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로 이용웅 칼럼] 不世出의 英雄! 李健熙 님! 삼가 冥福을 빕니다!

기사입력 2020.10.27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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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前의 이건희 회장.

 

[선데이뉴스신문=이용웅 칼럼] [장자(莊子)가 곧 죽게 되었을 때에 제자들은 그를 성대하게 장사지내려고 했습니다. 그러자 장자는 말했습니다. “나는 하늘과 땅으로써 널을 삼고, 해와 달로써 한쌍의 구슬을 삼으며 별로써 많은 치레구슬을 삼고 만물로써 제물을 삼는다. 여기에 무엇을 더 보탤 것인가?”라고. 이에 제자들은 “저희들은 까마귀나 소리개가 선생님을 먹을까 두려워 합니다.”라고. 장자는 “땅 위에 있으면 까마귀나 소리개의 밥이 되고, 땅 밑에 있으면 땅벌레나 개미의 밥이 될 것이다. 저것을 빼앗아 이것에 준다니, 어찌 그리 편벽되느냐?”]라고 했습니다.

 

“죽는 것은 잠자는 것. 잠들면 아마도 꿈을 꾸겠지. 거기에 장애가 있다. 소란한 이 세상에서 도피했을 때 그 꿈 속에서 어떤 꿈을 볼것인가라는 것이 우리를 주저시킨다. 그 경계를 넘어서 단 한 사람도 나그네로 돌아오지 않는 미발견의 나라.”/ 그 나라로 간 서울師大附高 동문 두 사람1 前 미국 워싱턴한인회 강철은(16회) 회장! 카톡 [이용웅 선배님, 저는 강철은의 처 강연진(고교 동문) 입니다..저의 남편이 지난 9/12 일에 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책상에 선배님이 보내신 편지가 있어서 소식 전하게 되었습니다..] 전혀 생각 못한 悲報! 강철은 님! 하나님 곁에서 행복하시게! 삼가 冥福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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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에세이-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

 

에세이집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에서 “스포츠를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또 하나의 교훈은 어떤 승리에도 결코 우연이 없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사대부고 시절인 59년 전국레슬링대회에 웰터급으로 출전해 입상하기도 했습니다. 동기인 서울사대부고 13회 졸업생들이 기억하는 일화가 있습니다. 그가 고교 2학년 때 학교에서 싸움을 제일 잘한다는, 요즘으로 치면 ‘일진’과 맞붙은 사건입니다. 수업을 마치고 도서관 뒤에서 벌인 싸움은 무승부로 끝났습니다.

 

이 싸움의 심판을 봤다는 홍사덕(2020년 6월 별세) 前 국회의원은 생전 이 일화를 털어놓으며 “그는 말수는 적었지만 승부를 두려워하거나 피하지 않는 ‘싸움닭’ 기질을 갖고 있었다”고 회고했었습니다. 필자는 2년 후배로 서울 을지로 5가에 있던 서울사대부고 캠퍼스에서 1년간 함께 학교생활을 했으며, 졸업 후에는 두 차례 만난 적이 있을 뿐입니다. 하지만 그의 飛翔을 지켜보면서 늘 응원했었습니다. 서울師大附高 13회! 필자는 1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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舊 서울師大附高 校舍(1954~1967)

 

그는 삼성그룹 前 회장 이건희(李健熙/1942~2020) 선배 입니다. 삼성그룹 창업주 이병철(李秉喆/1910~1987)의 아들로 창업주에 이어 삼성그룹 회장에 취임, 그룹의 경영혁신을 추진했으며 삼성전자를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시켰습니다. 1993년 ‘가족만 빼고는 모든 것을 바꾸라’는 ‘신경영’을 선포하며 획기적인 경영혁신을 추진했으며 1998에는 삼성전자 대표이사 회장에 취임하여, 반도체, LCD, 휴대폰 등 전자부문에 과감히 투자하며 삼성전자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켰습니다. 2014년 5월 급성 심근경색으로 입원, 심폐기능을 회복했으나 입원 치료를 계속하다가 2020년 10월 25일 별세했습니다.

