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데이뉴스 칼럼]6·4 민심은 준엄한 경고

기사입력 2014.06.10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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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뉴스=나경택 칼럼]6·4 지방선거 결과는 절묘한 균형, 황금 분할이라는 표현 말고는 설명하기 어렵다. 정권 심판론을 주장한 새정치민주연합이나 정권 안정론을 호소한 새누리당 누구에게도 승리를 허용하지 않았다.
 
광역단체장 수에서 새정치연합이 9대 8로 새누리당을 한발 앞서긴 했지만 정치적 의미가 큰 수도권에선 1대 2로 오히려 뒤졌다. 기초자치단체장에서 새누리당이 117대 80으로 새정치연합을 앞섰지만 반대로 서울에선 4대 21로 대패했다. 이전에 치렀던 다섯 번의 지방선거는 여당이 한 번, 야당이 네 번 승리했다는 평가가 분명했다. 이번처럼 무승부 지방선거는 전례가 없다.
 
정치권은 선거가 전하는 메시지를 제대로 읽어야 한다. 어느 일방에게 독주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에겐 기회를 한 번 더 주겠다는 뜻이면서 국정운영 스타일에서 일대 변화를 요구하는 경고다. 박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국민 눈높이에 맞추는 공감과 배려의 부족을 드러냈다. 정부조직 개편과 관피아 개혁을 핵심으로 하는 국가개조 작업은 옳은 방향이었지만 일방적 선언 방식을 취했고 국회의 협조를 구하는 절차를 생략했다. 청와대는 선거 결과에 대해 “국민의 뜻을 겸허하게 받아들여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국가개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발표했는데 국가개조는 2인 3각처럼 야당의 협조가 없으면 불가능하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새정치연합은 세월호 참사의 모든 책임이 박근혜 정부에 있는 듯 이른바 ‘세월호 심판론’을 전면에 내세웠으나 기대했던 압도적 지지를 받지 못했다. 집권세력의 무능과 무책임이 여과 없이 드러난 이 이슈를 가지고도 민심의 심정이라고 할 수 있는 수도권에서 패배한 건 뼈아픈 일이다. 분노와 비난이 무성하고 대안과 협력은 보여주지 못하는 투쟁 일변도 야당에 대한 견제 때문일 것이다. 박영선 원내대표는 “국민의 소중한 선택을 무겁고 겸허하게 받들겠다. 저희부터 먼저 변하고 혁신하겠다.” 고 했는데 이젠 야당도 집권세력과 함께 국정운영의 중요 책임자라는 인식이 절실하다. 사실 세월호 참사는 여야 국민의 마음속에 ‘안전의 가치’라는 시대정신을 새겼다.

박 대통령은 무엇보다 조기에 인적 쇄신을 마무리해 국정의 안정을 찾아야 한다. 안대희 총리 후보자의 낙마로 다시 비게 된 후임 총리 후보자부터 속히 지명해야 한다. 책임총리로서의 막중한 업무를 감당할 능력도 중요하지만 도덕적이고 국민통합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인물이면 더 좋다. 국정의 표류와 공직사회의 동요를 막으려면 내각과 청와대 개편도 서둘러야 한다. 지방선거 ‘선방’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과감한 인적 쇄신을 통해 새롭게 국정 드라이브를 걸어야 국민이 또 한 번 실망하지 않을 것이다.

이번 인사에서는 자신이 잘 알고 편한 사람을 발탁하는 데서 벗어나 널리 인재를 구하는 탕평책을 보여주기 바란다. 박 대통령 혼자 모든 것을 구상하고 처리하는 반기친람식 국정 운영 스타일을 바꾸고 국민과의 소통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총리와 각료에게 일방적으로 지시하는 게 아니라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고, 서로 토론해 국정을 꾸려가는 민주적 리더십을 대통령부터 보여줘야 한다. 박 대통령이 천명한 국가 개조를 위해서는 야당한테도 더 가까이 다가가고 적극적으로 소통할 필요가 있다. 정치권의 대립이 국정의 발목을 잡는 악순환이 반복되다간 집권 2년차의 가장 중요한 순간을 날려버릴 수 있다. 하루 빨리 세월호의 아픔과 선거 대결 구도에서 벗어나 국정이 정상을 찾아야 한다.

더 안전한 대한민국, 더 살기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려면 대통령과 여야가 서로 다른 방향을 쳐다보는 것이 아니라 같은 방향을 바라보면서 손을 맞잡아야 한다. 국민은 그런 소망을 이번 선거를 통해 분명하게 보여줬다.

 
칭찬합시다운동중앙회
칭찬합시다운동본부
회장 나 경 택

[나경택 기자 cc_kyungte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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