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로 이용웅 칼럼] 21년 7월 북한달력-김일성 사망 & 조국해방전쟁승리의 날

기사입력 2021.07.04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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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북한 달력 7월-微信搜一搜 視覺DPRK.

 

[선데이뉴스신문=이용웅 칼럼] 원래 캘린더(calendar)란 말은 라틴어로 ‘금전출납부’를 의미했습니다. 그런데 옛날 로마에서는 금전의 대차 관계를 매달 삭일(朔日)에 청산하는 풍속이 있어서 결국 금전출납부가 달력을 의미하는 말로 전용(轉用)케 되었던 것입니다. H.D.소로우(Henry David Thoreau, 1817~1862)는 <숲속의 생활>에서 “캐나다 태생의 채벌군인 그가 가진 책이라곤 한 권의 달력과 한 권의 수학책 뿐 이었다. 달력은 그에게 일종의 백과사전이었다. 그는 달력 속에 인류 지식의 요약이 들어있다고 보았다.”라고 했습니다!

 

북한의 2021년 달력 표지에는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와 김정일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라는 문장이 있습니다. 북한 달력 7월! [승리의 노래](악기 연주하는 여성 음악가 그림)가 전면을 장식했습니다. 숫자가 赤色인 날은 없습니다. 그리고 [망종 6.5. / 하지 6.21.]도 적혀 있습니다. 그리고 달력 7월에는 3일 ‘전략군절과 12일 ‘해양의 날’이 있습니다. 달력 7월의 1일부터 31일 사이에는 [27일]이 붉게 인쇄되어 있습니다. 그 아래에는 [초복 7.11/ 중복 7.21], [소서 7.7/ 대서 7.22]도 있습니다.

 

그런데 거기에 지구촌 어디에도 없는 달력 속 문장들만 없으면 대한민국의 달력이라고 해도 큰 문제가 없을 것 같습니다. 그 문장은 [주체83(1994) 7. 8.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 서거하시였다. / 주체 101(2012) 7.17. 경애하는 최고령도자 김정은동지께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원수칭호를 받으시였다. / 1894. 7. 10. 우리나라 반일민족해방운동의 탁월한 지도자 김형직 성생님께서 탄생하시였다. / 주체21(1932) 7. 31. 우리나라 녀성운동의 탁월한 지도자 강반섯녀사께서 서거하시였다. / 7.27. 조국해방전쟁승리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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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7월 19일 평양에서 거행된 김일성 장례행렬.

 

북한의 7월에서 가장 중요한 날은 아마도 ‘김일성 사망일(死亡日)’입니다. 북한의 김일성은 ‘최후의 만찬’도 없이 사망하고 말았습니다. 북한의 중앙방송과 평양방송은 1994년 7월 9일 정오 특별방송을 통해 “위대한 수령 김일성주석이 8일 오전 2시 사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총비서이시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주석이신 경애하는 수령 김일성동지의 질병과 사망원인에 대한 의학적 결론서”에는 “경애하는 수령 김일성동지께서는 심장혈판의 동맥경화증으로 치료를 받아오시였다. 겹쌓이는 정신적인 과로로 하여 1994년 7월 7일 심한 심근경색이 발생되고 심장쇼크가 합병되였다. 즉석에 모든 치료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심장쇼크가 증악되여 1994년 7월 8일 2시에 사망하시였다. 1994년 7월 9일에 진행한 병리해부검사에서는 질병의 진단이 완전히 확정되였다”고 적혀있습니다

 

“죽음은 위대하다/ 우리는 웃고 있는/ 그의 입이다/ 우리가 생명의 복판에 있다고 생각할 때/ 그것은 우리의 한복판에서 감히 울기를 시작한다”는 시인의 생각에는 죽음이 곱습니다. 그러나 죽음은 슬픈 일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죽음 앞에서 우는 것입니다. 더욱이 위대한 사람들의 죽음은 모두를 슬프게 합니다. 또한 사람들은 고기 값보다도 못한 시신 앞에서도 울고, “단불에 나비 죽듯‘해도 슬픔에 잠기는 것입니다. 그러나 국민을 노예로 만든 독재자들의 죽음 앞에서는 결코 눈물을 흘리지 않습니다. 그들은 권력으로 죽음을 거부해보지만 시왕(屍王)은 그들에게 십왕차사(十王差使)를 어김없이 보냅니다. 그래도 죽음을 예감한 히틀러는 조금은 인간적이었습니다. 자기의 죄를 알았기 때문에, 죽음을 생각한 독재자였습니다. 그런데 같은 전범(戰犯)이면서도,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전전긍긍한 김일성은 죽을 때도 비인간적이었습니다. 조상들이 물려준 땅을 초토화시킨 독재자의 말로는 분명한 悲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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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금수산태양궁전-김일성과 김정일 입상.

