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작가 이종오의 문학세계

기사입력 2013.07.06 08:36
댓글 0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기사내용 프린트
  • 기사 스크랩
  • 기사 내용 글자 크게
  • 기사 내용 글자 작게

 전주기계공고 교사인 작가 이종오


-시와 수필부문 한국신춘문예로 등단, 교사와 작가의 길 걸어-

 -자연과 사람과의 상생(相生)과 조화를 서정적 언어로 노래-

 시인이며 수필가인 이종오 선생은 한국신춘문예 당선을 통해 문단에 나온 작가이다.

 도하 이종오 선생(度河 李鍾五)---.

 그는 수필 ‘장모님’을 통해서 인간관계의 가장 기본적인 환경 요소인 가정의 이야기를 소재로 가족 간의 갈등을 그려내며 그 속에서 우리가 찾아내야할 참된 사랑과 화합의 의미를 모색하며 첫 등단의 문을 열었고, 시 ‘빗물방울’을 통해서 필연적으로 세상에 태어난 인간의 고뇌와 그 고뇌 속에서 찾아내고 일궈내야할 인간의 희망과 용기를 온 세상을 적시는 빗물방울을 보며, 시인으로서의 뛰어난 감수성으로 서정적 언어를 노래함으로써 다시 시인으로서의 길을 시작하는 열정을 보여 주었다.

 
작가 이종오는 전북 전주시 전주공고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교사이다.
오랜 세월을 교단에서 많은 우수한 인재들을 길러내며 틈나는 대로 독서를 즐겨하는 가운데에, 창작에 전념해 온 문인이다.
 
서울 마포에서 태어나 대학시절 초에는 잠시 운동권에서 머물기도 하였지만 다시 학업에 전념하여 교사의 길을 택함으로써 자신의 인생을 인재 양성에 바쳐온 모범 교사이다. 

평소 소탈하고 평범한 일상 생활에 만족하며 열심히 살아온 이종오 선생이었지만 그는 자신의 내면에서 끊임없이 타오르는 문학에의 꿈을 갖고 있었고, 그것은 매일 틈나는 대로의 독서 습관을 통해 다양한 세계와 작가와의 만남 속에서 그의 문학의 세계는 서서히 구축되어 왔다.

 
시와 수필을 왕래하면서 그의 문학수첩에는 수많은 삶의 희노애락이 메모되어 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내면에 하나의 닳을대로 닳은 ‘펜’ 하나가 있다고 말한다.
‘펜’은 작가 이종오에게 있어서 삶의 최후의 위안이면서 또한 희망이기도 하다.
그의 내면 속에서 꿈틀거리는 삶을 향한 열정과 사랑, 그리고 용기가 근간 신작에서 잘 나타나 있다.


-------------------------



시/이 종 오
 

지긋이 잡힌다.

때때로 거세게 잡히기도 하지만…….

 
부드럽게 잡혀

네게 입맞춤 한다.

내 애무 농도에 따라

 

우리는 춤춘다.

탱고, 지르박, 왈츠…….

 
그 댄스 자국은

네 살갗 문신이 된다.

호랑이 문신, 뱀 문신, 토끼 문신…….

 
애무의 흔적은

칼이나 총보다 더 예리하고 강하여

역사를 만들고 권력의 근원이 된다.

 
우리의 아가페적 사랑은

매우 오래됐을 뿐만 아니라

입맞춤과 애무는 환상적이어서

농도는 끝없이 깊어지기만 한다.

 
입맞춤과 애무의 흔적은

두려움을 주고,

즐거움을 주고,

형용할 수 없는 희, 노, 애, 락의 정점에 치닫는다.

 
너는 충복이다.

입맞춤 하는 대로

애무 하는 대로

언제나 나를 받아들인다.

 
시도 때도 없이 내가 다가서면

기다렸다는 듯이 반겨준다.

늘 처음인 너.

 
지금도 우리는 서로를 기다리고 있다.


----------------------------

 시인 이종오의 시는 관념적인 성향이 매우 강하지만 그가 읊는 시어(詩語) 속에는 현실적인 강한 주장이 항상 도사리고 있다.

  그것은 삶에 대한 뜨거운 갈망과 용기 그리고 도전 정신이다.

 평론가인 엄원지 시인은 작가 이종오의 문학 세계를 “‘추상과 현실을 오가는 서정시인’으로 관념적인 그의 시어 속에는 항상 현실을 열거하며 인간과 삶의 치열한 운명 관계를 해명하면서 미래에 대한 새로운 희망과 용기를 노래하려고 애쓴다” 라고 말하고 있다.

 작가 이종오의 시는 자연을 주제로 현실적인 은유를 작품에 반영하는 경향이 짙다.

 근간 신작인 시 ‘인왕산’에서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

인왕산

 
시/ 이 종 오 

벌거벗겨진 머리.

 
바위 틈새를 비집고 나온

어린 소나무가

한국의 기상을 말하고 있다.

 
메마른 바위에서

깊이를 측량할 수 없는

뿌리의 끝을 본다.

 
어린 소나무가 아닌 나이든 소나무를.

 
얼마나 많은 비바람에 견뎠을까…….

징기스칸의 위협,

히데요시의 잔악함…….

 
그러나

뿌리는 그 속내를 보이지 않고 있었다.

 
바위 틈새를 비집고 나온

어린 소나무들이

한국의 기상을 말하고 있다.

 
벌거벗겨진 머리에서

털이 솟는다.

회춘을 한다.

 
대한민국이 일어선다.

 -------------------------

  이 작품에서 작가 이종오는 ‘인왕산’에서 옛 역사의 상흔을 바라보며 수도 서울의 끊임없는 도전과 미래에 대한 비전을 노래하고 있다.

 그는 오늘도 전주공고 교정과 교무실 그리고 자동차과 수업실을 오가며 제자들과 머리를 맞대고 미래 한국의 희망 싹들에게 교사로서의 열정을 순수와 진실을 다하며  땀을 흘리고 있다.

 결국 그의 문학세계는 진실한 삶에의 회귀로 결론지어진다.

그는 앞으로의 꿈이 있다면 참 제자들을 양성하여 그들이 이 나라와 사회를 위해 훌륭한 초석이 되는 것과, 좋은 작품을 계속 내어 세상을 향해 그가 가진 아름다운 생각과 꿈들을 펼치는 것이라고 말한다.

 시인이며 수필가인 이종오 선생은 오늘도 퇴근길 교정 마당에서 문득 한 편의 시와 수필 소재를 떠올리며,  제자들이 걸어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밝은 미소를 짓는다.
 

인왕산에서 정상 바위틈에서 소나무와 함께

  <프로필>
서울 마포 출생/ 한국신춘문예 수필부문 신인작품상 수상/ 아름다운 시낭송회 회원/ 서정수필회 회원/ 순수창작문학회 회원/1983년부터 용담중, 정읍고, 백운증, 정읍농공고, 삼례공고, 장계공고 중등학교 교사 역임/ (현)전주공고 교사



 

 
 

 

[최혜빈 기자 chb0508@hanmail.net]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저작권자ⓒ선데이뉴스신문 & newssunday.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신문사소개 | 광고안내 | 제휴·광고문의 | 다이렉트결제 | 고객센터 | 저작권정책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 | 독자권익보호위원회 |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 RSS top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