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로 이용웅 칼럼] 10월, 시월의 개천절(開天節)과 한글날 유감(遺憾)

기사입력 2021.10.07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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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 달력 이미지

 

[선데이뉴스신문=이용웅 칼럼] 시월! 10월, 영어의 October는 옥타비아누스(Octavianus)에서 유래, 또는, 라틴어와 그리스어로 eight(8)을 의미하는 octo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10월은 그레고리력에서 한 해의 열 번째 달이며, 31일까지 있습니다. 평년인 경우 이 달과 그 해의 1월은 같은 요일로 시작하고 같은 요일로 끝나며 2월하고도 항상 같은 요일로 끝납니다. 그 다음 해가 평년일 경우에는 그 다음 해 4월과 7월과 같은 요일로 시작합니다. 다만, 다음 해가 윤년이면 다음 해 9월과 12월과 같은 요일로 시작됩니다. 400년 동안 이 달은 월요일, 목요일, 토요일에 58번, 화요일과 수요일에 57번, 금요일과 일요일에는 56번 시작합니다. 이렇게 시월을 장황(裝潢)하게 이야기하는 것은 2021년 시월이 희망의 달이었으면 하는 소망 때문입니다.

 

2021년 시월에는 대체휴일이 2번 있습니다. 개천절(3일)과 한글날(9일) 다음날이 ‘대체휴일’입니다.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에 삶의 여유를 줄 것 같은 ‘노는 날’들 입니다. 실제 3일~4일, 8일~10일이 휴일입니다. 그런데 월초(月初)부터 ‘천고마비지절(天高馬肥之節)’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간간(間間)이 비가 내립니다. 시월하는 파란 하늘이 제격인데...청천(靑天)의 10월 3일은 우리나라의 건국 기념일 개천절(開天節)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개천절을 기리는 제천의식은 먼 옛날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부여의 영고, 예맥의 무천, 마한과 변한의 계음, 고구려의 동맹, 백제의 교천, 신라와 고려의 팔관회 등의 제천행사가 있었으며, 이외에도 고려시대 이후 마니산의 제천단, 구월산의 삼성사, 평양의 숭령전 등에서 각각 건국 시조 단군에 대한 숭배 의식을 거행해 왔습니다. 이후 1909년 나철에 의해 경축일로 제정하고 행사를 거행하였습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는 음력 10월 3일을 개천절로 정하였습니다. 그러나 음·양력 환산이 어렵고 10월 3일이라는 기록이 소중하다는 의견에 따라 1949년 10월 1일 ‘국경일에 관한 법률’을 제정·공포하여 양력 10월 3일을 ‘개천절’로 정하여 경축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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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53주년 개천절 경축식 행사-현장 행사 없이 사전 녹화된 영상

 

2021년 개천절! 제4353주년 개천절을 맞아 경축식 행사가 오전 10시 KBS 등 방송을 통해 송출되었습니다. 행정안전부(장관 전해철)는 ‘우리가 나무라면 뿌리가 있다’라는 주제로 제4353주년 개천절 경축식 행사를 준비했습니다. 경축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를 고려해 사전 녹화됐습니다. 행사를 준비한 행정안전부는 “영상을 통해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한다’라는 홍익인간(弘益人間) 정신에 뿌리를 둔 우리 민족이 서로 연대해 돕고, 평화로운 세상을 위해 노력하는 시민들의 모습을 전하려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개천절 대체공휴일인 4일 아침 일간지(조선·중앙)에는 그 많은 지면에서 “개천절”이라는 말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유구무언(有口無言)입니다.

 

국무총리는 경축식 기념사에서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8천 5백만 동포 여러분, 오늘은 우리 겨레의 하늘이 열린 지, 제4353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국조 단군께서 아사달에 도읍을 정하고, 홍익인간과 이화세계의 건국 이념으로 나라를 세운 오늘을, 온 겨레와 함께 뜻깊게 맞이합시다. 전 세계에서 과연 어떤 민족이 ‘널리 사람을 이롭게 하라’는 이런 아름다운 생각으로 그 겨레의 첫걸음을 내딛었을까요. 우리 민족은 이 놀라운 정신으로, 이웃에 대한 사랑은 물론, 천시와 만물을 한데 어우르고, 자연을 보듬어 안은 넉넉한 마음으로, 수많은 고난과 역경을 함께 넘어서 오늘날까지 겨레의 얼을 면면히 이어왔습니다.”라고! 그런데 위 두 신문에서 기념사는 한 단어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참! 유감(遺憾)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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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3일 개천절에 단군릉에서 참배하는 모습-통일부 제공

