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로 이용웅 칼럼] 21년 11월 북한 달력- 11월 16일은 북한의 어머니날

기사입력 2021.11.01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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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북한 달력 11월-微信搜一搜 視覺DPRK

 

[선데이뉴스신문=이용웅 칼럼] 원래 캘린더(calendar)란 말은 라틴어로 ‘금전출납부’를 의미했습니다. 그런데 옛날 로마에서는 금전의 대차 관계를 매달 삭일(朔日)에 청산하는 풍속이 있어서 결국 금전출납부가 달력을 의미하는 말로 전용(轉用)케 되었던 것입니다. H.D.소로우(Henry David Thoreau, 1817~1862)는 <숲속의 생활>에서 “캐나다 태생의 채벌군인 그가 가진 책이라곤 한 권의 달력과 한 권의 수학책이었다. 달력은 그에게 일종의 백과사전이었다. 그는 달력 속에 인류 지식의 요약이 들어있다고 보았다.”라고 했습니다.

 

북한의 2021년 달력 표지에는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와 김정일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라는 문장이 있습니다. 북한 달력 11월! [김장철](손을 내밀고 있는 여인 주변에 강아지 2마리와 장독, 그리고 빨간 고추와 빈 소쿠리가 있는 그림)이 전면을 장식했습니다. 그런데 이 사진에 ‘김장철’이라는 단어가 없었으면 김장과는 무관한 사진처럼 보였습니다. 숫자가 적색(赤色)인 날은 일요일 외에 16일(어머니날)이 있습니다. 그리고 [립동 11.7. / 소설 11.22.]도 적혀 있습니다. 또한 19일(항공절 · 로켓트공업절)이 있습니다. ‘로켓트공업절’은 어느 나라에도 없는 날입니다. 수장(首長) 김정은의 복심(腹心)을 그대로 나타내는 날입니다. 북한의 11월 16일은 ‘어머니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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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어머니날 축하 사진- 2020.11.16.

 

어머니! 사전(辭典)에서는 “1.자기를 낳은 여성을 가리키거나 부르는 말/ 2.자기의 어머니와 나이가 비슷한 여자를 친근하게 가리키거나 부르는 말/ 3.극진히 보살펴 주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 풀이는 별 의미가 없습니다. ‘어머니’는 ‘참사랑’이고, 어마니의 정성은 삭발모정(削髮母情)입니다. 모발(毛髮)]을 잘라 팔아서 자식을 위하는 어머니의 정성! 이것이 우리의 어머니입니다. 이런 모정이 북한에도? 남과 북의 어머니는 같습니다. 그러면 북한이 말하는 어머니에 대해 살펴보기로 합니다.

 

북한은 2012년 10월 구체적인 날짜에 대한 설명 없이 기념일 제정 사실만 공개했습니다. 그러다가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0월 27일 “북한의 국가우표발행국에서 어머니날이 제정된 것을 기념해 새 우표를 내놨다”고 전하며 ”5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가 11월 16일을 어머니날로 제정했다“고 밝혔습니다. 11월 16일은 김일성 주석이 지난 1961년 제1차 전국어머니대회에서 '자녀교양에서 어머니들의 임무'라는 제목으로 연설한 날 입니다. 북한의 어머니날 제정 소식은 북한 매체들이 "국가적으로 어머니의 날이 제정된 만큼 꽃을 사다가 어머니나 아내에게 주면 좋아할 것"이라는 김정은의 현지지도 발언을 전하며 공개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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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어머니날 축하 이미지-11월 16일.

 

그런데 김정은이 ‘어머니날’을 제정한 것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요? 남한의 일부 언론은 김정은 제1비서의 생모인 고영희의 우상화 작업의 하나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다음 기사를 보면 전적으오 김정은의 증조할머니 강반석과 할머니 김정숙을 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음은 <로동신문>에 실린 ”우리는 존엄 높은 조선의 어머니들이다.“(발췌)의 입니다.

