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뮤지컬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그리움이 진하게 남는 뮤지컬
기사입력 2020.11.15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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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뉴스신문= 김종권 기자]    가을이라 그런지 예전 생각이 많이 난다. 44년 살아오면서 기억에 남는 일들을 계속 생각하니 책 한 권이 나온다. 코로나19 시대 집에 오래 있다 보니 예전 생각이 더 많이 난다. 14일 관람한 뮤지컬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는 추억과 그리움을 한꺼번에 소환하는 작품이었다. 

 

제목부터 무척 낭만적인 이 뮤지컬은 우리에게 잊혀진 시인 백석(백기행)과 기생 자야(김영한) 짧지만 애절한 사랑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아름다운 무대와 애절한 음악(피아노가 주를 이룬다)이 어우러져 슬프고 낭만적인 느낌을 준다. 음악 한 곡 한 곡이 내가 좋아하는 피아노 연주와 함께 어우러져 무척 좋았다. 90년대 내가 좋아했던 홍콩 4대천왕 黎明(여명..리밍) 1990년 히트곡(광동어) 相逢在雨中(상봉재우중...시앙펑짜이위종...빗속의 만남)이 생각났다. 빗속에서 만나고 헤어지는 장면이 무척 슬픈 뮤직비디오(유튜브 검색하면 들을 수 있다)와 가사가 인상적인 여명 대표곡이다. 1993년 고등학교 1학년 때 여명, 유덕화 노래 테이프(CD는 그 때 조금 비쌌다)로 많이 들었는데 14일 관람한 작품 음악이 그 때 느낌과 비슷했다. 90년대 홍콩(광동어), 대만(북경어) 노래는 지금 들어도 괜찮은 곡들이 많은데 14일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를 보면서 그 때 생각이 났다. 추억은 추억을 부른다. 그 정도로 작품이 애절했다. 백석, 자야, 사내 세 명만 나오는 작품인데도 무대가 꽉 채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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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시인 백석 역을 연기한 오종혁은 말쑥한 정장과 안정적인 연기가 돋보였다. 이젠 유행가 발성보다 뮤지컬 발성이 익숙해진 듯하다. 뮤지컬 배우로 자리잡은 오종혁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백석 연인 기생 자야로 나온 이하나는 카랑카랑한 고음(약간 높았지만 작품과 어울렸다)과 열정적인 연기가 돋보였다. 2013년 이하나를 인터뷰한 기억이 난다. 그 때는 대학생 같았는데 이젠 뮤지컬 배우 느낌이다. 7년 만에 성장한 이하나를 보니 인터뷰 때 생각이 났다. 어엿한 뮤지컬 배우로 자리잡은 이하나를 보니 기분이 무척 좋았다. 

 

사내로 나온 윤석현도 안정적인 발성과 연기가 좋았다. 윤석현이 나오는 작품은 이번에 처음 봤는데 앞으로 계속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 배우 호흡도 잘 맞았다. 

 

문학(시, 소설, 수필)에 관심 많았지만 시보다는 소설과 수필을 좋아했다. 하지만 14일 공연을 보면서 시에도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시가 추상적이라 잘 읽지 않았는데 14일 공연을 보면서 편견을 깼다. 시어가 가진 아름다움을 미처 몰랐다. 시집을 제대로 한 번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코로나19로 모두 힘든 시대 추억과 낭만에 빠지고 싶다면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다. 잊혀진 시인 백석을 제대로 알 수 있는 기회도 될 것이다. 애절한 사랑과 아름다운 음악은 덤이다. 

 

 

뮤지컬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는 2021년 1월 17일까지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관객을 만난다. 강필석, 오종혁, 송원근, 정운선, 전성민(김유영), 이하나, 윤석현, 장민수가 나온다.             

[김종권 기자 kjk2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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