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데이뉴스 나경택 칼럼]]관피아 철밥통 엄벌하라

기사입력 2014.05.14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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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피아는 원래 19세기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을 주름잡던 산적 조직, 범죄 집단이었다. 오늘날에는 이탈리아는 물론 미국, 러시아, 인도, 그리스 등 세계 곳곳에서 활동하는 기업형 범죄 조직을 일컫는다. 최근 이런 마피아가 한국 사회에 득실거리고 있으니 과감하게 척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관료 마피아(관피아)’를 두고 하는 말이다. 지금 관피아는 세월호 참사를 일으킨 주요 요인의 하나로 지적되면서 사회적 지탄을 받고 있다.

 과거에는 ‘모피아’만 있었다. 옛 재무부나 재정경제부 출신 관료가 산하기관을 장악하고 막강한 힘과 연대를 과시하는 것을 빗대어 부른 말이다. 그러나 지금은 힘깨나 쓰는 모든 정부부처나 기관의 이름에 ‘마피아’를 붙여 만든 신조어가 난무하고 있다.

세월호 침몰사고와 직접 연관된 ‘해피아(해수부)’를 비롯해 ‘산피아(산업부)’, ‘국피아(국토부)’, ‘교피아(교육부)’, ‘금피아(금융위 · 금감원)’ 등이 그것이다. 이런저런 마피아를 통틀어 ‘관피아’라고 부른다.

관피아가 한국 사회에 자리잡은 지는 오래됐다. 인사 적체가 심한 정부기관은 산하기관에 자리를 만들어 퇴직 관료를 내려보내고, 산하기관은 퇴직 관료를 받아 로비스트로 쓰기 위해 등장한 것이 관피아다. 정부기관과 산하기관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면서 나타난 현상인 것이다. 물론 퇴직 관료 개개인이 애초부터 ‘마피아 기질’을 갖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공직자로서 수십년간 국가 발전을 위해 일하면서 뛰어난 능력을 기른 사람도 많을 것이다. 문제는 개인적인 자질이 아무리 훌륭하더라도 일단 마피아 같은 조직에 들어가면 빛을 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관피아는 이처럼 정부기관과 산하기관이 ‘누이 좋고 매부 좋다’며 암묵적으로 동의한 데서 비롯됐다. 관피아는 정작 중시해야 할 국민은 제외하고 자신의 사익을 추구하게 되는 것이 문제다. 퇴직관료가 관피아에 가담하는 방식은 주로 전관예우 차원의 낙하산 인사를 통해 이뤄진다.

 관피아 문제를 해결하려면 먼저 산하기관의 장부터 고위직 관료를 낙하산 인사로 임명하지 말아야 한다. 세월호 참사로 해양수산부와 산하단체, 해운업계가 유착고리로 얽혀 있음이 생생하게 드러났다. 안전행정부는 7월부터 퇴직 공직자가 퇴직 전 5년간 몸담았던 부처의 업무와 연관된 조합이나 협회에 2년 동안 취업할 수 없게 한 ‘공직자 윤리법 시행령 개정안’을 내놓았다. 현행 공직자윤리법 17조는 ‘영리기업’에만 취업을 금지하고 있다.


세월호 사고를 계기로 조합과 협회 취업에도 제동이 걸리는 셈이다. 그러나 이 정도의 조치로 퇴직 관료들이 ‘낙하산 인사’로 재취업하는 관행이 사라질지는 의문이다. 공무원들은 개정안의 내용을 무력화시킬 온갖 편법과 경력세탁 등 우회로를 만들어 자리 보전에 나설 공산이 크다. 거의 모든 정부 부처에서 전관예우를 통해 자신의 배를 채우는 부패 문화가 퍼져 있는 상황에서 공직자윤리법은 무력하다. 공직자윤리위원회는 2010년 이후 지난해 6월까지 취업 승인 신청 1108건 중 7%인 78건에 대해서만 취업을 제한했다. 규제나 인허가 관련 사업이 많은 부처일수록 민간 재취업이 활발하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부의 고유 권한인 시행령이나 시행규칙을 통해 인허가권을 장악하면서 규제를 양산하는 관료 권력부터 손을 봐야 한다. 관료들의 저항이 거셀 것이다. 그러나 관피아 척결은 여기서부터 시작해야 실효를 거둘 수 있다. 해경 동영상에 담긴 승무원 탈출 시작 시간은 9시 35분경이다.


승무원들이 선실로 돌아가 옷을 갈아입고 다시 갑판으로 나와 구조되는 동안 아무 구호조치를 하지 못한 것에는 더 이상 할 말을 잃을 노릇이지만 배 안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해경의 초등 대처도 그에 못지않은 허점과 아쉬움 투성이임을 동영상은 말해주고 있다.


칭찬합시다운동중앙회
칭찬합시다운동본부
회장 나 경 택
 

[나경택 기자 cc_kyungte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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