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뮤지컬 '모래시계'

드라마를 뛰어넘는 감동
기사입력 2022.06.03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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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뉴스신문= 김종권 기자]    드라마를 뮤지컬로 만든 작품들을 그동안 많이 봤다. '환상의 커플', '여명의 눈동자', '모래시계' 등이다. 이 중 2017년 봤던 '모래시계'가 제일 기억에 남았다. 서사가 조금 아쉬웠지만 음악과 배우들 연기가 좋아 다음이 기대됐던 작품이었다. 그런 면에서 6월 1일 두 번째 봤던 뮤지컬 '모래시계'는 2017년 초연 부족했던 부분들을 개선해 세련된 느낌을 줬다. 

 

초연과 달라진 부분은 경호원 '재희'가 사라지고, 역사를 기록하는 사회부 기자 '영진'이 들어온 점이다. 이 부분은 성공적이다. 초연 '재희'가 무난했다면 이번 '영진' 역할은 많이 안 나오는데도 극 분위기와 맞아 떨어졌다. 주인공 세 명을 이어주는 역을 무난히 소화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뮤지컬 '드라큘라'에서 인상적이었던 김수연이 당차고 귀여운 '영진'과 잘 맞았다.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아주 중요한 역이 사회부 기자 '영진' 역이라 놓치지 말고 봐야 한다. 

 

두 번째 달라진 부분은 음악이다. 초연 때는 음악이 평범해 금방 잊혀졌다면 이번엔 아름답고 가슴을 울렸다. 내가 좋아하는 90년대 발라드(신승훈, 이승환) 느낌이다. 예전 90년대 홍콩 4대천왕 유덕화, 여명 노래와도 비슷한 느낌이다. 무척 슬프면서 극과 잘 맞았다. '태수'가 부르는 '너에게 달려가', '우석'이 부르는 '나는 지금 어디에', '혜린'이 부르는 '모래시계' 등 노래들이 무척 슬프면서 아름다웠다. 극 전개와 어울리면서 관객들 가슴을 울리는 뭔가가 있다. 창작 뮤지컬 음악이 이렇게 아름답게 느껴지긴 처음이다. 5월 31일 시연회 때 박정아 음악감독 말대로 배우들이 부르는 넘버에 집중하면 '모래시계'란 작품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 정도로 음악이 정말 뛰어나다. 

 

'모래시계'에서 인상적인 것은 배우들이다. 어두웠던 우리 현대사에 온 몸으로 맞선 '태수'와 '우석', '혜린' 세 인물을 무대 위에서 실감나게 연기한 조형균, 남우현, 박혜나 호흡은 완벽했다. 특히 조형균이 연기한 '태수'는 자기만의 서사를 보여줘 좋았다. 풍부한 성량과 탁월한 연기로 '태수' 아픔과 고민을 그대로 보여줘 인상적이었다. 드라마 '태수'를 연기한 최민수, 2017년 초연 때 봤던 신성록과 다른 매력을 선보여 무척 기억에 남는다. 조형균이 출연한 작품들을 많이 봤지만 이번 '모래시계'가 그에게 제일 잘 맞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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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나가 연기한 '혜린'은 2017년 초연 때 조정은, 드라마 고현정보다 여성적이고 우아한 느낌을 준다. 시대 불의를 외면하지 않고 투쟁하는 강한 모습과 아버지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카지노를 이끄는 현실적이고 냉정한 모습이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개인적으로 박혜나는 이런 역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드라마에서 고현정이 연기한 '혜린', 초연 때 조정은 '혜린'도 좋았지만 이번 박혜나 '혜린'이 제일 기억에 남았다. 

 

남우현이 연기한 '우석'은 드라마 박상원이 연기한 '우석'과 비슷한 느낌이다. 부드러우면서 강한 내면을 갖고 있는 '우석'은 남우현과 잘 어울리는 듯하다. MBC '복면가왕'에서 남우현을 인상적으로 봤었는데 이번 '모래시계'에서도 그만의 매력을 잘 살렸다. 화려하지 않지만 소금 같은 남우현이 뮤지컬 무대에서 자리잡아 좋은 배우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이 작품을 보면서 우리가 절대 잊지 말아야 할 아픈 역사 5.18 민주화운동과 YH사건, 삼청교육대 등이 나와 무척 가슴 아팠다. 5.18 민주화운동은 아직 끝나지 않은 아픔이다. 책임자 두 명은 죽었지만 묻혀진 그날 진실이 하루빨리 공개돼 유족들 아픔을 달랬으면 한다.  정확한 진상 규명이 먼저 이뤄져야 그 다음 용서와 화해가 가능하다. 4월 봤던 뮤지컬 '광주'에서 느낀 아픔을 '모래시계'를 보면서 다시 느꼈다. 우리 아픈 현대사를 뮤지컬로 보면서 역사 교육 중요성을 느낀다.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이 봐도 좋을 뮤지컬이다. 

 

가슴을 울리는 음악과 우리 현대사 아픔을 그대로 표현한 서사, 배우들 열연이 돋보이는 창작 뮤지컬 '모래시계'는 8월 14일까지 대성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관객을 만난다. 민우혁(박성혁), 온주완(송정식), 조형균, 최재웅, 송원근, 남우현, 박혜나, 유리아(방지숙), 나하나, 이율, 임정모, 황만익, 정의욱, 송문선, 김수연 등이 나온다.   

 

 

[김종권 기자 kjk2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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