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리뷰] 『뮤지컬 광주』, ‘광주’의 이름으로! 그날을 기억하리라.

기사입력 2021.04.15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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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뉴스신문=김건우 기자] 「벌써 41주년? 100년이 지나도 잊을 수 없는 이름, ‘오월 광주’」


14일 오후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5,18 광주 민주화운동’,  41주년 기념 대작, ‘뮤지컬 광주(Musical City Of Light)’를 관람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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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뮤지컬 광주, 캐스팅 보드 - LG아트센터 / ⓒ선데이뉴스신문]


뮤지컬을 관람 하러 가는 길은 언제나 즐겁다. 하지만 ‘뮤지컬 광주’를 관람하러 가는 길은 마냥 즐거울 수만은 없다. ‘오월 광주’는 언제나 우리에게 숭고한 정신을 갖도록 만드는, 한국 현대사 속에서 여전히 진행 중인 가장 슬픈 페이지이기 때문이다.  


80년대 초 어린 시절을 영남지역에서 보냈음에도 운동권 친척 형과 형들의 친구들이 전해준 이야기와 도서 등을 통해 일찍이 광주에서 일어난 일들에 대해 많은 부분을 알고 있었다. 당시에는 너무도 비현실적이고 잔인한 이야기에, 마치 형들이 지어낸 허구이고 도서는 누군가 상상력으로 만들어낸 소설책이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하지만 88년 청문회 등을 통해 그것이 실제 사건이라는 사실에 충격을 먹었던 기억이 있다. 


아무튼 여전히 진행 중인 아픈 역사를 잊지 않기 위해 대작 ‘뮤지컬 광주’가 41주년을 맞아 무대에 올려 진다는 것은 한국 공연史에 있어서도 아주 큰 의미가 있다고 여겨진다. 


그렇게 유년기에 가졌던 기억 탓에, 가는 동안 내내 무언가 기도하는 마음을 갖고 공연장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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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뮤지컬 광주’, 공연 현장의 '오월 광주' 관련 전시물 - LG아트센터 / ⓒ선데이뉴스신문]

  

이날은 민우혁(박한수/박윤철 역), 장은아(정화인 역), 민영기(윤이건 역), 최지혜(문수경 역) 그리고 이정열(허인구 역) 배우 등의 캐스트 공연을 관람하였다.


‘뮤지컬 광주’는 생애 첫 관람인 이유로 ‘님을 위한 행진곡’ 이외에는 넘버를 들어본 적이 없이 ‘프로그램 북’ 만으로 곡의 순서와 제목을 확인한 후 관람에 들어갔다. 


공연 초에는 어쩔 수 없이 그러한 낯설음이 있었지만 극이 점점 진행되는 동안 장중한 무대와 무대와 어울리는 숭고하고 무게감 있는 최우정 작곡가의 넘버는 배우들의 대사(가사)와 더불어 그날의 이야기들을 객석으로 생생하고 감동적으로 전달해 주었다. 

 

이렇게 경험한 넘버들을 다시 한 번 제대로 듣기 위해서라도 이 다음에 재관람을 꼭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명감이 가득한 고선웅 연출가(작가)의 연기, 음악, 무대, 조명 등 뮤지컬 무대 전체를 아우르는 연출이 인상적일 수밖에 없었다. 


개인적으로는 너무 과하지 않고 일상적인 대화들을 통해 울림을 주는 시민들의 대사가 마음에 와 닿았다. 미사여구를 담지 않고 당시 광주의 평범한 시민들이 그 극한 상황에서 했을 법한 대사들이기에 그 감동의 크기가 아주 컸다.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는 한 시민군이 계엄군의 진압 작전에도 도청을 수호하기로 결심하고 하는 대사였다. (자신의 죽음을 기정사실화 하고) “마누라 또 울겠네”  어떠한 긴 대사보다 당시 시민(군)들의 정서가 가장 잘 표현된 대사였다. 저 짧은 한 줄의 대사 속에는 삶과 죽음의 경계 속에서 공포와 회한, 그리움, (누군가를 향한) 원망 그리고 마지막 의지 등 어떤 철학자도 표현 못할 인간의 수 만 가지 감정이 담겨 있는 것이다.      


그 외에도 미장센과 조명 하나하나까지, 사실에 근거해 극의 정서와 역사적 사실 전달을 위해 연출가가 세심하게 설계하고 작업한 결과들이 고스란히 무대 위에 잘 재현되어 있었다. 커튼콜 시간에 연출가, 배우는 물론 모든 스태프들에게 감사의 박수를 마음껏 쳐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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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뮤지컬 광주’, 커튼콜 모습 - LG아트센터 / ⓒ선데이뉴스신문]


‘뮤지컬 광주’는 만들어지지 않았어야 하는 작품이다. 그날 ‘오월 광주’에서 그러한 일이 없었다면 이 뮤지컬이 만들어질 일도, 보는 일도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잔혹한 역사는 우리의 과거 속에서 일어났고 사악한 위정자들은 그것들을 묻으려고 애썼다. 하지만 국민과 광주의 시민들은 그것을 잊지 않았고 지금까지도 남은 진실을 위해 싸우고 있다. 


여전히 진행 중인 ‘그날 오월’의 모든 진실을 찾아내기 위해! 또한 후세에도 그 진실과 함께 그날의 뜨거움을 빠짐없이 알리기 위해!  ‘뮤지컬 광주’는 오래토록 공연되고 아직 가려진 진실들을 하나하나 찾아내어, 계속 스토리를 발전시켜 진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뮤지컬 광주’는 오는 25일까지 서울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 후 5월 광주 빛고을시민문화관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김건우 기자 geonwoo3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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