 

그가 죽자, 많은 북한주민들은 대성통곡을 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강요된 슬픔이었습니다. 강요된 통곡이었습니다. 반세기 가까이 백성들에게 피눈물을 흘리게 한 독재자의 죽음은 결코 슬픈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오래 전에 ‘포악한 운명의 돌팔매와 화살’을 맞았어야 할 인간이었습니다. 그런데도 그는 용케도 목숨을 부지해왔습니다. 그의 죽음이 자연사(自然死)든 아니든 그것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의 죽음은 당연한 죄값이었습니다.

 

“음악 명상을 즐겼고, ‘산삼꽃’에서 나는 산삼향기를 들이마시면서 보양하고, 각종 한약재가 들어있는 베개를 베고 자면서 장수를 꽤했다.”는 김일성의 죽음에 대한 글과 말은 각양각색이었습니다. 슬픈 만가(挽歌)를 부른 사람도 있었겠지만, 죽음의 찬가(讚歌)를 부른 사람들이 훨씬 더 많았습니다. 그의 죽음은 시(詩)로 표현되고 논문으로 발표되었으며, 공식적인 말과 뒷공론, 유언비어까지 다양했습니다. 그런 가운데서 ‘영결식’은 이틀 연기되었습니다. 이유는 끝없는 조문행렬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장의위원회는 7월 15일 “조의참가자들은 날을 따라 늘어나고 있다”고 하고 “인민들의 절실한 심정과 요구를 반영하여” 영결식은 19일, 추도대회는 20일 거행된다고 발표했습니다.

 

김일성의 ‘영결하는 의식’은 예정대로 거행되었고, 그의 시신은 “자애로운 어버이를 잃은 크나큰 슬픔에 가슴치며 목메어 흐느끼는 수백만 평양시민들과 인민군장병들의 눈물의 바래움을 받으며” 금수산의사당(현 금수산태양궁전)에 안치되었습니다. 다음날 열린 추모대회도 아들 김정일 연출 속에서 행해졌습니다. 그런데 조선작가동맹 중앙위원회가 발표한 추모시 “위대한 김일성동지의 령전에”를 보면 기이한 점이 발견됩니다. 사자(死者)의 이름은 단 한번 불리우고, 김정일의 이름은 무려 6번이나 나옵니다. 다음 독재자 김정일에 대한 阿父(?)치고는 너무 빠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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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월간 조선-위대한 령도, 승리의 7.27

 

북한 7월 달력의 [조국해방전쟁승리의 날]! 북한의 홍보 월간지 <조선>은 지난 7월호에서 “위대한 령도, 승리의 7.27”이라는 제목의 글을 실었습니다. 이 기사는 “조국해방전쟁승리의 날인 7월 27일을 맞을 때마다....미제가 조선전쟁에 저들과 남조선괴뢰군만이 아닌 일본과 15개 추종국가의 무력까지 동원하였다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이다.”는 ‘허위사실 유포’로 시작됩니다. 有口無言! 天人共怒할 일! “천인공노”는 “누구라도 분노를 참을 수 없을 만큼 증오스럽거나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는 말입니다. 天人共怒할 人面獸心!

 

북한의 7월! 북한 최고사령부가 6월 30일부터 7월 8일까지 특별경비 근무기간으로 정할 데 대한 지시를 각 군에 내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소식통은 “군량미 때문에 특별경비가 사달이 됐다는 이야기가 많이 퍼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들의 首長은 국제사회에서 배부른 소리를 하고 있지만, 군량미 부족은 알텐데...백성도 배고프고 군인도 배고프면 亡國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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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魯 李龍雄/ 석좌교수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선데이뉴스신문/상임고문/
한반도문화예술연구소 대표/

[이용웅 기자 dprkcultur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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