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로 이용웅 칼럼] “龍飛御天歌”에 나오는 국수 중 ‘평양랭면’과 그 노래

기사입력 2020.07.15 17:16
댓글 0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기사내용 프린트
  • 기사 스크랩
  • 기사 내용 글자 크게
  • 기사 내용 글자 작게

 

2018년-4월-남북정상회담.-판문점-평화의-집-환영만찬-옥류관-평양랭면.jpg
2018년 4월 남북정상회담. 판문점 평화의 집-환영만찬 옥류관 평양랭면.

 

[선데이뉴스신문=이용웅 칼럼] 남한의 <위키백과>는 “냉면(冷麵/랭면)은 한반도 고유의 찬국수 요리 중 하나로 삶은 국수를 찬 육수에 넣고 양념과 고명을 얹은 요리. 냉면은 칡, 메밀, 감자, 고구마 등의 다양한 가루를 이용하여 만든 면(麵)과 썬 오이 등의 생채소와 배 한 조각, 그리고 고기와 삶은 달걀로 이루어진 음식”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냉면의 기원은 고려 시대 중기의 평양에서 유래했으며, 1973년 간행된 북한 서적에 의하면, 평양냉면은 현재 평양의 대동강구역 의암동 지역에서 처음 나왔으며, 메밀 수제비 반죽을 국수로 뽑은 것이 시초라고 했고, 고려 중기의 고문헌에는 냉면은 '찬 곡수(穀水)에 면을 말아 먹는다'는 의미라고 했습니다.

  

고려 때 책인 <룡비어천가(龍飛御天歌)>에 고려사람들이 손님들을 대접할 때 국수를 많이 썼다는 내용이 있는 것으로 보아 국수가 고려는 물론 그 이전에도 식생활에 이용되었으며 그 가공기술이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1643년에 간행한 시문집 <계곡집(谿谷集)>에 냉면(冷麵)이라는 단어가 처음 등장했다고 했습니다. 조선 후기 풍속지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1849>에는 “겨울철 제철 음식으로 메밀국수에 무김치, 배추김치를 넣고 그 위에 돼지고기를 얹어 먹는 냉면이 있다.”고 했습니다.

 

분명 “냉면(冷麵)은 한반도 고유의 찬국수 요리”입니다. ‘평양랭면’도 20세기에 들어 북한에서 붙인 명칭일 뿐 북한 지방의 한반도 음식일 뿐입니다. 그런데 북한은 ‘평양랭면’이 마치 북한의 전유물처럼 말하고 있습니다. 분명히 말하건데 ‘평양랭면’도 ‘한반도 고유의 음식입니다. 그런데...2018년 4월 제1차 남북정상회담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남측 구역 내에 있는 평화의 집에서 열렸을 때 북한 수장 김정은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마치 평양냉면이 북한 고유의 음식이라고 자랑하면서 “평양랭면 가져왔습니다.”라고 큰 소리를 쳤습니다. 한마디로 可觀(?)이었습니다. 그때 ’평양랭면은 平和의 象徵‘이라는 과장된 소리도 나왔습니다.!

 

때맞춰 북한 대외매체 <우리민족끼리>는 ”단연 인기가 된 평양랭면“이라는 제목으로, 김정은이 정상회담 모두 발언에서 평양냉면을 가져왔다는 말을 한 뒤에 남측 사회는 온통 평양냉면 이야기로 들끓었다고 소개했습니다. <우리 민족끼리>는 특히 “인터넷에서 <오늘 따라 평양랭면이 당긴다.>, <옥류관 요리사까지 데려왔다는데 그 사람을 붙잡아서 못가게 해야 한다.>, <4월 27일은 평양랭면의 날>, <기차 타고 평양냉면 먹으러 갈수 있는 날만을 기다린다.> 등의 글들이 폭발적으로 오르고 평양냉면이 트위터에서 가장 인기 있는 단어로 되였다.”고 소개했습니다. 사실 그때는 남한 평양냉면집들은 門前成市!

 

평양랭면의-산실-평양-옥류관.jpg
평양랭면의 산실 평양 옥류관

  

2020년! "평양에 와서 이름난 옥류관 국수를 처먹을 때는 그 무슨 큰일이나 칠 것처럼 요사를 떨고 돌아가서는 지금까지 전혀 한 일도 없다."-옥류관 주방장의 말이라고 합니다. 그런데...言必稱 ’랭면‘이 ’평화의 상징’? ’전쟁의 상징’? 좌우지간 냉면은 한민족 고유의 음식입니다. 필자도 冷麪狂 입니다. 필자는 평양과 금강산 옥류관에서 ‘랭면’을 먹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필자는 그 맛보다 서울 종로4가 “곰보냉면” 맛이 최고였습니다. 올 여름 우린 북한 ‘평양랭면’보다 ‘서울 평양냉면’을 사랑하면서 避暑를! 三伏을 서울평양냉면과 함께! 여기서 북한이 자랑하는 ‘평양랭면’을 북한 자료를 통해 소개해 봅니다.

