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데이뉴스=나경택 칼럼]국회의원 특권

기사입력 2014.03.18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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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특권

 국회의원들이 자주 하는 말이 있다.선거만 없으면 국회의원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직업이더라.어느 전직 의원은 인터뷰에서 국회의원 하는 재미 줄줄이 꼽았다. 마음 놓고 늦잠 자기, 국회 회의 빼먹기, 회의 중 자리 뜨기, 평일 골프 · 등산 하기, 내 돈 한 푼 안들이고 일등석 타고 외국 여행가기 그는 당선된 이튿날 전기회사 사람, 구청 상 · 하수도 담당자들이 집에 와 손볼 데 없느냐고 물었다.고 했다.

 국회의원은 보험사 직원 위험도 평가에서 가장 안전한 A급으로 분류돼 제일 싼 보험료를 낸다. 자녀는 직업이 무엇이든 결혼 정보 업체에서 일등급 대접을 받는다고 한다. 국회의원을 오래 할수록 낙선하면 일상생활에서 쩔쩔맨다. 전직 4선 의원은 수행 비서와 기사 없는 게 가장 불편하다고 했다.비서가 차 문 열어주고, 밥값 계산하고, 은행 · 관공서 일도 해주다 뱃지 때고 나선 모두 내가 해야 한다.

 지하철 표 끊고 버스삯 내는 방법도 몰랐다. 익숙해지는 데 1년이 걸렸다.한국고용정보원이 재작년 759개 직업별 만족도를 조사했다. 국회의원 30여명도 설문에 참여했다. 만족도 1위는 초등학교 교장이었고 성우 · 상담전문가 · 신부 · 작곡가가 뒤를 이었다. 국회의원은 73위였다. 의원들은 직무 만족도항목에선 2위였지만 전체 만족도는 73위에 그쳤다.

다른 사람들로부터 얼마나 인정받느냐 따지는 사회 기여도에서 스스로 낮은 점수를 매겼기 때문이다.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가 얼마 전 국회의원과 일반 국민에게 설문을 돌려 현재 생활에 만족하느냐고 물었다. 의원 89%만족하다고 했다.만족응답은 여당(94.4%)이 야당(82.4%)보다, 3선 이상(91.4%)이 초 · 재선(88%)보다 높았다. 어찌 보면 당연한 답이지만 국회의원들이 입버릇처럼 섬긴다고 말하는 일반 국민은 만족하다54.9%밖에 안 된다. 국민의 입법부 신뢰도(11.8%)와 정당 신뢰도(7.4%)도 바닥이었다.

국회의원이 되면 법으로 보장받는 특권만 270가지라고 한다. 의원 한 사람이 공식 지원받는 예산이 한 해 6억원이다. 국민은 빚더미에 가위눌리고, 취업 걱정에 가슴 졸이고, 아이들 교육비 대느라 허리가 휜다. 그런데도 국회는 세비도 마음대로 올리고, 스스로 내려놓겠다던 특권도 여전히 손에 쥐고 있다. 세상에 이렇게 좋은 직업이 또 어디 있을까! 국회는 민생법안 처리가 지체된 상황에서 열린 본회의였다.

하지만 의원석은 듬성듬성 비어 있었다. 이날 아침 한중의원외교협의회와 한중의회정기교류 체제 소속 여야 의원 27명이 중국으로 출국했다. 본회의 일정이 잡혀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 중국 방문을 놓고 새누리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는 최경환 원내대표와 방중단장인 정몽준 의원이 방중단 규모를 줄이면 어떻겠느냐” “왜 목소리를 높이느냐 설전을 벌이는 모습까지 노출됐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 7명은 이날 겨울올림픽이 열리는 러시아 소치에 있었다. 올림픽 관광과 김연아 선수를 응원하는 일은 반드시 의원들이 아니더라도 할 사람이 많다.

 의원들이 굳이 소치까지 날아간 것을 보면, 앞서 열린 비인기 종목의 선수들 격려에는 뜻이 없고 김연아가 금메달을 따면 같이 사진 찍는 데만 관심이 있는 것 같다. 공연히 선수들한테 방해나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소리도 많다. 강창희 국회의장은 1315일 일정으로 여야 의원 8명과 함께 남극과 뉴질랜드, 호주로 출장을 갔다.

남극 과학기지인 장보고기지 준공식 참석 등의 명분이지만 의장부터 정기국회 일정을 장기간 비우는 것을 국민이 어떻게 보겠는가! 의원외교에 들어가는 돈은 전부 국민 세금에서 나온다. 국회의원들이 정부 간 외교의 공백을 메우고 지원하는 의원외교는 때와 장소, 역할의 적성적 여부다.

칭찬합시다운동중앙회
칭찬합시다운동본부
 
회 장 나 경 택

[나경택 기자 cc_kyungte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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