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중독 심각한 사회문제

기사입력 2010.03.14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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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대전 후 미국 브룩헤이븐 연구소에서 일하던 핵물리학자 윌리엄 히긴보섬은 견학 오는 사람들을 위해 1958년 ‘테니스 포 투 (Tennis for Two)’ 라는 첫 컴퓨터 게임을 만들었다.

핵개발용 아날로그 컴퓨터를 이용해 두 사람이 화면을 보며 공을 주고받는 게임이었다. 1972년 놀런 부시넬이 세운 최초의 비디오게임 회사 아티라는 흑백 화면에서 막대를 위아래로 움직여 공을 치는 ‘풍’을 선보이며 한 해 20억 달러 매출을 올렸다.

 이후 그래픽 기술, 인터넷 발달과 함께 컴퓨터 게임은 온라인으로 넘어갔다. 컴퓨터 게임이 산업으로 성장하면서 게임 중독도 사회문제로 커졌다.

지난 해 영국에선 도박과 알코올 중독 전담 의료시설에 온라인 게임 중독 치료코스가 신설됐다. 비디오를 통한 치료를 비롯해 12가지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이곳 책임자는 “게임중독자들이 무조건 접속하지 못하게 해선 소용없다. 환자가 자신의 문제를 깨달을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줘야 한다.” 고 했다.

 미국·네덜란드·중국에도 게임 중독 치료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김상은 교수팀은 작년 말 게임 중독자들이 마약 중독자와 비슷한 뇌 구조를 갖고 있다는 보고서를 냈다.

 중독 조절 또는 중독과 관련된 특정부분이 마약 중독자들과 비슷한 활동성을 보였다는 것이다.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은 9~19세 어린이·청소년 중 2.3%, 17만 명이 약물치료가 필요한 인터넷 중독 고위험 군이라고 분석했다.

PC방에서 닷새나 무협 온라인게임에 빠져 지내던 30대 남자가 갑자기 쓰러져 숨졌다. 이 일용직 노동자는 소시지와 햄버거만 가끔 먹으며 컴퓨터에 매달렸다고 한다.

게임만 한다고 추궁하는 어머니를 숨지게 한 20대도 있었다. 그는 이 끔찍한 짓을 저지른 뒤 PC방에서 또 게임을 하다 붙잡혔다.

한 부부가 인터넷 게임에 빠져 갓난아기를 굶어죽게 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인터넷 채팅을 통해 만난 40대 남편과 20대 아내는 생후 3개월 된 아기를 집 안에 방치하고 우유도 제때 주지 않은 채 하루 12시간 PC방에서 인터넷 게임에 몰두했다.

게임 중독의 폐해가 얼마나 큰지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게임 중독은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어가고 있다. 행정안전부의 ‘2008 인터넷 중독 실태조사’ 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인터넷 중독률은 8.8%, 중독자 수는 199만 9000명이었다. 중독자의 40%가 초중고교 학생들이지만 청년실업과 맞물려 성인 중독자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청소년기에 게임에 지나치게 몰입하면 성인이 돼서도 인터넷 게임이나 도박에 쉽게 빠져든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성인 중독자는 가족의 설득이 잘 통하지 않고 학교의 관리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중독 탈출이 어렵다. 게임에 빠지면 통제력을 상실하고 충동적이 된다.

만성적인 수면 및 운동 부족으로 건강을 해치며 인간관계가 끊긴다. 증세가 심해지면 현실세계와 가상세계를 혼동하게 돼 끔찍한 사건을 저지를 수 있다. 게임 중독은 자신을 망치는 데서 나아가 가족과 이웃에게 해악을 끼치는 단계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다.

청소년기에 게임을 적당히 즐기는 것까지 죄악시할 일은 아니다.

모든 것은 정도의 문제이다. 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소프트 회장도 열 살짜리 큰 딸이 컴퓨터 게임에 빠져 골치를 앓았다고 밝힌 적이 있다. 그는 딸의 컴퓨터 사용시간을 제한했다. 부모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일화다. 어렸을 때부터 인터넷을 건강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교육이 중요하다.

정부도 게임 산업 진흥에만 관심을 가질 게 아니라 게임 중독을 막기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

[나경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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