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리뷰] 『데스노트』, 한국 뮤지컬의 ‘뉴 트렌드’를 제시하다.

기사입력 2022.04.26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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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뉴스신문=김건우 기자] 한줄평 : “연기, 넘버, 무대 디자인 영상, 이 모든 것들이 최고인 무대!!”


평일 저녁, 서울 신당역에 위치한 충무아트센터에서 NEW 프로덕션, 논-레플리카 버전으로 돌아온 오디컴퍼니의 뮤지컬 ‘데스노트’를 관람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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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데스노트’, 충무아트센터에서 /  ⓒ선데이뉴스신문]  


이번에 관람한 회차는 홍광호(야가미 라이토), 김성철(엘), 장은아(렘), 서경수(류크), 케이(아마네 미사) 배우의 캐스트였다. 


뮤지컬 ‘데스노트’는 전 세계적으로 히트를 친 동명의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이름을 쓰면 죽게 되는 ‘데스노트’를 사신 ‘류크’가 인간들에게 던지고 그걸 우연히 줍게 된 천재 고교생 ‘야가미 라이토’가 전 세계 범죄자의 이름을 적어 죽음으로 그들을 심판하게 되면서 사람들이 그를 구원자 ‘키라’라 부르며 추앙하기 시작하고 전 세계의 미제 사건을 해결해 온 비밀에 싸인 명탐정 ‘엘(L)’이 그렇게 연쇄 살인을 저지르는 ‘키라’를 추적하고 처벌하려고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이러한 두 천재 소년의 각자가 가진 정의와 신념을 위해 양보할 수 없는 대결을 긴장감 넘치게 무대 위에 그려낸 작품이 '데스노트' 이다.


특히 제작사 오디컴퍼니는 5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올린 이 작품을 ‘논-레플리카(non-replica)’ 방식으로 제작하였다. 초/재연 때 일본 원작 뮤지컬을 카피하여 그대로 올렸다면 이번 공연은 세트와 안무, 의상, 영상 등 무대 연출을 독자적으로 창조하고 완성하였다. 


그 중에서도 무대의 모든 '면'에 완전한 LED 고화질의 미디어아트를 구현한 영상 디자인은 한국에서 뮤지컬이 영상 테크놀로지를 통해 더 완벽한 무대 비주얼을 완성할 수 있다는 것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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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데스노트', '아가미 라이토' 역의 홍광호 배우 / 제공=오디컴퍼니] 


모든 영상 시퀀스가 인상적이었지만 그 중에서도 라이토와 엘이 테니스 경기로 대결하며 치열한 두뇌 싸움을 펼치는, 듀엣 넘버 ‘놈의 마음속으로(Playing His Game)’를 부르는 장면은 이 뮤지컬의 클라이맥스 영상 시퀀스라 하겠다. 


선명한 레이저 프로젝터가 테니스 코트의 흰색 선을 리얼하게 구현하고 무대 위를 회전하는 코트의 동선을 따라가며 춤을 추듯 랠리를 하는 라이토와 엘의 긴장감 넘치고 액셔너블한 감정 장면을 완벽한 비주얼로 표현해 낸다. 

 

영상 비주얼이 인물의 감정을 표현해 내는 아주 특별한 순간을 경험하였다. 


특히 이 테니스 대결 장면은 만화와 애니메이션의 형식을 무대 영상 미디어로 그대로 옮겨온 듯 해 더욱 더 환상적이었다. 

 

두 인물의 각자 테니스 코트 공간이 중간으로 분리될 때는 정말 만화 혹은 애니메이션 그 자체가 무대 위에서 구현되는 느낌이었다. 선의 영상 위에서 벌어지는 박진감과 긴장감 넘치는 대결 액션은 ‘데스노트’의 백미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테니스 대결 시퀀스 하나만으로도 ‘데스노트’는 꼭 관람 가치가 있는 작품이라고 말하고 싶다.   

     

테니스 시퀀스 외에 모든 장면이, 뛰어난 미디어 아트를 통해 환상적으로 표현되었고 지금 쓰는 텍스트로 그 영상미를 전부 표현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직접 관람을 통해 경험해 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다. 


차후에 이번 ‘데스노트’가 이루어낸 미디어 아트 테크놀로지의 기술을 따로 취재하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배우들은 널리 알려진 대로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역시 뮤지컬 무대는 배우의 연기와 넘버 소화력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아주 잘 보여주었다.


