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나는 스마트폰의 주인인가? 노예인가?

-건강에 악영향 미치는 ‘스마트폰 중독’… 부작용 줄이기 위해선?
기사입력 2020.07.13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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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기상부터 잠드는 순간까지, 떠나보내지 못하는 ‘스마트폰’ 왜?


[선데이뉴스신문=곽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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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7시, 스마트폰 알람을 듣고 일어나 시간을 체크한다. 스마트 날씨예보를 보고 출근을 하며 포털의 뉴스를 구독한다. 점심시간 홀로 밥을 먹으며 쇼핑앱에서 아이쇼핑을 하고, 인스타그램에서 친구의 결혼소식을 접한다. 친구에게 카톡으로 축하 메시지를 보낸다. 퇴근을 하며 밀렸던 유투브 채널과 드라마를 정주행한다. 집에 도착해 시간을 보니...      


▲급증하는 스마트폰 중독… 우리는 조그만 화면에 빠져드는 걸까? 


지난 10일 방영된 채널A의 ‘금쪽같은 내 새끼’는 스마트폰 중독으로 벌어지는 한 집안의 이야기를 다뤘다. 6살 금쪽이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외할머니의 스마트폰을 집어 든다. 그리고 종일 그 세계 속을 살아간다. 할머니는 혹여 금쪽이의 성장에 좋지 않을까 염려해 스마트폰을 뺏으려 하지만 좀처럼 쉽지가 않다. 이 전쟁은 하루도 아니고 매일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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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7월 10일 방영된 채널A '금쪽같은 내 새끼'의 한 장면)

 

금쪽이는 ‘스마트폰 중독’에 걸렸다. 한 통계에 따르면, 만 3세에서 9세 아동 100명 중 23명이 스마트폰 중독에 가까운 상태라고 한다. 하긴 놀라운 사실은 아니다. 길이나 대중교통에서 갓 난 아이들이 스마트폰 화면을 말똥말똥 쳐다보며 웃고 있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으니 말이다.   


스마트폰 중독은 아이들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어른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사람인(성인남녀 5267명 대상)의 조사에 따르면, 성인 10명 중 4명이 자신이 스마트폰 중독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고 답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별 생각 없이 습관적으로 스마트폰을 본다’는 것을 중독의 가장 큰 요인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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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마트폰 중독 관련 조사, 사람인 제공)


더군다나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사람간의 대면만남이 어려워지고 외출이 줄어 스마트폰 중독의 정도가 더욱 심해지고 있다. 30일 발표한 중독포럼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스마트폰 사용이 이전보다 (조금+매우)늘었다는 응답은 44.3%로 나타났다.


이처럼 스마트폰 중독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에게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왜 우리는 이 조그만 화면 안에 하루종일 빠져서 사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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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안데르스 한센의 저서 '인스타 브레인')

 

안데르스 한센 스웨덴 정신과 전문의는 저서 인스타 브레인에서 “‘시간 도둑’인 스마트폰이 우리의 뇌를 힘들게 한다”며 “현대인들이 스마트폰을 사랑하는 이유는 1만 년 전 수립 채취 시절과 비슷하다. 새로운 정보에 민감한 것이다. 스마트폰이 주는 끝없는 정보들이 음식을 먹거나 섹스를 할 때처럼 도파민 분비를 자극한다. 그래서 결국 이 도파민에 중독이 되고, 스마트폰을 계속 찾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더 큰 문제는 이 스마트폰으로 인한 도파민 중독에 빠지면, 몸을 움직이고 싶은 욕구, 타인과 관계를 맺고 싶은 욕구 등이 모두 좌절된다”며 “불면증, 우울증, 집중력 저하가 유발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스마트폰이 주는 수많은 정보의 늪이 우리를 도파민의 굴레에 가두어 버린 것이다. 




▲스마트폰 중독, 건강에 악영향… 바르게 사용하기 위해선?


스마트폰 중독은 우리의 건강에도 적신호다. 이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연구 결과가 나왔다.