 

여기서 ‘이건희 회장이 남긴 편지’를 소개합니다. [“나의 편지를 읽는 아직은 건강한 그대들에게 // -아프지 않아도 해마다 건강 검진을 받아보고, 목마르지 않아도 물을 많이 마시며, 괴로운 일이 있어도 훌훌 털어버리는 법을 배우며, 양보하고 베푸는 삶도 나쁘지 않으니 그리 한번 살아보세요./ 돈과 권력이 있다해도 교만하지 말고, 부유하진 못해도 사소한것에 만족을 알며, 피로하지 않아도 휴식 할줄 알며, 아무리 바빠도 움직이고 또 운동하세요. 3천원짜리 옷 가치는 영수증이 증명해주고, 3천만원짜리 자가용은 수표가 증명해주고, 5억짜리 집은 집문서가 증명해주는데, 사람의 가치는 무엇이 증명해 주는지 알고 계시는지요?

 

바로 건강한 몸이요! 건강에 들인돈은 계산기로 두드리지 말고요. 건강할 때 있는 돈은 자산이라고 부르지만, 아픈 뒤 그대가 쥐고있는 돈은 그저 유산일뿐입니다. 세상에서 당신을 위해 차를 몰아줄 기사는 얼마든지 있고, 세상에서 당신을 위해 돈을 벌어줄 사람도 역시 있을것이요! 하지만 당신의 몸을 대신해 아파줄 사람은 결코 없을테니, 물건을 잃어버리면 다시 찾거나 사면 되지만, 영원히 되찿을수 없는 것은 하나뿐인 생명이라오!/ 내가 여기까지 와보니 돈이 무슨 소용이 있는가요? 무한한 재물의 추구는 나를 그저 탐욕스러운 늙은이로 만들어 버렸어요. 내가 죽으면 나의 호화로운 별장은 내가 아닌 누군가가 살게되겠지,

 

내가 죽으면 나의 고급진 차 열쇠는 누군가의 손에 넘어가겠지요. 내가 한때 당연한 것으로 알고 누렸던 많은 것들...돈, 권력, 직위가 이제는 그저 쓰레기에 불과할 뿐../ 그러니 전반전을 살아가는 사람들이여! 너무 총망히 살지들 말고, 후반전에서 살고있는 사람들아! 아직 경기는 끝나지 않았으니 행복한 만년을 위해, 지금부터라도 자신을 사랑해 보세요. 전반전에서 빛나는 승리를 거두었던 나는, 후반전은 병마를 이기지 못하고 패배로 마무리 짓지만, 그래도 이 편지를 그대들에게 전할수 있음에 따뜻한 기쁨을 느낍니다. 바쁘게 세상을 살아가는 분들.. 자신을 사랑하고 돌보며 살아가기를..힘없는 나는 이제 마음으로 그대들의 행운을 빌어줄 뿐이요!”-이건희-]

 

에세이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 中에서 : [반도체, 세계 1위에 서기까지]-"모든 면에서 뒤떨어진 우리가 선진국을 따라 잡으려면 월반해야 한다. 남들이 하는 것처럼 단계를 밟아서는 영원히 기술 후진국, 경제 후진국 신세를 면치 못한다."/ [사업하는 사람의 마음가짐]-"나의 바람은 삼성이 일류 기업이 되어 일류 국가, 풍요로운 가정을 만드는 데 보탬이 되는 것이다. 나아가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해서 한 국가를 넘어 인류 사회에 공헌하는 것이다." 等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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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이건희 회장 빈소에 몰린 취재진-2020.10.26.

 

고(故) 이건희 님의 영결식은 10월 28일 ‘家族葬’이라고 합니다. 문득 序頭의 장자(莊子)가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뜬금없이 영웅(英雄)이라는 말이 腦裏를 스쳐갔습니다. 역사적으로 지구상에서 ‘영웅’이라는 사람은 소수입니다. 김일성·히틀러 등은 자칭 영웅! 드골·처칠 등은 정치가입니다. 그리고보니 경제 영웅은 보이지 않습니다. 필자는 이건희 님이 경제영웅, ‘不世出의 英雄’이라고 감히 과찬을 해봅니다. // “영웅은 큰 罪와 큰 德을 겸하고 있다”(플루타크 英雄傳)고 했습니다.

 

弔問이 계속 잇따르고 있고, 온라인에서도 추모글이 3만 개 넘는다고 합니다. 서울사대부고 제15회 후배 일동이 선배님의 靈前에 흰 국화꽃을 바칩니다. 恩德을 되새기며 삼가 冥福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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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魯 李龍雄/ 석좌교수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선데이뉴스신문/상임고문/
한반도문화예술연구소 대표/

 

[이용웅 기자 dprkcultur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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