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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힘들게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고전은 여러 가지 기능을 한다. 그 중 가장 큰 기능은 살벌한 경쟁 사회를 견디면서 지친 마음을 힐링(치유)해주는 것이다. 뮤지컬 중에선 <두 도시 이야기>가 치유 기능에 가장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는 영국의 대문호 찰스 디킨스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냉소적이고 염세적인 남자 시드니 칼튼(류정한, 윤형렬, 서범석)이 사랑스러운 여인 루시 마네뜨(최현주, 임혜영)를 만나 가슴이 따뜻한 사람으로 변하면서 결국 그녀의 행복을 위해 목숨마저 내놓는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다.
이 작품은 웅장하면서 역동적인 무대, 18인조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32곡의 음악, 작품 전반에 나오는 드라마틱한 군무가 무척 인상적이다. 특히 18세기 런던과 파리를 생생하게 재현한 무대는 이 작품의 백미다. 지난해 초연보다 압축적인 구성, 국내 관객들을 배려한 각색, 서정적인 넘버가 돋보인다. 2시간 50분이 전혀 지루하지 않을 정도로 몰입도가 상당하다.
배우들 또한 혼신의 힘을 다한 연기와 노래로 작품을 살려준다. 특히 시드니 칼튼 역 류정한, 루시 마네뜨 역 최현주, 찰스 다네이 역 최수형의 연기와 노래는 압권이다. 류정한이 부르는 'I Can't Recall', 최현주가 부르는 'Without a Word', 마담 드파르지 역 신영숙이 부르는 'Out of Sight, Out of Mind' 등 넘버들은 아름답고 슬픈 느낌을 준다.
진실한 사랑을 찾아볼 수 없는 요즘,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는 보기 드문 헌신적인 사랑을 보여준다. 감정이 메마른 현대인들에게 한여름 소나기처럼 촉촉함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원작과 비교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8월 11일까지 샤롯데씨어터, 류정한, 윤형렬, 서범석, 카이, 최수형, 최현주, 임혜영, 신영숙, 백민정, 김도형, 김봉환, 임현수 등 출연, 1577-3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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