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로 이용웅 칼럼] ‘꿈틀거리는 백두산 화산'과 ’남북공동연구 서둘러야‘

기사입력 2020.11.27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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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활화산] 액체상태 마그마-자료화면-JTBC

 

[선데이뉴스신문=이용웅 칼럼] 대한민국 관측 역사상 최대 규모의 백두산 폭발이 발생합니다. 갑작스러운 재난에 한반도는 순식간에 아비규환이 되고, 남과 북 모두를 집어삼킬 추가 폭발이 예측됩니다. 사상 초유의 재난을 막기 위해 여자 주인공은 백두산 폭발을 연구해 온 지질학자 강 교수의 이론에 따른 작전을 계획하고, 전역을 앞둔 특전사 조 대위가 남과 북의 운명이 걸린 비밀 작전에 투입됩니다. 작전의 키를 쥔 북한 무력부 소속 일급 자원 남자 주인공과 접선에 성공한 또 다른 남자 주인공! 한편, 그가 북한에서 펼쳐지는 작전에 투입된 사실도 모른 채 서울에 홀로 남은 또 다른 여자 주인공은 재난에 맞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그 사이, 백두산 마지막 폭발까지의 시간은 점점 가까워집니다. 영화 <백두산>의 줄거리 序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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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백두산- 스틸컷. 출처 네이버 영화

 

2019년 12월 19일 개봉한 한국 영화 <백두산>은 백두산 폭발을 소재로 한 재난영화입니다. 영문 제목은 ’화산재 등 화산 폭발로 발생하는 퇴적물‘을 뜻하는 단어인 ’Ashfall‘입니다. 때는 2021년 11월. 조 대위가 지휘하는 육군 특전사 EOD 부대가 공사현장에서 발견된 6.25 불발탄을 해체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조 대위는 전역일인데도 출동해야 하는 사실에 불만이 가득해 바닥에 낙서를 하거나 보호 헬멧을 벗는 등 농땡이를 피웁니다...

 

백두산은 화산폭발로 이루어진 산(山)입니다. 대략 1704년경에 폭발하였다는 기록이 있는 산(山)입니다. 그럼 백두산의 폭발 규모를 따져보면 대략 어느 정도일까요? 실제 화산의 규모를 기록한 자료를 보면, 대략 VEI 6정도의 규모라고 합니다. ‘VEI’는 ‘Volcanic Explosivity Index’라고 하여 간단하게 화산 규모를 수치화한 것입니다. 백두산이 VEI 6 규모로 폭발하였던 것이 10세기 경인데, 그 무렵에 훗카이도에 백두산에서 뿜어져 나온 화산재가 상당량 퇴적되었다고 합니다. 백두산에서 분출된 화산재가 훗카이도까지 날아갔다는 것은 그만큼 폭발이 엄청났었다는 증거입니다. 바람이 날려주었을 가능성이 높지만 그래도 그 정도의 양이 쌓이려면 보통 규모의 폭발이 아니고서는 가능하지 않은 일입니다. 아마도 그때 당시에는 한반도 전역이 백두산 화산재로 고생 꽤나 했을 것이라는...그리고 이 백두산 폭발로 인해 발해가 멸망했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백두산은 지하에 거대 마그마의 존재가 확인된 활화산입니다. 2002~2005년 사이 천지 근방에서는 화산지진 활동이 3000 여 회 이상 일어났고, 천지가 부풀어 오르는 등 화산 징후가 관측되기도 했습니다. 2011년 3월 17일. 북한은 지진국장 명의로 백두산 화산 공동연구와 현지답사, 학술토론회 등 협력사업을 추진시켜 나가기 위한 협의를 진행하자고 우리 측 기상청장 앞으로 전통문을 보내왔습니다. 그러자 한국 정부는 이에 대해 "북측의 제의에 대해 남북 간 협력이 필요하다는 인식 하에 북측의 제안을 검토해 나갈 것"이고 했었습니다. 하지만 연구는 아직까지 여전히 지지부진(遲遲不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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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북한 달력 12월 사진-흰눈 덮인 천지 호반-북한 조선출판물수출입사 발행.

