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유니버설발레단 '호두까기 인형'

코로나19 지친 관객 위로하는 따뜻함
기사입력 2021.12.27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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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뉴스신문= 김종권 기자]     성탄절은 특별한 날이다. 종교가 있든 없든 누구에게나 소중한 날이다. 지난해에 이어 계속되고 있는 코로나19 때문에 성탄절 분위기가 식었지만 어쨌든 성탄절은 성탄절이다. 24일 성탄 전날 관람한 유니버설발레단 '호두까기 인형'은 성탄절과 꼭 맞는 특별한 선물이었다. 

 

사실 발레를 제대로 보지 못해 뭐라고 쓸 입장은 아니다. 예전 '라 바야데르'(인도의 무희)를 두 번 봤었는데 아름답고 황홀했지만 내용은 조금 어려웠다. 초보자라 그런지 발레가 어려웠다. 영화, 뮤지컬, 연극만 보다 발레를 보니 조금 낯설기도 했다. 무용수들 화려한 움직임과 음악만 조금 기억난다. 

 

24일 관람한 '호두까기 인형'은 나같은 초보자도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라 조금 안심이 되었다. 예전 어린 시절 回憶(회억... 추억은 일본식 한자어라 중화권에서 쓰는 한자로 대체)이 계속 떠올랐다. 성탄절 전날 밤(24일) 아버지가 과자 상자(80년대~90년대 초까지 이런 과자 상자가 있었다)를 들고 와서 나와 남동생에게 성탄절 선물로 주곤 했었다. 24일 밤 11시까지 동생과 둘이서 자지 않고 아버지를 기다렸던 생각이 난다. 그 때는 주5일제가 아니라서 아버지는 새벽 6시 출근해 밤 12시 퇴근하는 생활을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했었다. 아버지 얼굴 보기도 어려웠던 그 시절 12월 24일 밤은 모처럼 아버지 얼굴을 보는 날이었다. 1월 1일 신정과 설(1월 말이나 2월 초)에는 아버지가 회사 일이 생기면 출근했기 때문에 12월 25일 성탄절(회사 사장이 아버지가 교회 다니는 걸 배려해 25일은 쉬게 해주었던)만 아버지가 제대로 쉬는 날이었다. 그 성탄절 받았던 과자 상자가 발레 보면서 갑자기 떠올랐다. 실제 발레 '호두까기 인형'에 과자 상자가 나온다. 80년대 초등학생 시절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라 나에겐 무척 특별한 공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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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 '호두까기 인형'은 화려한 춤이 볼거리다. 스페인, 아랍, 중국, 러시아 등 세계 여러 나라 춤들이 나온다. 춤에는 문외한이지만 춤이 화려하고 경쾌해 흥이 절로 난다. 남, 녀 무용수가 추는 2인무(파드되)는 아름다우면서 우아했다. 유니버설발레단 미래를 책임질 서혜원과 이동탁이 보여준 2인무는 한국 발레 앞날을 기대하게 했다. 익숙한 음악과 어울리는 밝고 경쾌한 안무가 인상적인 발레 '호두까기 인형'은 코로나19로 지친 관객들에 작은 쉼터를 제공한다. '호두까기 인형' 자체가 주는 감동과 성탄절 느낌이 어우러져 기억에 남을 작품이다. 

 

어린 시절 기억을 되살려주는 발레 '호두까기 인형'은 12월 30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관객을 만난다.    

 

[김종권 기자 kjk2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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