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연극 '해롤드와 모드'

유쾌하고 색다른 사랑 이야기
기사입력 2021.05.07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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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뉴스신문= 김종권 기자]   그동안 공연(연극, 뮤지컬, 오페라, 발레)을 많이 봤지만 이렇게 색다르고 유쾌한 공연은 처음이다. 유쾌하게 이어지다 결말은 조금 슬픈 연극 '해롤드와 모드'는 大明星(대명성...따밍싱...유명 연예인을 중화권에선 이렇게 부른다) 박정자가 나온 것만으로도 본전은 뽑을 작품이다. 

 

80세 생일을 앞둔 순수한 할머니 '모드'(박정자)와 모든 일에 부정적인 19세 청년 '해롤드'(임준혁)가 우연히 만나 깊은 우정(나중엔 사랑?)을 나누면서 소통하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다. 때로는 유쾌하게, 때로는 담담하게 인생의 깊은 철학을 연기하는 배우 박정자 모습을 볼 수 있어 무척 감동적이었다. 개인적으로 박정자가 나오는 작품을 처음 봐서 무척 영광이었다. 특유의 낮은 목소리(정말 매력적이다, 우리 어머니가 좋아하는 목소리)와 무대를 압도하는 연기, 서 있기만 해도 관객을 휘어잡는 마력. 80 넘었는데 아직 무대를 지키고 있는 그녀의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지 놀랍다. 말로만 듣던 그녀의 연기를 직접 봐서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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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생각보다 재미있다. 상황들이 무척 재미있고, 유쾌했다. 인생에 대한 감사(작은 것에도 감사), 삶에 대한 지혜가 작품 곳곳에 있다. 80세 할머니와 19세 청년이 나누는 우정(사랑?)이 감동적이고 저절로 공감이 간다. 마지막이 조금 슬프지만(그것도 인생이다). 

 

'삶을 사랑하고, 감사하라' 이 작품이 관객에게 주는 주제다. 박정자, 임준혁, 홍지영, 오세준, 최명경, 이경미 모든 배우들이 잘했지만 특히 이경미가 눈에 들어온다. '해롤드'와 만나는 맞선녀 3명(진짜 다른 사람 같다)을 완벽하게 연기(1인 3역)한 이경미는 연극, 뮤지컬에서 몇 번 봐서 낯익긴 했는데 이렇게 연기 잘하는 줄 몰랐다. 마지막 맞선녀 연기가 제일 재미있었다. 박정자와 함께 나온 것만으로도 이경미에겐 좋은 공부가 될 듯하다. 

 

대배우 박정자 작품을 실제로 봐서 무척 행복한 연극 '해롤드와 모드'. 5일 중년 관객들이 많아 좋았다. 20~30대 여성들이 주류인 국내 관객층이 더 넓어지길 소망한다. 일부가 아닌 전 국민이 공연을 즐겨야 기획사도 돈 벌고, 공연 시장도 성장하지 않을까. 대학로 공연 보러 가면 나만 40대라 조금 창피했는데 5일 연극 '해롤드와 모드'  공연장에선 내가 젊은 축에 속해 좋았다. 박정자가 체력 잘 유지해 오래오래 무대 서길 빈다. 박정자 특유 낮은 목소리는 정말 독보적이라 다른 배우가 흉내낼 수 없기 때문이다.  

 

삶을 돌아보게 되는 연극 '해롤드와 모드'는 23일까지 KT&G 상상마당 대치아트홀에서 관객을 만난다.          

[김종권 기자 kjk2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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