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뮤지컬 '광주'

평범한 사람들이 만든 위대한 역사
기사입력 2022.04.24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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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뉴스신문= 김종권 기자]       같은 뮤지컬을 두 번째 봤는데 이렇게 감동적이긴 처음이다. 지난해 봤을 때 조금 아쉬웠던 서사가 깔끔해졌고, 웅장한 음악은 더욱 구슬프게 들렸다. 배우들 연기와 노래는 5.18 아픔을 그대로 관객들에게 전달했다. 약간 어둡고 비장한 느낌을 주는 무대는 광주 시민들 아픔을 적절히 보여줬다. 160분 동안 5.18 민주화운동 아픔과 상처를 제대로 느꼈던 창작 뮤지컬 '광주'를 4월 23일 관람했다. 

 

우리가 모두 알고 있는 5.18 민주화운동 슬프고 아픈 역사를 작품은 광주 시민들 시선으로 따라간다. 우리 이웃에서 살고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 위대한 역사를 만들어 가는 모습이 슬프지만 희망적으로 그려졌다. 잊혀진 그들 모습을 생생하게 되살린 배우들 연기와 노래는 160분 동안 작품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제목부터 5.18 민주화운동 아픔과 불의에 맞서 투쟁한 평범한 사람들 일상을 떠올리게 만드는 '광주'는 한국인으로 태어난 이상 꼭 봐야 하는 어떤 의무감이 생긴다. 보고 나면 우리가 지금 누리고 있는 자유와 평등이 그냥 얻어진 것이 아님을 저절로 알게 된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내(1977년생)가 세 살 때(1980년 5월 18일) 광주에서 벌어진 위대한 시민들 투쟁이 오늘날 우리가 누리고 있는 민주화 바탕이 되었다. 당연한 듯 하지만 그 당시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일들이다. 민주화를 위해 투쟁한 모든 분들에게 정말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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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재연 때는 편의대원 '박한수' 시선으로 그려져 조금 아쉬웠는데 이번 삼연에는 확 달라져 있었다. 평범한 사람들 일상과 아픔, 희망이 나와 슬프면서 감동을 준다. 정말 평범한 사람들이 민주화를 위해 목숨까지 내던지는 모습이 눈물났다. 관객들 모두 큰 감동을 받은 듯했다. 최근 본 작품 중 관객과 배우들이 이렇게 하나 되어 커튼콜을 장식한 경우는 드물었다. 지난해 공연 때도 좋았지만 이번 공연 때도 커튼콜이 무척 감동적이었다. 뮤지컬 '광주'가 한 번으로 끝나지 말고 꾸준히 공연되어 한국 창작 뮤지컬 역사를 장식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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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책임자 두 명이 사망해 5.18 민주화운동 진실을 밝히기 무척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만일 이 작품을 보고 뭔가 깨달은 게 있다면 그 당시 계엄군으로 복무한 사람들이 고해성사를 했으면 한다. 역사는 왜곡하면 안 된다. 있는 그대로 말해야 다음 세대에게도 교훈이 될 것이다. 계엄군으로 복무한 사람들도 위에서 지시한 대로 했기 때문에 절반은 피해자다. SBS 다큐멘터리를 몇 년 전 봤는데 계엄군으로 복무한 사람이 광주를 찾아가 희생자들에게 사죄하는 장면이 나왔다. 두 사람 모두 껴안고 울었다. 보는 나도 눈물이 나왔다. 이렇게 해야 진정한 용서와 화해가 되지 않을까?   진실은 숨기려고 해도 언젠간 밝혀진다. 계엄군으로 복무한 사람들이 용기를 내어 진실을 고백하면 5.18 민주화운동 유가족들, 광주 시민들 상처가 조금은 아물 것이다. 죽기 전에 꼭 고백했으면 한다. 

 

21일 시연회 때 정동화(김동현)가 했던 말( 시연회만 취재하고, 간담회 기사는 지하철 안에서 스마트폰으로 검색했다)이 내 경우와 비슷해 공감이 되었다. "부끄럽지만 이 작품에 대해 아는 게 없었다. 이 작품이 알려질 수 있도록 뭔가 할 수 있다면 하겠다"  

 

그 기사를 검색하고 내 경우와 비슷해 무척 놀랐다. 나도 1995년 고등학교 3학년 때 국사(지금은 한국사) 교사가 알려줘 처음 알았다. 그 때 무척 놀랐다. 남의 나라 일인 줄 알았는데 우리 나라에서 일어났다니.  그 때 받은 충격은 어릴 때 개(진돗개 잡종)에게 물린 충격과 비슷했다. 23일 공연을 보면서 아직 5.18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국민들에게 이 작품이 길잡이가 되길 기도했다. 2019년 홍콩 민주화시위, 2021년 미얀마 쿠데타를 보면서 5.18 민주화운동이 생각났다. 아직 암흑 속에서 신음하고 있는 홍콩, 미얀마, 최근 전쟁으로 고통받고 있는 우크라이나까지. 고통받는 사람들을 보면서 5.18은 아직 현재진행형 이란 생각이 들었다. 고통받고 있는 홍콩, 미얀마,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민주화와 안정을 되찾길 바란다. 

 

연기, 노래, 무대가 큰 울림을 주는 창작 뮤지컬 '광주'는 5월 1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관객을 만난다. 5월 14일과 15일에는 광주 빛고을시민문화관으로 장소를 옮겨 시민들을 만난다. 이지훈, 조휘, 정동화(김동현), 신성민(서성민), 문진아, 김나영, 효은(이효은), 최지혜 등이 나온다.       

[김종권 기자 kjk2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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