 

[[우리는 존엄높은 조선의 어머니들이다 - 누구에게나 어머니가 있다. 격동의 선군시대에 태여난 첫 어머니날, 사랑과 축복의 감정으로 천만자식들이 기다리는 뜻깊은 날과 더불어 어이하여 이 나라의 어머니들은 그처럼 높뛰는 가슴 진정하지 못하는것인가. 따사로운 태양의 빛발아래 선군혁명의 대지 우에 만발하게 피여나 짙은 향기를 풍기는 훌륭한 어머니들은 우리 조국의 자랑이다. 훌륭한 자식의 뒤에는 그를 훌륭히 키워 내세운 어머니가 있다. 이 나라의 어머니들의 마음 속에 끓어오르는 사랑과 존경심을 불러일으키며 가정과 사회에 끊임없는 활력을 부어주도록 어제도 오늘도 따뜻이 떠밀어주는 영원한 스승의 품, 그 위대한 품으로 하여 조선혁명은 더없이 영광스러운 혁명으로 빛나고 있다.

 

뿌리가 든든한 나무는 그 어떤 광풍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처럼 그렇듯 훌륭하게,그렇듯 완벽하게 녀성문제를 해결한 나라,녀성운동의 빛나는 력사와 창창한 래일을 자랑하는 나라는 세상에 없다.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지적하시였다. 《우리 나라 녀성운동의 전통은 수령님의 령도밑에 항일혁명투쟁시기에 이룩된 전통이며 녀성운동력사는 녀성들의 사회정치적해방과 자주성을 실현하기 위한 빛나는 투쟁력사입니다.》 녀성은 연약해도 어머니는 뜨거운 사랑의 힘을 가지고있는것으로 하여 아름답고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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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어머니날(11월16일)'을 기념하는 축하장들-로동신문

 

어머니의 사랑처럼 열화같고 진실하고 변함없는 사랑은 없다. 그 사랑에는 한계가 없고 대가를 모른다. 자식을 위해서라면 하늘의 별이라도 따오는것과 같은 사랑으로 자식을 보살펴주고 목숨도 서슴없이 내대는 것이 어머니이다. 인간 세상에서 어머니만큼 그렇듯 거룩하고 신성한 이름으로 불리우는 존재는 없다. 하지만 그 어느 시대에서나, 그 어느 정치하에서나 어머니들이 자기의 존엄을 빛내일수 있은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의 녀성문제의 해결, 이는 위대한 수령님에 의하여 그 빛나는 시원이 열리게 되었다. 제 이름 석자도 가질수 없었던 지난날의 우리 어머니들이였다. 우리 어머니들의 피눈물나는 력사를 누구보다도 가슴아파하시며 녀성문제해결을 위하여 모든 정과 열을 바치신 우리 수령님이시였다.

 

우리 조선의 어머니들에게는 선군조선의 대지 우에 삶의 뿌리를 내린 이 나라의 모든 어머니들을 더없이 귀중한 존재로 중시하시고 그들을 위해서라면 하늘의 별을 따오는것과도 같은 사랑의 전설을 수놓으시는 위대한 삶의 품이 있다! 달아오른 마음으로 경애하는 원수님을 한자리에 모신것만 같은 이런 크나큰 환희에 휩싸여 우리 어머니들 모두가 심장으로 웨친다. 수령복 ,장군복을 대대로 노래하는 이 나라 어머니들의 행복하고 긍지높은 삶을 세계여,부러워하라! 이 심장의 목소리는 영원한 운명의 품, 위대한 스승의 품을 우러러 드리는 다함없는 경모의 노래, 감사와 영광의 노래이다. 경애하는 김정은동지의 령도 따라 위대한 대원수님들의 태양기를 진두에 높이 모시고 나아가는 조선의 어머니들의 앞길엔 오직 승리와 영광, 무진한 행복만이 있을것이다.]]

 

윗글을 읽어보면, 북한의 어머니 사랑은 대단합니다. 그런데 자세히 읽어보면 모두 김일성 일가에 대한 우상화(偶像化) 입니다. 북한엔 김일성의 아내 김정숙이 모든 어머니를 상징합니다. 그러니까 북한이 말하는 어머니는 모든 국민들의 어머니가 아닙니다. 북한 주민 모두의 어머니가 엄연히 존재하지만, ”수령복, 장군복을 대대로 노래하는 이 나라 어머니들의 행복“ 운운(云云)하고 있습니다. 북한 어머니들의 ”품 속에 밤 이슬이 내린다“는 것을 북한의 수장 김정은은 아는지 모르는지...북한의 11월 16일이 지정한 ‘어머니날’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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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魯 李龍雄/ 석좌교수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선데이뉴스신문/상임고문/
한반도문화예술연구소 대표/

[이용웅 기자 dprkcultur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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