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로 이용웅 칼럼]북한 달력 2021년 ‘표지·1월·2월·3월’과 북한 목란(木蘭)

기사입력 2021.03.08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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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북한 달력 표지-微信搜一搜/ 視覺DPRK.

 

[선데이뉴스신문=이용웅 칼럼] 1년 365일을 순서대로 표시한 캘린더는 월 단위로 된 월력이 많지만 하루에 한 장씩 떼는 일력, 3개월 단위로 된 것, 1년을 한 장으로 표시한 것 등 다양한 종류가 있으며, 탁상형과 벽에 매다는 것 등등...북한도 매년 수종(數種)의 달력을 발행합니다. 그런데 예년(例年)의 북한 달력 표지 대부분에는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와 김정일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The great Comrades Kim Il Sung and Kim Jong IL Will Always Be with Us.)"이라는 글이 있었습니다.

 

2021년도 북한 달력! 코로나 여파로 북한 달력이 연초에 거의 반입(搬入)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한 북한 달력을 구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예년의 달력 표지처럼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와 김정일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영문 없음)와 “주체 110. 2021”라는 글이 있습니다. 그런데 예년과 달랐습니다. 표지는 ’숙녀와 봄’이 전면을 장식했습니다. 1월에는 “새해의 아침‘이라는 글과 꽃이 있는 ”조선화’와 ‘붓을 든 여인’이 자리하고 있고, 2월에는 “우리 장단에 맞추어”라는 글과 ‘남녀의 장고춤과 농악춤’, 3월에는 “제가 빨아드릴까요”라는 글과 ‘시냇가에서 빨래하는 남녀’의 그림으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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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북한 달력 1 월-微信搜一搜 視覺DP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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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북한 달력 2 월-微信搜一搜 視覺DP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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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북한 달력 3 월-微信搜一搜 視覺DPRK.

 

그런데 2020년까지의 달력 2월에는 [2.16. 광명성절.(February 16 : Day of the Shining Star.)/ 주체 31(1942) 2.16.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동지께서 탄생하시였다.(February 16, Juche 31(1942) : The great learder Comrade Kim Jong IL was born.)/ 주체 37(1948) 2.8.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 조선인민군을 창건하시였다.(February 8, Juche 37(1948) The great Comrade Kim Il Sung founded the Korean People‘s Army.)/ 주체 101(2012) 2.14.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동지께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대원수칭호를 받으시였다.(February 14, Juche 101(2012) The great Comrade Kim Jong Il was honoured with the title of the DPRK Generalissimo.)/ 2. 5. 설명절(February 5 : Lunar New Year's Day./ 2.19. 정월대보름(민속명절).(February 19 : Jongwoldaeborum, the 15th day of the first month by the lunar calendar.(Korean folk festival)]가 적혀 있었습니다.

 

그런데, 2021년도 북한 달력 2월에는 영문 없이 [주체 31(1942) 2.16.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동지께서 탄생하시였다./ 주체 37(1948) 2.8.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 조선인민군을 창건하시였다./ 주체 37(1948) 2.8.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 조선인민군을 창건하시였다.]라고 적혀 있습니다. 그리고 달력 본문에는 ‘선군절 · 광명성절 · 정월대보름’(청색)과 ‘광명성절’(적색)이 있습니다. 달력 표지 등에는 아름다운 꽃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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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국화(國花)’- ‘목란(木蘭)’.

 

북한의 꽃! 김일성화, 김정일화...목란(木蘭)! 어느 시인(詩人)은 자연 속에서의 삶을 “아침엔 목란(木蘭)의 떨어지는 이슬을 마시고 저녁엔 추국(秋菊)의 떨어지는 꽃부리를 먹는다”고 표현했습니다. 이 시(詩)를 보면 목란에도 의미가 있습니다. 그런데 나라가 반쪽으로 동강난 뒤 꽃 이름과 의미가 아리송하기도 합니다. 남한의 사전에는 “목란=목련.木蘭” 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북한의 <백과전서(2)>를 보면, “목란”은 “목란과에 속하는 잎이 지는 키나무. 함박꽃나무라고 불리워왔다. 김일성동지는 우리 나라에 있는 목란이라는 꽃은 함박꽃과 같이 아름다울 뿐아니라 향기도 그윽하고 나무 잎도 보기 좋아서 세계적으로 자랑할만한 것이라고 했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꽃을 란이라고 하는데 나무에 피는 란이라는 뜻에서 함박꽃나무라고 하지 말고 목란이라고 부르는 것이 좋겠다고...”(726쪽)라고 했습니다.