 

북한의 '조선료리협회'가 펴낸 홍보 책자를 보면, "유구한 력사와 찬란한 문화를 자랑하는 평양의 특산음식은 산뜻하고 맛있고 영양가 높으며 약리적 가치가 큰 독특한 조선료리의 우수성을 그대로 보여줍니다."(1쪽)라고 했고, 대표적인 평양음식으로 '평양랭면'을 비롯 쟁반국수, 평양온반, 송편, 단고기국, 소고기전골, 소발통묵, 대동강숭어국, 잉어회, 녹두묵채, 감자지지개를 꼽았습니다. <이름난 평양음식>에는 "평양랭면은 촉감이 부드럽고 향기가 독특하며 입맛이 구수한 메밀가루로 만든 국수입니다. 국수 오리가 지나치게 질기지 않아서 먹기에 알맞춤하며 국수 국물과 꾸미, 국수 그릇과 국수 말기가 특별하여 예로부터 소문이 났습니다. 때식("아침, 점심, 저녁에 먹는 음식")음식으로도 좋지만 술 마신 뒤에 먹는 음식으로 더욱 어울립니다."라고 소개되어 있습니다.

 

평양랭면-조선료리전집(1).jpg
평양랭면-조선료리전집(1). 조선료리협회 발간

  

북한에서 발간된 <조선대백과사전(23)>에는 "<동국세시기>의 자료에 의하면 메밀국수를 무우김치와 배추김치에 말고 돼지고기를 넣은 것을 랭면이라 하는 데 관서지방의 국수가 제일 좋다는 기록이 있다. <해동죽지>에서도 평양랭면이 제일 좋다는 기록이 있다...김정일동지의 크나큰 사랑에 의하여 오늘 평양에서는 옥류관을 비롯한 수 많은 식당들에서 평양랭면을 만들어 인민들의 식생활을 더욱 풍족하게 해주고 있다."(30쪽)고 소개되어 있습니다. ‘평양랭면’에는 ‘김정일의 사랑’이 가득하다고? 有口無言!

 

다음은 <조선료리전집>1권에 있는 “만드는 법(COOKING)” 입니다. // 1.소고기와 돼지고기, 닭고기는 저가락이 쑥 들어갈 정도로 삶아서 건져내고 국물은 소금, 간장, 파, 후추가루로 맛을 들여 차게 식힙니다. // 2.삶은 소고기, 돼지고기는 얇게 저미고 닭고기는 적당하게 찢어서 식힌 고기국물에 담가두며 배추김치, 무우김치는 고기와 같은 크기로, 오이는 버들잎모양으로 썰어 소금, 식초, 고추가루, 다진 파와 마늘, 사탕가루에 무쳐놓습니다. 배는 껍질을 벗겨 굵게 채쳐놓습니다. // 3.메일가루를 중조물에 버무려 70℃의 물로 잘 반죽한 다음 살랑살랑 끓는 물에 국수를 누릅니다. 끊는 물속에 들어간 국수오리를 저가락으로 조심히 헤쳐주다가 국수가 떠오르면 조리로 건져 찬물에 2~3번 씻은 다음 사리를 지어 물기를 찌웁니다. // 4.식힌 고기국물에 국수사리를 담가내여 그릇에 담고 김치, 오이, 고개, 배, 삶은 닭알쪽을 보기좋게 올려놓은 다음 찬 고기국물을 부어 식초, 간장과 같이 냅니다.//

 

2018년-4월-남북정상회담-환영만찬-때-평양랭면-먹는-두-정상..jpg
2018년 4월 남북정상회담-환영만찬 때 평양랭면 먹는 두 정상.

 

다음은 북한의 가요 “평양랭면이 제일이야”의 가사입니다.; <1절>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것/ 내 조국의 랭면/ 육수물이 시원하니 마음도 시원해 좋고 국수면이 참말 질겨// <후렴> 아-이 참말 제일이야/ 정신없이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알 수 없게/ 그렇지 그래 그렇지 그래 / 정-말 그래 // <2절> 우리 민족 향기 넘쳐 나는/ 평양랭면 우리 자랑이야/ 한그릇을 먹고 나면 / 또 먹고 싶은 마음 / 그 누구나 하나같이/ 곱빼기를 요청하네// <3절> 우리 모두 함께 먹고 나면/ 온몸에는 새 힘 부쩍 솟네/ 내 조국과 내 민족을/ 더더욱 잘 알게 하니/ 돌아가는 마음속에/ 기쁨 가득 넘쳐나네.//  

 

‘민족 향기 나는 평양랭면’ 자랑이라! 냉면 한 그릇에서 민족의 향기기 난다고! <조선료리전집>1권에 있는 ‘만드는 법(COOKING)’과 오늘날의 옥류관 냉면의 만드는 법이 좀 다릅니다. 이참에 북한과 남한이 함께 <조선료리전집>1권에 있는 “만드는 법”에 따라 남·북한 공동평양냉면을 만들면 어떨까요? 헛된 妄想? 어쨌든 ‘평양랭면’은 한민족·한반도의 음식!

 

20190501100102_d97be04a749428e38150f96c98b8e259_8bcw.jpg

靑魯 李龍雄/ 석좌교수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선데이뉴스신문/상임고문/
한반도문화예술연구소 대표/

 

[이용웅 기자 dprkculture@hanmail.net]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저작권자ⓒ선데이뉴스신문 & newssunday.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신문사소개 | 광고안내 | 제휴·광고문의 | 다이렉트결제 | 고객센터 | 저작권정책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 | 독자권익보호위원회 |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 RSS top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