‘데스노트’하면 홍광호 배우의 ‘아가미 라이토’가 첫 번째로 자리 잡을 정도로 ‘홍광호’는 이미 뮤지컬 ‘데스노트’ 전설의 자리에 위치한다.     


홍광호는 여동생과 아버지를 사랑하는 모범 고교생 ‘라이토’의 모습과 범죄자를 응징하는 카리스마 가득한 ‘키라’의 이중적 모습을 멋지게 표현해 낸다. 


‘라이토’의 대표 넘버 ‘데스노트(Hurricane)’나 ‘정의는 어디에(Where Is The Justice?)’, ‘엘’과 액션 넘치는 테니스 대결을 펼치며 부르는 ‘놈의 마음속으로(Playing His Game)’ 등 그가 부르는 넘버들은 감동을 넘어 소름끼치는 전율감을 느끼게 하였다. 

 

그의 모든 공연이 그렇겠지만 ‘데스노트’ 역시 홍광호가 왜 국내 최고의 뮤지컬 마스터로 불리는지를 여실히 증명시켜준 무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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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데스노트', '엘(L)' 역의 김성철 배우 / 제공=오디컴퍼니] 

 

‘엘’의 김성철 배우, 그는 순수함과 냉철함을 가진 ‘엘’ 그 자체였다. 

 

아쉽게 김준수 배우의 무대를 보지 못해 비교를 할 수는 없지만 개인적으로 김성철 배우의 ‘엘’ 매력도는 10점 만점에 10점을 줘도 손색이 없다고 여겨진다. 

 

특히 다양한 성격적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연기와 넘버는 김성철 배우의 진가가 유감없이 발휘되었다. 오랜만에 돌아온 뮤지컬 무대임에도 오히려 매체에서 쌓은 연기력을 바탕으로 팔색조 캐릭터 ‘엘’의 모습을 김성철 스타일로 무대 위에서 멋지게 표현해 보였다. 

 

이제 ‘엘’하면 김성철이 떠오를 만큼 김성철 배우에게는 이번 무대가 여러 가지 큰 의미로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아마네 미사’ 역의 케이 배우는 이제 어느 정도 내공의 캐리어를 쌓은 아이돌 보컬답게 넘버 소화력은 더할 나위가 없었고 연기도 ‘미사’라는 캐릭터 속으로 잘 스며들어 자기 옷을 잘 입은 듯 퍼모먼스를 보여주었다. 조금 더 뮤지컬 배우의 내공을 쌓는다면 아이돌 출신으로 성공의 길을 가고 있는 선배들의 뒤를 따를 수 있으리라 기대가 된다.


‘류크’ 역의 서경수 배우는 겉으로는 가벼워 보이지만 ‘라이토’를 통해 인간이 가진 다양한 본성을 통찰하는 사신의 역을 훌륭히 소화해 냈다. 스포일러라서 밝힐 순 없지만 마지막에 ‘라이토’를 향하는 그의 냉정함은 뮤지컬 ‘데스노트’의 주제를 제대로 전달해 주었다고 여겨진다.


뒤지지 않은 무대 내공을 가진 ‘렘’역의 장은아 배우는 카리스마 넘치는 (의상) 비주얼과 목소리 속에, 미사와 인간을 향한 연민을 가득 담은 사신의 고뇌와 희생을 애절하게 보여주었다. 아마 ‘데스노트’에서 가장 슬프고, 관객 입장에서 가장 연민이 가는 캐릭터가 아닌가 싶다. 

 

이렇듯 기존에 보기 드문 미디어 아트를 전면에 내세워 최고의 비주얼 볼거리와 변함없는 배우들의 캐릭터 퍼포먼스를 보여준 아주 인상적인 무대가 바로 뮤지컬 ‘데스노트’였다. 


단 한순간 눈을 뗄 수 없는 미디어 아트의 강렬한 무대와 홍광호, 김준수, 고은성, 김성철, 김선영, 장은아, 강홍석, 서경수, 케이, 장민제 등 최고의 실력을 갖춘 배우들이 출연, 일찌감치 모든 회차의 좌석을 구하기 어렵기로 소문 난 뮤지컬 <데스노트>는 오는 6월 26일까지 서울 흥인동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김건우 기자 geonwoo3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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