 

과거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북방자원 협력R&D(연구·개발)를 강화하기 위한 ‘북방지질자원연구센터’를 신설하겠다고 밝혔었습니다. 이에 따르면 북방지질자원협력센터는 한국과 북한, 중국, 러시아 연구진이 모여 백두산 화산의 과학적 연구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화산 분화 징후에 대한 화산 활동 감시를 공동으로 펼치는 등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유지하는 역할을 할 예정이라고 했었습니다. 또 “남북 연구진이 공동으로 백두산 화산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를 수행하면 화산 재해 피해를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며 “남북 협력연구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었습니다. 그런데...

 

대한민국 기상청도 백두산에 화산 관측소를 설립하는 방안을 중·장기 과제로 추진했었습니다. 기상청은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에 따른 기상·기후·지진 분야 단기 및 중장기 협력 과제'라는 이름으로 백두산에 남북 공동으로 화산 활동을 감시하는 관측소를 구축하는 방안을 세웠었습니다. 그때 북한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했었는데...혹시 북한이 백두산 도처에 있는 김일성의 혁명 전적지들과 김정일의 백두밀영고향집이 화산재에 묻혀 버릴까 미리 걱정은 하지는 않겠죠!

 

최근 한 일간지에서 [꿈틀거리는 '백두산 화산'..남북공동연구 서둘러야/ 흔들리는 지구? 아름다운 지구!] 라는 전문가의 글을 만났습니다. 그 내용을 간추려 봅니다.- 화산 활동은 지구가 태초부터 간직하던 내부의 열을 발산하는 자연적인 현상입니다. 대부분의 화산 활동은 지판의 경계부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는데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가 대표적입니다. 일본은 바로 이 불의 고리에 위치해 지진과 화산 분화가 자주 발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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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월간 KOREA 표지 천지 사진- 2005년 2월호.

 

백두산은 백두산 화산대에 속하는 약 380개의 화산체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 최후기 화산체입니다. 백두산 화산대는 천지를 가로지르는 북서-남동 방향의 백두산 단층대를 따라 신생대 전기 마이오세(약 2300만년 전)에서 시작된 용암 분출에 의해 형성되기 시작했습니다. 한반도의 지붕으로 불리는 개마고원도 이때 만들어졌습니다. 백두산은 약 130만년 전, 현재와 유사한 성층화산으로 발달하기 시작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깊은 화산 호수인 백두산 천지는 946년 ‘천년대분화(millennium eruption)’로 형성됐습니다. 백두산은 천년대분화 이후 거의 매 세기 분화했으며 1668년, 1702년, 1903년 등 최근까지도 소규모 분화 기록이 있습니다. 백두산의 분화 주기는 100~200년인데, 현재 백두산은 1903년 마지막 분화 이후 약 120년이 경과해 언제든 폭발할 수 있는 시점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백두산이 1000년 전과 유사한 초대형 폭발을 일으킬 경우 한반도와 주변국에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것은 안 보아도 뻔 합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2020년 1월 백두산연구단을 신설해 마그마 거동 특성 규명, 분화 위험성 평가 등을 통해 향후 남북 공동 화산연구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있습니다. 백두산이 언제, 어떤 규모로 분화할지에 대한 남북 공동연구는 우리의 생존과 미래 후손들을 위해 ‘바로 지금’ 실행돼야 할 중요한 현안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2011년 3월 17일. 북한은 지진국장 명의로 백두산 화산 공동연구를 제안했었습니다. 이제 남과 북이 함께 제안해서 하루 빨리 연구를 시작하기 바랍니다. [‘꿈틀거리는 백두산 화산', ’남북공동연구 서둘러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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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魯 李龍雄/ 석좌교수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선데이뉴스신문/상임고문/
한반도문화예술연구소 대표/

 

[이용웅 기자 dprkcultur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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