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로 이용웅 칼럼]2020 북한달력⑿ 북한의 12월 & 獨裁者 母子

기사입력 2020.11.30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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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북한 달력 12월-북한 조선출판물수출입사 발행.

 

[선데이뉴스신문=이용웅 칼럼] 원래 캘린더(calendar)란 말은 라틴어로 ‘금전출납부’를 의미했습니다. 그런데 옛날 로마에서는 금전의 대차 관계를 매달 삭일(朔日)에 청산하는 풍속이 있어서 결국 금전출납부가 달력을 의미하는 말로 전용(轉用)케 되었던 것입니다. H.D.소로우( Henry David Thoreau, 1817~1862)는 <숲속의 생활>에서 “캐나다 태생의 채벌군인 그가 가진 책이라곤 한 권의 달력과 한 권의 수학책 뿐 이었다. 달력은 그에게 일종의 백과사전이었다. 그는 달력 속에 인류 지식의 요약이 들어있다고 보았다.”라고!

 

북한도 매년 달력을 발행합니다. 북한 조선출판물수출입사에서 발행한 북한의 2020년 달력 표지에는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와 김정일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The great Comrades Kim Il Sung and Kim Jong IL Will Always Be with Us.)”/ “주체 JUCHE 109 (2020)”/ “조선출판물수출입사 Korea Publications Export & Import Corporation”라는 글이 있습니다. 2020년 새 달력 ‘12월’에는 사진 “흰눈 덮인 천지 호반”이 있습니다. / 달력 12월의 1일부터 31일 사이에는 붉은 숫자가 없습니다. 그 아래에는 [대설 12.7], [동지 12.21]가 있습니다.

  

달력 12월에는 지구촌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다음의 활자들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주체 100(2011) 12.17.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동지께서 서거하시였다.(December 17, Juche 100(2011)): The great leader Comrade Kim Jung Il passed away.)/ 주체 100(2011) 12.30. 경애하는 최고령도자 김정은동지를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으로 높이 모시였다.(December 30, Juche 100(2011)): The respected Supreme Leader Comrade Kim Jong Un was appointed Supreme Commander of the Korean People's Army./ 주체 6(1917) 12.24. 항일의 녀성영웅 김정숙동지께서 탄생하시였다.(December 24, Juche 6(1917)): Comrade Kim Jung Suk, the anti-Japanese war heroine, was born.)/ 12.27./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사회주의헌법절(December 27. Day of Socialist Constitution of the DPRK.)”가 있습니다.

  

북한의 ‘12월’ 하면 떠오르는 것이 기근(飢饉)입니다. 사회주의권의 붕괴로 인한 경제난과 최악의 수해로 아사자(餓死者)가 속출한 1990년대 중반, 즉 ‘고난의 행군’ 때보다 지금 얼마나 나아졌는지...2020년, 북한의 기아 수준이 전 세계에서 12번째로 나쁜 상태라고 유럽의 비정부기구들이 밝혔습니다. 아일랜드의 ‘컨선 월드와이드’와 독일의 ‘세계기아원조’는 2020년 10월 12일 공동으로 발표한 ‘2020년 세계기아지수’ 보고서에서 북한의 기아지수가 27.5점의 ‘심각’한 단계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북한은 주민 2명 중 1명이 영양부족! 2017년에서 2019년 사이 북한 전체 인구 중 영양부족 인구는 47.6%로, 아이티(48.2%)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았습니다. 지금은 명색이 ‘김정은 시대’인데 ‘영양부족’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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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일의 사망을 긴급보도한 미국 CNN

 

혼자(?) 잘 먹고 살았던 북한 首長 김정일! 2011년 12월 17일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 북한 12월의 가장 큰 사건이었습니다. 김정일- 출생지(소련 땅, 백두산밀영)와 출생년도(1941년 생, 42년 2월 16일 생)가 논란의 대상이 되었던 김정일, 그에 대한 미화(美化)와 ‘선전선동’이 그의 생일인 2월 16일이 되면 계속되어 왔습니다. 북한의 <조선중앙방송>은 “백두산 밀영에 버들꽃이 피어”났다며 “참관자들은 자연도 절세의 위인의 탄생을 못잊어 꽃을 피웠다고 놀라움을 금치 못해하고 있다”고 했고, “백두산밀영”이 그의 생가(生家)임을 강조!

