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료 폐업 갈등 이슈 돌출

기사입력 2013.06.24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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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료 폐업 갈등 이슈 돌출

진주의료원 폐업이 드라마라면 주인공은 단연 홍준표 경남지사다. 시종 폐업에 앞장서고 지휘했으므로 주연 겸 감독일 수 있다.

폐업을 강행해야 했던 그이 심경은 어땠을까. 얼마 전 그는 연합뉴스에 “검사시절에도 그랬지만 난 옳다고 생각한 일이면 타협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폐업을 발표하면서 이랬다. “선출직인 저도 표만 의식한다면 강제 폐업을 안 하고 모른 척 넘어가면 될 일이다.

그것은 제가 생각하는 정의도 아니고 공직자의 도리도 아니다” 잠못 비장하다. 그리고 멋진 것 같다. 홍 지사에 따르면 진주 의료원에 대해 매각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1999년 도의회 에서부터 수없이 제기됐다. 그러나 47회에 걸친 경영개선과 구조조정 요구는 모두 노조에 의해 거부됐다는 것이다.

이 말은 폐업이 그토록 절실한 현안이건만 아무도 손 못 대던 것을 자신의 결단으로 해냈다는 뜻 같다. 이름을 떨친 검사시절을 의식한 말 같기도 하고 하다.

그럴 만도 하다. 그는 만연한 부정부패와 비리를 소탕해 사회 정의를 구현한 명검사다.

1993년 슬롯머신 사건을 수사해 박철언과 이건개 등 거물들을 구속시켰다.
이 사건이 1995년 초 SBS 드라마 ‘모래시계’의 소재가 되면ㄴ서 그는 ‘모래시계 검사’‘란 별명을 얻었다.

진주의료원을 폐업하며 정의를 내세우는 홍 지사의 심중에는 정의로운 ‘모래시계 검사’의 추억이 깔려있지 않았나 한다.
그러나 그의 추억은 양날의 칼 같은 성격이 있다.
검사는 범죄척결이 임무다.
좌고우면할게 없다.
 
돌격 앞으로의 칼만 잘 휘두르면 된다. 하지만 정치인이자 행정가인 도지사는 다르다. 사안을 폭넓고 종합적으로 볼 수 있는 균형감각이 필요하다. 경남도가 103년 역사의 공공의료기관인 진주의료원은 끝내 폐업했다. 경남도가 밝힌 폐업 이유는 누적적자와 강성노조다.

이 병웡느 매년 40억원 이상 손실이 발생해 누적 부채가 300억원에 이른다.
5년쯤 지나면 자본금이 바닥날 상황이다. 경남도와 도의회는 구조조정과 경영개선을 거듭 요구했지만 의료원 노동조합은 소극적이었다. “진주 권역의 의료서비스가 공급 과잉인 데다 2월부터 민간병원도 공공보건의료 기능을 담당하기 시작해 굳이 진주의료원이 필요 없게 됐다”는 게 경남도의 설명이다. 반면 노조는 “적자는 경남도가 2008년 병원을 신축 이전하면서 220억원의 부채를 떠안겼기 때문”이라며 “2008년 이후 임금이 동결돼 귀족노조와는 거리가 멀다”며 반박한다.

청와대와 국회. 보건복지부가 나서 ‘폐쇄외의 다른 방안을 찾으라’ 고 요청했지만 홍 경남지사의 완강한 뜻을 꺾지 못했다. 야권에서는 ‘보수의 상징’으로 자리 매김하려는 홍 지사의 정치적 포석이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사실 지역거점 공공병원은 적자가 나기 쉽다. 과잉진료를 자제하고 자기공명영상(MRI)촬영 등 비보험 진료 비율이 낮으며. 취약계층을 위해 의료비를 아주 작게 책정하기 때문이다. 전국 39개 지역 거점 공공병원 가운데 2011년에 의료 수익만 따져 이익을 낸 곳은 김천의료원 하나뿐이다.

박근혜정부는 ‘지방의료원 및 지역거점 공공병원 활성화’를 공약하고 출범했지만 ‘제2,제3의 진주의료원’이 안 나온다는 보장이 없다. 폐업이 최선은 아닐 것이다. 경기도의료원 산하 6개 병원 역시 경영이 악화하면서 2007년 극심한 노사 갈등을 빚었다.

그러나 경기도는 폐업을 추진하는 대신 노조에 ‘민간병원 수준의 경쟁력 강화‘를 요구했고 노조는 임금 동결과 경영혁신으로 화답했다. 적자가 눈에 띄게 줄고 환자가  증가하는 성과를 냈다.

가원의료원도 비슷한 노력에 힘입어 경영이 개선되고 있다. 공공의료원이라고 마냥 ‘철밥통’ 일수는 없다.

효율성이 떨어지고 스스로 일어서려는 자구 의지가 박약한데도 계속 유지시켜 줄 순 없는 일이다.
지자체에 의료복지의 사각지대가 없도록 그물망을 다시 짜는 계기로 삼기를 기대한다.

칭찬합시다운동중앙회
칭찬합시다운동본부
회장 나 경 택

[나경택 기자 cc_kyungte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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