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영화 '만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게 있어'

가슴 아픈 사랑과 창의성이 돋보이는 대만 영화
기사입력 2022.01.27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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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뉴스신문= 김종권 기자]     대만 영화는 언제 보아도 매력적이고 설렌다. 예전 중학교 1학년(1990년) 때 대만 미녀 배우 王祖賢(왕조현.. 왕쭈시엔) 나왔던 '천녀유혼'을 비디오로 보고 한동안 대만 앓이를 했다. 1990년 중학교 1학년 소년 눈에도 왕조현은 예뻤다. 왕조현 때문에 臺灣(대만..타이완)을 알게 되었고 40대 중반이 된 지금까지 대만 사랑은 이어지고 있다. 

 

26일 관람한 대만 영화 '만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게 있어'(원제: 月老...월하노인 줄임말로 혼인을 관장하는 신)는 구파도 감독(2012년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감독) 재치와 대만 특유 감성이 살아난 슬프고 따뜻한 영화였다. 오랜만에 가진동, 송운화를 봐서 감동과 재미가 두 배였다.  

 

영화는 한 여자만 평생 사랑해온 순정남 '샤오룬'(가진동)이 갑작스런 사고를 당해 저승에 가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곳에서 귀엽고 왈가닥인 '핑키'(왕정...예전 구숙정 영화 연출했던 홍콩 영화 감독 왕정과 동명이인... 한자가 다르다)와 짝이 되어 이승으로 내려오지만 하필 인연을 맺어줘야 할 상대가 평생 사랑했던 '샤오미'(송운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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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샤오룬'이 '샤오미'와 다시 만나 서로 사랑을 확인하는 부분이 무척 슬펐다. 무서운 귀신(전생에서 한을 품고 죽은)이 나오며 약간 공포 영화처럼 되지만 이야기 큰 흐름을 방해하진 않는다. 구파도 감독 특유 재치가 엿보이는 장면이다. 큰 개(어릴 때 개에게 물린 적 있어 아직 개가 무섭다)가 '샤오미'와 같이 나오는데 자꾸 보니 귀여웠다. 개를 좋아하는 관객들은 끌릴 만한 장면이다. 보도자료에 소개(강조)된 '샤오미'와 '샤오룬' 입맞춤 장면(짧게 나와 아쉬웠다)은 애틋함과 그리움을 동시에 보여줬다. 대만 영화 특유 감성이 그대로 나타난 장면이다. 2012년(대만에선 2011년 개봉)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에서도 구파도 감독 특유 재치와 감성이 좋았는데 이번 영화에서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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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자만을 평생 사랑하는 순정남(여성 관객들이 반할 남자 주인공) '샤오룬'을 연기한 가진동은 2012년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에서 보여준 매력을 다시 선보인다. 개인적으로 그가 마약 사건(성룡 아들과 같이 마약)에 휘말려 추락한 게 안타까웠는데 다시 재기해 기쁘다. 체대 출신답게 탄탄한 체격을 자랑하는 가진동은 아주 잘생긴 얼굴은 아니지만 매력적인 웃음과 연기가 인상적이다. 10년 만에 다시 영화를 통해 만나 무척 반가웠다. 코로나19가 끝나면 다시 한국을 방문해 영화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줬으면 한다. 

 

'샤오룬'이 평생 사랑하는 여인 '샤오미' 역 송운화는 대만 사랑 영화에 잘 어울리는 여배우다. 아주 예쁘진 않지만 매력적인 콧대와 눈(약간 베트남 사람 같은)이 인상적이다. '나의 소녀시대'에서 왕대륙과 찰떡 호흡을 자랑했던 송운화가 이번 영화에선 아주 슬픈 연기를 보여준다. 발랄하고 귀여운 매력 송운화가 보여준 눈물 연기가 무척 슬펐다. 한국을 무척 사랑하는 송운화를 빨리 기자회견장에서 만나고 싶다. 코로나19가 빨리 끝나길 바랄 뿐이다. 

 

'샤오룬'을 짝사랑하지만 '샤오미'를 위해 양보(?)하는 귀엽고 통통 튀는 '핑키' 역 왕정(한국 가수 윤하(고윤하)랑 많이 닮았다)은 영화 약간 어둡고 슬픈 부분을 밝고 사랑스럽게 만들어준다. 그녀 통통 튀는 말투(약간 거칠지만)와 애교(?)는 한국 남성 관객들 시선을 모으기에 충분하다. 윤하(고윤하)와 닮은 그녀 왕정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다음 작품엔 왕대륙이나 류이호와 나오면 한국에서 흥행할 것이다. 

 

영화 중간 중간 홍콩 4대천왕 곽부성(궈푸청), 대만 드라마 '유성화원' OST 情非得已(정비득이..칭페이더이...널 사랑할 수밖에 없어), 대만 영화 聽說(청설..팅수어...듣자하니) 주인공 팽우안(펑위옌) 등이 나와 흥미로웠다. 특히 '유성화원' OST는 예전 回憶(회억...후이이..추억은 일본식 한자어라 회억으로 순화)이 떠올랐다. '유성화원'에 나오는 대만 미남 배우 언승욱(옌청쉬...77년생으로 나와 동갑)을 좋아했는데 영화 대사로 나와 반가웠다. 언승욱은 '나의 소녀시대'에 대만 여배우 진교은(천치아오언)과 같이 나오기도 했는데 관객들이 누군지 몰랐다는 기사를 읽고 놀랐던 기억이 난다. 한국에 자주 왔던 언승욱인데 10~20대 관객들이 몰랐다니 세대 차이가 느껴진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하는 법이니. 

 

대만 영화는 특유 감성과 따뜻함(또는 설렘)이 항상 좋다. 평생 한 여자(또는 한 남자)만을 사랑한다는 사실 자체가 낭만적이다. 사랑을 잃어버린 시대(혹은 돈이 사랑인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사랑은 영원하다'는 주제를 던져주는 대만 영화 '만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게 있어'는 무척 소중하게 다가온다. 코로나19로 지친 마음을 아름다운 대만 거리와 바다가 위로해준다. 코로나19로 갈 수 없는 대만을 영상으로 보니 조금 위안이 된다. 

 

곧 이어질 春節(춘절.. 춘지에...설) 연휴 가족, 연인들과 함께 보기 좋은 영화다. 마지막 배우들이 나오는 영상까지 놓치지 말아야 할 대만 영화 '만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게 있어'는 2월 9일 개봉한다. 한국 영화사 (주)벌집이 공동 제작했고, 대만에서 지난해 11월 개봉 후 3주 연속 1위를 달성했다. 송운화, 가진동, 왕정 등이 나온다.         

[김종권 기자 kjk2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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