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뮤지컬 '펀홈'

다양성이 돋보인 뮤지컬
기사입력 2020.08.03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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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뉴스신문= 김종권 기자]   사회가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점점 획일화되는 느낌이다. 나와 다르면 배척하고, 충돌한다. 온라인에서도 사회적 약자(난민, 성소수자, 여성, 장애인)에 대한 혐오가 계속 보인다. 나와 다른 상대를 인정하고 같이 가야 진정한 선진국이다. 8월 1일 관람한 뮤지컬 '펀홈'은 그런 점에서 돋보이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갑자기 극단적 선택을 한 아버지의 비밀을 따라가는 딸 이야기다. 43살 딸 시선으로 어린 시절 이야기, 처음 性(성) 정체성을 깨닫는 대학 시절, 현재 모습까지 3부분으로 나눠진다. 설명이 생략되어 관객들 입장에선 조금 불친절하지만 계속 보면 흐름을 알게 된다. 약간 지루하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나에겐 새로웠다. 어린 아역 배우들 연기와 노래가 신선했고, 43살 딸 앨리슨 벡델 역을 맡은 최유하, 아버지 브루스 벡델로 나온 성두섭 등 모든 배우들이 좋았다. 특히 어머니 헬렌 벡델 역을 맡은 이아름솔은 남편의 비밀(?)을 알았지만 내색하지 않는 연기가 인상적이었다. 이아름솔이 중간에 선보이는 노래는 무척 큰 울림을 줬다. 당당한 레즈비언 조안 역을 맡은 이경미와 19세 엘리슨 벡델 역 이지수가 보여준 호흡도 인상적이었다. 내가 보수적인 가정(아버지, 어머니가 강경 보수)에서 자라 그런지 조금 충격적이었다. 다른 관객(주로 여성들)들은 오히려 덤덤했는데 나만 놀란 듯 하다. 내가 40대라 그런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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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그대로 自己(자기..쯔지)를 인정하자는 마지막 결말(결말이 약간 모호하다)처럼 작품은 많은 여운을 남겼다. 무엇보다 동성애를 그대로 인정하는 다른 나라들이 대단해 보였다. 내가 좋아하는 나라 대만도 2019년 동성결혼 인정했지만 아직 한국은 갈길이 멀다. 네이버, 다음 동성애 혐오 댓글과 이번 코로나19 이태원 클럽 감염에서 봤듯 다양성과 거리가 먼 나라다. 7월에 관람한 '제이미'와 8월 1일 관람한 '펀홈'을 접하며 우리나라 문화도 조금 더 성숙해지고 다양해지길 기도한다. 북한, 중국, 베트남처럼 획일적인 문화가 주를 이루면 그 나라는 발전이 없다. 문화 자체가 다양해지고 넓어지면 지금보다 더 발전하지 않을까 한다. 잔잔하지만 기억에 남는 뮤지컬 '펀홈' 음악과 주제처럼 이 작품이 한국 문화 다양성에 기여했으면 한다. 아시아 최초로 동성결혼 인정한 대만처럼 하지 못하더라도 성소수자들 차별은 안했으면 한다. 이런 작품이 계속 공연되면 우리 나라 사람들 생각도 조금 바뀌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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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뮤지컬 '펀홈'은 10월 11일까지 동국대학교 이해랑 예술극장에서 관객을 만난다. 방진의, 최유하, 유주혜, 이지수, 최재웅, 성두섭, 류수화(양수화), 이아름솔, 이경미 등이 나온다.          

[김종권 기자 kjk2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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