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세계적인 인물

기사입력 2014.02.14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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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의사가 1909년 일본의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중국 하얼빈 역에 ‘안중근 의사 기념관’이 세워졌다. 문을 연 기념관 정문의 시계는 안 의사가 이토를 저격한 시간인 오전 9시 30분에 멈춰 서 있다. 중국 측은 ‘역사의 현장’인 하얼빈 역 1번 플랫폼 위에 안 의사를 기리는 현판도 걸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중국 방문 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하얼빈 의거 현장 바닥에 표시석을 설치해 달라고 요청했다.

중국은 박 대통령이 요청한 표시석보다 격을 높여 별도의 기념관을 개설했다. 한국과 함께 일본 제국주의의 주요 피해국인 중국의 협조로 건립된 이 기념관은 한 · 중 우호와 협력을 상징하는 의미가 크다. 중국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일본과의 관계를 감안해 안 의사를 기념하는 사업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중국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사업가가 2006년 하얼빈 중심가의 쇼핑몰 정문 앞에 안 의사의 전신상을 세우자 강제 철거했다. 중국이 안 의사 기념관을 세운 것은 한국에 대한 배려와 함께 침략과 가해의 역사를 겸허히 인정하지 않고 정당화하는 일본에 대한 경고의 뜻도 담고 있다.
 
일본의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안중근은 일본의 초대 총리를 살해, 사형 판결을 받은 테러리스트”라는 폭언을 퍼부으며 기념관 개관을 비난했다. 스가 장관은 지난해 11월에도 “안중근은 범죄자”라고 강변한 적이 있다. 이토는 상당수 일본인에게는 일본의 근대화를 이끈 정치인으로 평가받지만 한국인과 중국인들에게는 일제의 아시아 침략을 상징하는 존재다.
 
더구나 일본의 정부 수반인 아베 신조 총리는 제2차 세계대전의 1급 전범 14명을 합사한 야스쿠니 신사를 버젓이 참배했다. 이런 일본 정부가 안 의사 기념관에 시비를 거는 것은 가당치 않다. 1909년 10월 26일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쓰러뜨리자 중국인들도 뛸 듯 기뻐했다. 상하이 민우일보는 사설에 이렇게 썼다.

‘고려의 원수는 우리의 원수다. 한인이 자기 원수를 갚았다고 하지만 역시 우리의 원수를 갚은 것 아닌가!’ 베이징 정종애국보는 ‘조선에 인재가 없다고 말하지 말라’고 했다. 텐진 대공보는 ‘조선이란 나라는 망했을지라도 조선의 인심은 죽지 않았다.’고 했다. 청 말기 정치가 량치차오는 일본 망명 중에 거사 소식을 듣고 시 ‘추풍에 덩굴 끊기다’를 썼다. ‘다섯 발자국 지척에서 피 뿌려 대사를 마쳤으니 / 그 웃음소리 저 산의 달보다 높구나… / 내가 세상 뜨면 그의 무덤 곁이 묻히리’ 국부 쑨원은 “안 의사의 공은 삼한을 덮고 이름은 만국에 떨친다”고 했다.

혁명가 자라이옌은 “아시아 제일 의협”이라고 극찬했다. 개혁 소설가 황스중은 광저우 남월보에 ‘조선혈’을 연재해 안 의사를 비롯한 한국 애국지사를 소개했다. 중국인에게 애국심을 불어넣으려는 뜻이었다. 혁명 지도자 천두슈는 “중국 청년들이 톨스토이나 타고르가 되기보다 콜럼버스와 안중근이 되기를 원한다”고 했다. 안중근 의거는 20세기 초 중국 항일구국운동을 밝힌 한 줄기 횃불이었다.
 
작게는 저우언라이 부부의 인연도 맺어줬다. 1910년대 텐진 난카이학교에 다니던 열예닐곱 살 저우와 덩잉치오는 학생 연극 ‘안중근’으로 만났다. 덩은 저우를 찾아가 연출을 부탁했고 자신은 남장을 하고 안중근을 연기했다. 저우는 훗날 총리가 돼 “청일전쟁 후 중 · 한 인민의 항일운동은 안중근 의거로부터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최근 일본의 과거사 뒷걸음질은 세계 곳곳에서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에 대해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를 요구한 미국 하원의 결의안을 포함한 2014년 통합 세출법안에 서명했다. 일본이 과거 침략 역사에 눈을 감고 역사를 왜곡하면 할수록 국제사회에서 고립이 심해지고 이미지가 추락할 뿐이다.


칭찬합시다운동중앙회
칭찬합시다운동본부
회장 나 경 택

 

[나경택 기자 cc_kyungte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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