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뮤지컬 '제이미'

편견을 깨면 새로운 세상이 보인다
기사입력 2020.07.12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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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뉴스신문= 김종권 기자]     우린 살면서 수많은 편견과 만난다. 고향, 성별, 키, 몸무게, 외모 등이다. 나 역시 44년 살면서 많은 편견과 만났다. 11일 관람한 뮤지컬 '제이미'는 내가 그동안 만났던 편견들을 깨고,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데 도움을 준 작품이다. 

 

처음엔 영국 작품이라 우리 정서와 맞을까 걱정했다. 최근 나와 다른 생각을 인정하지 않는 댓글이 온라인에서 많이 보이고, 성소수자들(사회적 약자들)을 차별하는 분위기가 많아져서 이 작품이 국내에서 통할까 의문이 들었다. 직접 보고 편견이 사라졌다. 관객들 반응이 좋았고, 작품이 괜찮아 닫힌 우리 사회 벽을 허무는 데 도움이 될 듯하다. 

 

드래그 퀸(여장 남자)이 되고 싶은 17살 고등학생 제이미의 꿈과 도전, 아들의 꿈을 응원해주는 어머니 마가렛의 모정이 기본 줄거리다. 남들이 보기엔 여자 같은 고등학생 제이미가 꿈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 인상적이다. 수많은 편견과 만나지만 좌절하지 않고 드래그 퀸 무대에 서는 제이미 모습이 요즘 어려운 환경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위로가 된다. 여장 남자 모습이 아직 국내에서는 낯설지만 이 작품을 계기로 조금 변하지 않을까 한다. 굳게 닫힌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듯이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도 언젠간 좋은 쪽으로 바뀌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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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에서 가장 감동적인 부분은 아들 제이미의 꿈을 이해하고 응원하는 어머니 마가렛의 모정이다. '마가렛'(김선영)이 아들 제이미(신주협)를 위해  부르는 넘버 'He's My Boy'는 절절하면서 구슬프다. 어머니의 아들에 대한 사랑을 강하게 느낄 수 있었다. '제이미' 역을 맡은 신주협은 2019년 뮤지컬 '스위니 토드'에서 눈에 들어왔던 배우다. 뾰족구두(힐) 신고 연기하기 힘들었을 텐데 제이미의 내면까지 무난하게 연기했다. 앞으로 한국 뮤지컬을 이끌어갈 신주협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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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미를 도와주는 의상 가게 주인 휴고와 여장 남자 로코 샤넬을 연기한 최호중과 어머니 마가렛의 친구 '레이' 역 정영아, 제이미 담임 교사 '헷지 선생' 김지민, 제이미의 가장 친한 친구 '프리티' 역 문은수(영국 원작에선 파키스탄계 영국인), 약자들을 괴롭히는 '딘' 역 조은솔 등 모든 배우들이 물 흐르듯 극에 녹아들었다. 특히 '헷지 선생' 역 김지민은 90년대 홍콩 여배우 張敏(장민...북경어로 장민, 광동어로 청만)과 분위기가 비슷했다. 얼굴은  다르지만 단발과 분위기가 비슷했다. 90년대 나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王祖賢(왕조현...왕쭈씨엔), 邱淑貞(구숙정...치오수전), 미녀 가수 周慧敏(주혜민.. 저우후이민), 張敏(장민). 11일 김지민을 보고 갑자기 90년대 좋아했던 홍콩, 대만 여배우-가수들이 떠올랐다. 앞으로 김지민을 자주 뮤지컬에서 봤으면 좋겠다. 많이 나오진 않지만 김지민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내가 유일하게 보는 예능 프로그램 MBC '복면가왕'은 편견을 깨는 것을 목표로 만들었다고 누리집에 나와 있다. 매주 '복면가왕'을 보면서 내가 편견이 많았구나 반성하게 된다. 생각하지 못했던 사람들이 나올 때 정말 놀란다. 마찬가지로 어제 뮤지컬 '제이미'도 성소수자(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시선을 바꾸도록 도와줬다. 더 많은 사람들이 뮤지컬 '제이미'를 보고 편견을 깨는 기쁨(?)을 누렸으면 한다. 약자에 대한 혐오가 많은 요즘 꼭 필요한 뮤지컬 '제이미'다. 정치인, 기업인, 공무원들이 꼭 보고 새로운 경험을 하면 좋을 듯하다. 처음엔 힘들지만 편견을 깨면 新世界(신세계...신스지에)가 보인다. 

 

보고 나면 유쾌한 뮤지컬 '제이미'는 9월 11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관객을 만난다. 조권, 신주협, MJ(아스트로), 렌(뉴이스트), 최정원, 김선영, 윤희석, 최호중 등이 나온다.                        

[김종권 기자 kjk2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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