 

북한에서는 개천절을 공휴일로 지정하지는 않았지만, 90년대 중반 이후 단군릉이 개관하면서, 매년 개천절이 되면 단군릉에서 ‘단군제’라는 제사를 지내고 기념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1993년 10월 평양시 강동군에서 단군의 무덤을 발굴했다고 떠듭니다. 단군릉 발굴을 주관했던 북한 사회과학원이 단군과, 그 부인으로 추정되는 유골을 발견했다고 밝힌 이후부터 단군이 실존 인물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유골이 단군이 아니라는 것이 중론(衆論)입니다. 그런데 단군릉을 ‘참배’하는 일부 남한 사람들! 참! 아주! 유감(遺憾)입니다.

 

2021년 10월 9일은 ‘한글날! 10월 11일은 한글날 대체공휴일! 처음으로 한글날 기념식을 거행한 것은 한글 반포 480년 기념일인 1926년 11월 4일의 일로, 현 한글학회의 전신인 조선어연구회와 신민사의 공동주최로 식도원이라는 요릿집에서 수백 명이 참가한 가운데 당시로써는 성대하게 열렸습니다. 10월 9일이 아닌 11월 4일에 기념식이 열린 까닭은 훈민정음의 원본이 아닌 조선왕조실록의 기록에 나온 음력 날짜가 9월 29일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또, 이때까지는 아직 한글이라는 명칭이 널리 알려지지 않아 '가갸날'이라는, 지금은 좀 생소한 명칭을 사용했으며, 한글날이라는 이름으로 바뀌게 된 것은 1928년!

 

1945년 독립이 된 이후에는 10월 9일에 한글날 행사를 진행했으며 정부가 공휴일로 선포한 것은 1970년 6월 15일, 대통령령으로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을 제정·공포하여 공휴일로 정하면서 부터 입니다. 2021년 한글날에도 기념식도 하고, 각종 행사도 많이 합니다. 그런데 우리 국민들의 관심이 점점 더 멀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풍경‘을 ’뷰‘라고 해야 멋있다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어떤 작가는 한글의 무분별한 맞춤법 파괴 및 신조어 사용으로 세종대왕이 무덤에서 울고 계실 것이라는 표현에 대하여 한글이 현대까지 이르러 다양하게 표현되는 유연성으로 인하여 오히려 흐뭇할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하였습니다. 어쨌든, 주지(周知)하는 바, 세종대왕이 창제한 ’한글‘은 세계 최고의 국어(國語)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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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큰엉해변-시월의 노을 풍경

 

우리나라는 왜 한글과 한글날을 소중히 여기지 않을까요? 다른 나라에서는 우리 한글을 독창적이며 과학적인 우수한 글자라고 평가합니다. 또한 제2의 언어로 쓰기도 하고, 미국의 한 언어학자는 예쁜 한글이 태어난 날을 기념하기 위해서 파티를 연다고 합니다. 이렇게 인정받는 한글인데, 정작 더 사랑해줘야 할 우리는 영어와 섞어 쓰기도 하고 자신들만의 암호로 바꾸어 잘 알아보지 못하게 바꿉니다. 나쁜 의미를 담은 말로 쓰기도 합니다. 세계 속의 한글은 위상이 아주 높습니다. 그런데 지금 한글을 무시하는 한국인이 꽤 있습니다. 또 이상한 현상도 존재합니다. 가령 사전에 ’대박‘이라는 단어(어떤 일이 크게 이루어짐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가 있지만, ’대박‘하면 거액의 복권 당첨처럼 쓰입니다. 특히 영상매체의 TV 중에는 꼴불견도 더러 있습니다. 참! 아주! 유감(遺憾)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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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魯 李龍雄/ 석좌교수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선데이뉴스신문/상임고문/
한반도문화예술연구소 대표/

[이용웅 기자 dprkcultur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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