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로 이용웅 칼럼] 세계 속의 [오징어 게임]과 한민족의 전통놀이문화

기사입력 2021.11.15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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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

 

[선데이뉴스신문=이용웅 칼럼] [<오징어 게임>(Squid Game)은 넷플릭스가 방영한 대한민국의 액션 서스펜스 생존 드라마입니다. 9화로 구성되며 황동혁이 각본을 맡고 감독했습니다. 이 시리즈는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총 6개의 어린이 게임을 통과하고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한 죽음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입니다. 이 드라마의 제목 "오징어 게임"은 한국의 놀이 오징어 놀이에서 이름을 따왔습니다. 황동혁 감독은 2009년에 처음 각본을 썼으나 넷플릭스가 2019년 관심을 가지기 전까지는 이 아이디어에 투자할 기업을 찾지 못했습니다. 2021년 9월 17일에 넷플릭스에서 방영을 시작했으며, 2021년 10월 1일 넷플릭스가 정식 서비스되는 모든 국가(인도 제외)에서 넷플릭스 시청률 1위를 달성했습니다. 2021년 10월 2일 인도에서 1위를 달성하며, 넷플릭스가 정식 서비스되는 모든 국가에서 1위를 기록한 첫 대한민국 작품이 되었습니다.]

 

최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날아온 소식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유튜브 동영상 조회 수 기준으로 HBO의 히트작 '왕좌의 게임'을 제쳤습니다. 동영상 콘텐츠 데이터 분석업체 보빌 보고서에 따르면 '오징어 게임' 공식 트레일러와 클립, 팬들이 만든 각종 동영상은 모두 13만1천 개였고 이들 동영상은 유튜브에서 총 170억 뷰를 돌파했다. '오징어 게임' 유튜브 동영상의 '좋아요' 누르기나 댓글 달기 등의 횟수는 5억3천300만 건에 달했습니다. HBO의 역대급 시리즈, 2011년 첫 시즌을 시작한 ‘왕좌의 게임’이 10년간 쌓아온 기록을 누룬 것은 바로 ‘오징어 게임’ 입니다.

 

‘오징어 게임’! 이 전통의 놀이가 드라마 속에서 잔혹한 게임으로 구현되어 전 세계인이 이제 한국의 전통놀이를 재현하게 되었다는 것은 놀라운 일! 이를 계기로 지구촌이 한민족의 전통문화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잠시 한반도의 놀이문화, 특히 일제강점기 이후의 문화와 놀이에 대해 살펴보기로 합니다. 일제(日帝)는 공동체 의식을 높이는 편싸움 등, 상무정신(尙武精神)을 고취하는 횃불싸움 등의 대규모 집단놀이들을 다중집회(多衆集會)의 금지라는 허울 좋은 명목을 들어 금지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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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민속전통5] 민속명절과 놀이- 속 표지

 

일제는 1937년 중일전쟁 이후, 노골적인 놀이탄압을 자행하였습니다. 이때 중단된 민속놀이들이 아직도 그 맥을 잇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제로부터의 독립과 함께 놀이탄압시대는 자연히 끝았지만 독립과 함께 놀이의 부흥시대가 도래한 것은 아닙니다. 일제하에서 받은 식민지교육의 영향으로 민속문화에 대한 가치를 정당하게 평가되지 못하였습니다. 또한 김일성이 북쪽을 장악하면서, 전통 놀이문화는 점점 퇴색하였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북한은 <조선의 전통문화>{전집}을 출판, 제5권 “민속명절과 놀이”에서 남한보다 더 많은 놀이를 소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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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속명절과 놀이]- [사진자료] 거북놀이

 

“민속명절과 놀이”에는 총 96개 놀이 종목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북한은 “민속명절과 놀이”에서 ‘놀이’를 [무술연마놀이 · 체력단련놀이 · 지능겨루기놀이 · 인형 및 탈 놀이 · 어린이민속놀이]로 구분했습니다. 무술연마놀이는 활쏘기, 수박희(수박놀이) 등, 체력단련놀이는 놋다리놀이, 기교놀이 등, 지능겨루기놀이는 작성도 놀이, 시패와 가루 놀이 등, 어린이민속놀이는 깨금발놀이, 칠교놀이 등! 이 놀이들은 일제강점기 이전의 한민족 전통놀이입니다. 물론 남한에서 소개하는 전통놀이와 명칭이 조금 다르거나 주체사상 냄새가 나는 명칭도 있지만, 우리 민족의 귀중한 자료입니다. 이 책에서 북한은 [민속놀이의 계승발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물론 북한은 ‘김일성 놀이 문화에 역점을 두었지만, 전통놀이의 계승은 헛소리 였습니다.

 

그런데 남한이 북한의 자료를 심층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 민족의 전통문화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사전 등에는 고누 · 낫치기 · 널뛰기 · 땅따먹기 · 승경도 · 윷놀이 · 자치기 · 제기차기 · 쥐불놀이 · 칠교놀이 · 투호 · 석전(투석) · 고싸움놀이 등이 있지만, 북한의 96 종목 모두에 대해서는 소개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96 종목은 북한의 것이 아닌 한반도의 놀이 종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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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속명절과 놀이]- [사진자료] 놋다리놀이

 

지금까지 전통문화와 현대문화의 단절이 한반도에서 보였습니다. 한국 전통문화인 국악도 인기가 줄고 있습니다. 또한 남북분단 이후 제각기 다른 외래문화를 받아들이고 기존의 전통문화에 기반을 두어 새롭게 만들어진 새로운 문화가 서로 교류되지 않는 등, 남한과 북한의 문화의 이질화가 심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현대 한국 문화를 보자면, 일단 케이팝(K-POP)으로 한국의 문화는 트렌디하게 유행을 앞서나가는 이미지를 구축했으며, 점점 현대 한국의 문화에 경쟁력이 커져가고 있습니다. 그 예가 세계 속의 방탄소년단 등의 거대한 비상(飛翔)입니다.

 

지금 세계는 ’오징어 게임‘을 보고, 한국의 놀이문화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외국에서 '한국적인' 이미지로 손꼽히는 것은 케이팝(K-Pop), 한국 드라마, 한국 아이돌같이 빠르게 만들어지고 사라지는 소비성 대중문화 산업과 첨단 제조업에 해당하는 것들인데, 이런 한국문화를 통해 각인되는 국가 고유 이미지는 아직까지 일본 · 중국에 비해 많이 부족합니다. ’오징어 게임‘ 등을 통한 우리의 국가 고유 이미지 제고(提高)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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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魯 李龍雄/ 석좌교수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선데이뉴스신문/상임고문/
한반도문화예술연구소 대표/

[이용웅 기자 dprkcultur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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