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로 이용웅 칼럼] 한반도의 장마·큰물과 가뭄·가물에 대한 斷想

기사입력 2020.08.20 20:05
댓글 0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기사내용 프린트
  • 기사 스크랩
  • 기사 내용 글자 크게
  • 기사 내용 글자 작게

남한-장마-2020년-8월-8일-광주-북구-신용동-영산강변.jpg
남한 장마-2020년 8월 8일 광주 북구 신용동 영산강변.

 

[선데이뉴스신문=이용웅 칼럼] [나무위키]“(장마)는 여름철에 여러 날 동안 계속해서 내리는 비, 혹은 이를 가리키는 현상을 말한다. 한자어로는 구우(久雨), 임우(霖雨), 혹은 적림(積霖)이라고도 한다. 보통 6월 말부터 주로 7월 말까지 내리는 경우가 많으며, 이때 내리는 비를 가리켜 매우(梅雨)[2]라고도 한다.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여름 날씨이자, 한반도 강수량의 약 30%를 책임지는 요소다. 이 때문에 붙여진 다른 이름은 제5의 계절”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장마-우리나라의 여름철 우기는 (장마)와 늦장마로 구분되며, 장마철의 강수는 주로 동부아시아를 동서로 가로질러 정체하는 장마전선에 의하여 나타난다. 즉 장마전선에 의하여 발생하는 우기가 장마이며, 일본에서는 바이우(梅雨), 중국에서는 메이유(梅雨)라고 한다. 이들 우계는 동부아시아 특유의 현상으로서 아열대 기단인 북태평양기단과 고위도의 한 대 기단 사이에 형성되는 한대전선(寒帶前線)에 의하여 나타난다. 동부아시아 규모의 한대전선의 일부가 한반도에 장마를 초래할 때 그것을 장마전선이라 한다.”

 

“어릴 적 장마는 긴 기다림이다/ 물 새는 지붕과 벽면 곰팡이가/ 전장의 기념비 같은 커다란 지도를/ 상처처럼 남겨/ 도단하게 살아가던 궤적으로 쌓였다// 우묵 배미 안마당/ 정강이 넘게 흙탕물이/ 문지방에 찰랑거릴 때쯤/ 붉은 기와 용마루에도 틈이 자라서/ 하늘이 보이고/ 천장을 적시며/ 영토를 넓혀가// 물받이 그릇이/ 방 안 가득하던 시절에도/ 우리는 강가로 물 구경 갔다.”

 

2020년 한반도의 여름은 ‘장마’와 함께 했습니다. 대한민국! 54일간 이어진 역대급 장마가 8월 16일로 끝났습니다. 기존 최장기 장마 기록인 2013년 49일을 가볍게 제쳤습니다. 장마와 집중호우로 35명이 사망하고 7명이 실종됐습니다. 5명이 사망한 전남 곡성군 산사태, 4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된 춘천 의암호 선박 전복 참사는 정부가 책임을 회피하기 힘든 사고였습니다. “국민의 안전은 국가 책임”이라고 한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 생각납니다.

 

북한-큰물-평양-시내-곳곳이-침수-피해-조선중앙통신.-2020.7.17.jpg
북한 큰물-평양 시내 곳곳이 침수 피해-조선중앙통신. 2020.7.17.

 

[북한 조선말대사전]“장마 : 여러날 계속하여오는 비 또는 그런 현상이나 날씨. ◆가물그루 터기는 있어도 장마그루 터기는 없다.→가물./ 삼년 가물에는 살아도 석달 장마에는 못산다.”// “큰물 : 큰비가 내려서 강이나 개울에 넘쳐흐르는 많은 물. ◆큰물(이) 가다-큰물이 나서 논밭을 휩쓸고 지나가 피해를 입다.”

 

북한은 이번 장마철 기간에 전국적으로 3만 9296정보의 농경지 피해가 발생하고, 살림집 1만 6680여 세대와 공공건물 630여 동이 파괴·침수되는가 하면 도로와 다리, 철길이 끊어지고 발전소 언제(둑)이 붕괴됐다는 등 구체적인 피해 상황을 공개했습니다. 그리고 김정은이 “집과 가산을 잃고 임시 거처지에 의탁하여 생활하고 있는 수재민들의 형편과 고통이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라며 “국가적인 비상방역 사업이 장기화돼 여러모로 애로와 난관이 많다 해도 필요한 모든 조치들을 신속하게 조직 전개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의 머릿 속에서 1995년의 장마가 떠돌고 있는 것은 아닌지?