 

북한에서 산목련을 목란이라 부르게 된 데에는 다음과 같은 사연이 있습니다. 1964년 5월 경에 김일성이 황해도 정방산에 있는 성불사의 휴양소를 찾았을 때, 만개한 산목련의 꽃을 보고 이처럼 좋은 꽃을 그저 함박꽃이라고 불러서는 아쉬움이 남으니, 이제부터는 이 꽃을 아름다운 꽃에 붙이는 난초(蘭草)의 “란(蘭)”자를 붙여 “목란(木蘭)”이라 부르는 것이 좋겠다고 하여 이후 산목련을 목란으로 개칭하였다고 합니다.

 

‘목란’은 북한의 ‘국화(國花)’입니다. 영국은 장미, 멕시코는 선인장, 이탈리아는 들국화, 카나다는 사탕단풍, 페루는 해바라기, 일본은 벚꽃, 한국은 무궁화 등등 대부분의 나라에 국화가 존재합니다. 이 국화는 그 나라의 상징이기 때문에 사랑도 받고 널리 알려지기도 합니다. 그런데 북한에는 ‘김일성화’와 ‘김정일화’라는 국화보다 더 귀한(?) 꽃이 있습니다. ‘김일성화’와 ‘김정일화’는 평양 등 각지에 있는 ‘김일성화김정일화전시관’에서 지금도 ‘귀하신 몸’ 대접을 받고 있습니다.

 

북한 <로동신문>은 “온 세계의 관심과 기대 속에 해마다 평양에서 태양의 꽃축전이 성대히 열리고 세계적인 원예박람회들에서 김일성화가 만사람의 심금을 틀어잡으며 절세의 위인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과 다함없는 칭송을 불러일으키는 속에 2007년 4월 인도네시아의 보고르시 뿐짝에서는 새로 건설한 <김일성화김정일화온실> 개관식이 성대히 진행되였다...력사는 반복되지 않는다고 하지만 유서 깊은 김일성화의 <고향>에서...세월은 끝없이 흐른다. 류수같은 세월 속에 꽃들은 피고지고만, 천년만년 흘러가도 지지 않을 꽃은 김일성화이며 아무리 세대가 바뀐다 해도 변하지 않는 것은 절세의 위인에 대한 만민의 흠모심”이라고 했습니다. 아마 그때는 인도네시아 위정자(爲政者)들이 제 정신이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북한의 국화(國花)! 원래 북한에서도 남한과 마찬가지로 해방 이후 일정 기간 동안 무궁화가 북한의 국화였으나, 후일 김일성이 “목란꽃은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향기롭고 생활력이 있기 때문에 꽃 가운데서 왕”이라며 국화로 삼을 것을 지시한 데 따른 것입니다. 북한에서는 목란이라고 하기 때문에 모란과 혼동할 수 있지만, "목란(木蘭)=목련(木蓮)≠모란(牡丹)"이고 북한에서 국화로 삼은 것은 목련 중에서도 산목련, 즉 함박꽃 종류입니다.

  

그런데 옛부터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꽃은 무궁화(無窮花)입니다. 2021년 북한 달력으로 보면, 뭔가 조금은 변화의 조짐(兆朕)이 보이는 듯하기도 합니다. 무궁화는 신라시대부터 한반도를 “무궁화 나라”(槿城)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북한의 모란은 말만 ‘국화’이지 진달래보다 못한 대접을...헛된 妄想! 북한도 國花를 ‘무궁화’로 하면? 역시 헛된 妄想! 한민족과 한반도가 모두 무궁화 사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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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魯 李龍雄/ 석좌교수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선데이뉴스신문/상임고문/
한반도문화예술연구소 대표/

[이용웅 기자 dprkcultur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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