 

“아득한 밀림은 눈에 덮이여 / 하늘 땅 저 끝까지 눈부신 광야 / 아 하얀 눈 속에 / 봄빛을 안은 고향집이여 / 아 김정일동지 / 세기를 밝힌 고향집이여” - 북한 시인 오영재가 쓴 “흰눈 덮인 고향집” 입니다. 북한 땅에서 ‘고향집’에서 살아본 사람이 어디 김정일 뿐이겠습니까? 물론 북한의 <조선말대사전>도 “고향집”을 “(나서 자란) 고향의 집. <고향의 집>을 정답게 이르는 말”이라고 풀이했습니다. 하지만 <흰눈 덮인 고향집>을 보면 <고향집>은 분명 김정일과 함께 하는 수식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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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선로동당 창건 75주년-평양 만수대 참배-2020.10.12.

 

김정일에 대한 이야기 중 백미(白眉)는 그의 아버지 김일성의 “광명성찬가”입니다. 살아있었던 김일성은 1992년 2월 16일 김정일의 50회 생일을 “축하하며 친히 송시 <광명성찬가>”를 지었습니다. -〈詩의 전문〉“白頭山頂 正日峯 (백두산정 정일봉)/ 小白水河 碧溪流 (소백수하 벽계류)/ 光明星誕 五十週 (광명성탄 오십주)/ 皆贊文武 忠孝備 (개찬문무 충효비)/ 万民稱頌 齊同心 (만민칭송 제동심)/ 歡呼聲高 震天地 (환호성고 진천지)// 백두산 마루에 정일봉 솟아있고/ 소백산 푸른 물은 굽이쳐흐르누나/ 광명성 탄생하여 어느덧 쉰돐인가/ 문무충효 겸비하니 모두다 우러르네/ 만민이 칭송하는 그 마음 한결같아/ 우렁찬 환호소리 하늘땅을 뒤흔든다”

 

김정일! 1990년대에 천재지변이 계속되자 김정일은 '비공개 연설'에서 “배고파 일하러 나지 못하겠습니다”라고 하는 사람들을 불러 일으켜 풀 먹는 집짐승과 버섯 같은 것이라도 기르게 하면 식량 보탬을 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다큐멘터리 김정일>)이라고 했다고 합니다. "불난 끝은 있어도 물난 끝은 없다"고 했던가. 계속되는 물난리와 가뭄(북한에선 보통 가물이라고 함)에 '나랏님'인들 어찌 했겠습니까. 2011년 12월 19일 정오, <조선중앙방송>은 이틀 전인 12월 17일 김정일이 현지 지도 방문을 위해 탑승한 열차에서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김정일! 그는 “태생적(胎生的) 독재자(獨裁者)” 김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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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대성산혁명열사릉에 있는 김정숙 동상. [사진-노동신문 캡처]

 

그의 母親 김정숙(1919~1949)은 독재자의 아내!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항일의 여성영웅 김정숙 동지 71주기에 즈음하여 22일 대성산혁명열사릉 동상에 화환이 진정되었다”고 2020년 9월 22일 보도했습니다. 김정숙은 김일성의 부인이자 김정일의 친모! <조선대백과사전(1)>은 ‘김정숙’을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 끝없이 충직한 친위전사이시며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동지의 어머님이시며 항일의 녀성영웅.”(182쪽)이라고 했습니다. 有口無言!!!

 

그리고 ‘통신’은 김정숙을 김정일의 ‘마음의 고향’이자 ‘영원한 그리움’이라고 했습니다. 김정숙 우상화는 김정은 시대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녀는 독재자의 妻이고, 또 다른 독재자의 母親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러니 김정일 母子는 “獨裁者의 類類相從”! / “야만인이 자기 생활을 그 굶주림의 희생을 하는 것처럼, 전제군주는 그 권력의 힘을 희생으로 한다. 전제군주의 治世는 그 후계자들의 치세를 잡아먹는다.”(A.쥬벨/팡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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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魯 李龍雄/ 석좌교수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선데이뉴스신문/상임고문/
한반도문화예술연구소 대표/


[이용웅 기자 dprkcultur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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