대표적인 스마트폰의 악영향은 수면 방해, 자존감 약화, 기억력‧주의력 약화, 창의성‧생산성 저하 등이다. 미국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스마트 폰은 스트레스 유발 호르몬인 코르티솔 분비를 촉진시켜 수명까지도 줄어들게 만든다. 앞서 말했던 도파민 분비뿐 아니라, 코르티솔 분비도 촉진시키는 것이다. 코르티솔은 위협에 맞서 싸우거나 도망치고자 할 때 분비되는 호르몬이다.  코르티솔 분비는 혈압과 맥박‧혈당을 치솟게 한다.  


또한 스마트폰 중독은 몸의 중심 역할을 하는 척추건강에도 독이다. 거북목을 유발해 바른 자세를 만들기를 방해한다. 스마트폰 화면을 볼 때는 고개를 아래로 떨어트리게 되는데 이는 목에 큰 부담을 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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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뉴스 캡처)

 

미국 척추외과 전문의 케네스 한즈라즈 박사가 스마트폰 사용 시 고개를 숙이는 정도에 따라 목이 받는 하중을 조사한 결과, 15도만 기울여도 12.2kg의 압력이 가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을 보고 있으면 새로운 정보들이 계속 유입돼 도파민이 분비되기 시작한다. 그렇게 수많은 정보와 해결되지 않은 업무 속에서 감정적 스트레스를 받고, 코르티솔이 분비된다. 스마트폰 접촉이 잦아져 코르티솔 수치가 높게 유지되면, 우울증, 비만, 대사증후군, 불임, 고혈압, 심장마비, 치매 등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처럼 스마트폰 중독은 우리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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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스마트폰 중독 관련 사진,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물론 그렇다고 해서 스마트폰을 버리고 다시 ‘삐삐’시대로 돌아갈 수는 없다. 디지털 기술의 중심에 있는 스마트폰은 일 처리의 편리성과 효율성 극대화 시키고,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등 분명 좋은 순기능을 많이 가지고 있다. 문제는 중독이지, 스마트폰 자체가 아니다. 


고로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스마트폰’을 현명하게 사용하는 법을 익히는 것이다. 새로운 문명에 눈이 휘둥그레져 아무 생각 없이 스마트폰을 무비판적으로 익히고 사용하기에만 바빴다면, 이제는 비판적 사고를 가지고 의식적이고 주도적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해야 한다. 이는 우리의 미래와도 연관이 깊다. 

 

대학 내일20대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Z세대(만19~25세)의 25%이상이 디지털 생활과 소통에 익숙하고, 온라인 속에서 만난 관계에서 애정을 느끼고 소속감까지 가지고 있다. 디지털 기술이 더욱 발달할수록 이 수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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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Z세대의 온라인 인식 관련 조사, 대학내일20대연구소 캡처)

 

만약 미래의 후손들이 스마트폰이 미치는 영향과 바른 사용법을 모른 채 계속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된다면, 어느 순간 그 악영향은 최고조에 이르고 말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교육을 통해 순기능을 높여 가야 한다. 그래야 건강한 디지털 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   


앞서 나온 ‘금쪽같은 내 새끼’의 금쪽이는 엄마의 “스마트폰만 하는 이유가 뭐야?”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한다. 


“재밌어서.” 


다시 엄마가 “엄마나 할머니랑 놀면 재미없어?”라고 질문하자, 금쪽이는 대답한다.


“재미없어, 엄마랑 할머니가 계속... 안 놀아주잖아.” 


왠지 모르게 금쪽이의 대답이 씁쓸하게 들렸다. 너도나도 바쁜 현대인들에게 스마트폰은 함께 놀아줄 ‘친구’의 대체 역할을 하고 있다. 이유는 같이 놀아주는 상대가 없기 때문이다. 어쩌면 ‘스마트폰 중독’은 스마트폰이 가져 온 폐해가 아니라. 스마트폰을 대하는 우리의 생각과 의식의 흐릿함이 가져 온 결과는 아닐까. 


이제 우리는 나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도, 미래의 후손을 위해서도, 스마트폰의 노예가 아닌 주인이 살아가야 할 것이다. 적당히 그리고 적절히 사용함으로.  

[곽중희 기자 rhkrwndgm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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