)해줬다.  

 

약간 잔인한 장면이 있지만 그럭저럭 볼 만하다. 인간의 욕망이 지나치면 어디까지 타락하는지 제대로 보여주는 연극이다. 누구나 유명해지고 싶어한다. 돈, 명예, 권력을 얻고 싶어한다. 연극 '데스트랩'은 그런 면에서 관객 기호를 제대로 파악했다. 마지막 부분까지 이어지는 반전(정말 예상 밖이다)은 조금 허무하지만 강렬하다. 매운 음식(난 매운 걸 못 먹지만) 먹었을 때 느껴지는 강렬한 맛이 관객들 시선을 잡아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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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갔지만 계속되는 실패로 아내와 은둔 생활하는 작가 '시드니 브륄' 역을 연기한 박민성(박성환)은 뮤지컬에서 많이 보던 배우라 어떻게 연기할지 궁금했다. 뮤지컬과 연극은 연기하는 방식이 조금 다르기 때문이다. 박민성은 발성이 안정적(발음이 좋다)이라 연극과 잘 맞는 듯하다. 대사도 무척 많았는데 무난하게 연기했다. 앞으로 연극에서 자주 봤으면 한다. 심장병을 앓고 있는 아내 '마이라 브륄' 역을 연기한 전성민(김유영)은 1막에서 일찍 죽어 아쉬웠다. 라이선스 작품이라 어쩔 수 없지만 2막에서 못 봐 슬펐다. 그녀의 연기를 정말 오랜만에 봤다. 안정감 있는 연기가 강점인 전성민 다음 작품 '풍월주'가 기대된다.  

 

작가 지망생 '클리포드 앤더슨' 역 안병찬, 심령술사 '헬가 텐 도프' 역 이현진(인상적이다), 변호사 '포터 밀그림' 역 강연우까지 모든 배우들이 조화를 이룬다. 특히 박민성과 안병찬이 펼치는 연기 대결은 정말 팽팽하다. 두 배우가 펼치는 동작은 무척 격렬하고, 인상적이었다.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눈을 못 떼게 만드는 연극 '데스트랩'은 무척 만족스러웠다. 

 

코로나19로 모두 힘든 이 때 추천하고 싶은 연극이다. 평소 추리 소설을 읽거나 머리 쓰는 걸 좋아한다면 보는 재미가 더할 듯하다. 6월 21일까지 대학로 TOM 1관에서 관객을 만난다. 이도엽, 최호중, 박민성(박성환), 안병찬, 송유택, 서영주, 전성민(김유영), 정서희, 이현진, 강연우가 나온다.        

[김종권 기자 kjk2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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