 

2020년-7월-22일~28일-위성사진로-분석한-한반도-주변-가뭄-지수-미국-국립해양대기청.jpg
2020년 7월 22일~28일 위성사진로 분석한 한반도 주변 가뭄 지수-미국 국립해양대기청.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가뭄-일반적으로 지표에 내리는 빗물 중에서 기체가 되어 없어져 버리는 증발산(蒸發散)에 의하여 대기 중으로 손실되고 남은 물이 실제 수요량에 부족을 일으키게 될 때를 가뭄이라고 한다. 또한 장기간에 걸쳐 강수량이 적고, 햇볕이 계속 내리쬐어 물의 순환을 중심으로 하는 수문학(水文學)적으로 물의 균형이 깨뜨러져서 물 부족현상을 일으키는 것을 말하기도 한다. 이전에는 가뭄의 강도를 비가 계속 오지 않는 날의 길고 짧음으로 판정했으나, 최근에는 물 부족량의 정도와 지속기간 및 가뭄의 영향을 받고 있는 지역의 넓이 등에 따라 판정한다. 따라서 강수량과 증발산량, 토양 삼투량과 유출량 등을 토대로 물균형 계산을 해야만 정확한 가뭄의 강도를 판정할 수 있다.”

 

[북한 조선말대사전]“가물 : 오래동안 비나 눈이 오지 않아 땅의 물기가 바싹 바르게 되는 현상 또는 그런 날씨. ◆가물그루 터기는 있어도 장마그루 터기는 없다.= 가물끝은 있어도 장마끝은 없다.”// ~이 심하다. ~에 마른 땅. ~과 큰물. ◆가물(이) 들다-날씨가 가물게 되다. ◆가물에 돌친다.-가물에 도랑(을) 친다.“

 

2020년 4월부터 6월까지 12주치 자료를 살펴보면, 북한의 가뭄(가물)은 4월 첫 주부터 시작돼 5월 둘째 주까지 이어졌습니다. 그 3개월 동안 가뭄 상황이 나쁘지 않았던 시점은 단 2주에 불과했습니다. 지난 6년간 상황이 나빴던 해는 2017년과 2019년, 2020년인데, 그 중에서도 가장 상황이 많이 나쁜 해는 2020년이었습니다. 그런데 국제사회 등은 북한이 지난해 사상 최악의 가뭄을 겪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북한의 ‘大飢饉)’! 한 소식통은 1994년 12월 말 평안북도 구성의 대량 아사 소식을 전했습니다. 군수공장이 밀집한 그곳 로동자구(區)에선 여름부터 소나무 껍질을 벗겨 먹기 시작했고 가을쯤부터 굶어 죽는 사람들이 나오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평양에서 불과 100여km 떨어진 곳! 몇 달 뒤 굶주림은 평양까지 순식간에 삼켰습니다. 북한의 ‘고난의 행군’ 시기를 외부에서는 1995∼1998년으로 보지만, 실은 1994년부터 시작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1995년~1998년, 약 4년여 동안 북한에서 발생한 대기근(大飢饉)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서서히 세가 기울어가던 북한이 현재 세계 최빈국 중 하나, 완전히 재기불능의 수준으로 망가진 시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난의 행군"이라는 표현은 원래 1930년대 말부터 1940년대 초까지 김일성이 일본군의 추격을 피해 쫓겨 다니며 추위와 배고픔을 참아가며 유격전을 감행했다고 주장하던 시기와 1956년에 있었던 8월 종파사건을 일컫는 말이었는데, 지금은 북한의 경제난을 지칭하는 단어가 되었습니다.

 

가뭄으로-갈라진-땅.-2015년-한반도.jpg
가뭄으로 갈라진 땅.-2015년 한반도.

 

2020년 봄에 가뭄을 겪은 북한, 여름에 물난리를 당한 북한! 이제 폭염(暴炎) 차례입니다. 북한 주민들이 또 어떤 고생을 할지...북한 首長은 앞으로 매일 밤 ‘暴炎과 가물의 惡夢’에 시달리는 것은 아닌지...오늘 이후 북한 땅에 비 한 방울도 안 내릴지 아무도 모릅니다. 그러면? 일찍이 중국의 林語堂(1895~1976)은 <生活의 發見>에서 “민중이 굶었을 때, 몇 개의 帝國은 붕괴하고, 여하한 강력한 정권도 공포정치로 사라져 갔다.”고 했습니다.

 

20190501100102_d97be04a749428e38150f96c98b8e259_8bcw.jpg

靑魯 李龍雄/ 석좌교수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선데이뉴스신문/상임고문/
한반도문화예술연구소 대표/

[이용웅 기자 dprkculture@hanmail.net]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저작권자ⓒ선데이뉴스신문 & newssunday.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신문사소개 | 광고안내 | 제휴·광고문의 | 다이렉트결제 | 고객센터 | 저작권정책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 | 독자권익보호위원회 |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 RSS top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