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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택 칼럼]삼성 투자 경제 활성화 기여
[나경택 칼럼]삼성 투자 경제 활성화 기여
[선데이뉴스신문=나경택 칼럼]삼성이 “향후 3년간 18조원을 새로 투자하고 4만명을 직접 채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삼성은 이를 “경제활성화와 신산업 육성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은 역대 최대의 투자 중 130조원을 국내에 투자하기로 했다.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발표 전 투자액 100조원을 예상했던 점에 비추어 각별하게 공을 들인 것으로 보인다. 신규 채용규모도 크다. 지난 3년 동안 2만~2만5000명 수준보다 1만5000명 정도 늘었다. 삼성은 이번 투자로 70만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한다. 삼성의 통 큰 투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나 “투자와 일자리를 늘려달라”고 당부한 데 대한 화답이라 할 수 있다. 물론 논란이 없지 않았다. 대통령이 재벌 총수를 만나 투자와 일자리를 요청하고 다닌다면서 ‘투자 구걸’ ‘팔목 비틀기’와 같은 민망한 표현도 돌았다. 재판 중인 총수를 만나는 것 자체가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그러나 기업의 중요한 사회적 책임 가운데 하나는 투자를 늘리고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리고 정부는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투자확대와 일자리 만들기에 나설 것을 요청할 수 있다. 이번에 삼성의 투자는 사회적 책임의 요구에 부응하는 모습으로 해석된다. 신산업 투자확대는 삼성에 필요하다. 성장의 한계에 직면한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반도체에서 최대의 실적을 구가하고 있지만, 휴대폰에서는 중국에 맹추격을 당하고 있다. 중국 휴대폰업체 화웨이가 내년에 삼성을 추월하겠다고 공공연하게 말할 정도이다. 반도체 부문에서도 중국은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붇고 있다. ‘반도체 굴기’란 표현도 등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이 투자처를 국내로 정하고 투자 규모도 늘린 것은 경제활성화에 기여하겠다는 뜻이 반영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김동연 기획재정부 장관 겸 부총리와 장하성 대통령정책실장의 갈등설이 또 불거졌다.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청와대와 정무 내 갈등설이 있었다”며 “최근에 만난 한 당사자가 (정부가) ‘대통령 말도 안 듣는다’ ‘자료도 안 내놓는다’ ‘조직적 저항에 들어간 것 같다’”라는 말을 올렸다. 박 전 의원이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을 지낸 점을 감안할 때 문제의 당사자는 참여연대 경제 개혁센터 소장을 지낸 장 실장이 정부 인사는 김 부총리라는 구설이 나온다. 김동연 장하성 경제 투 톱 간에 불거진 불화성이 처음이 아니다. 이번에 제기된 갈등설은 최근의 정책 기조 변화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소득주도성장의 전도사였던 홍장표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이 관료 출신인 윤종원 수석으로 교체된 데 이어 문 대통령이 부쩍 혁신성장을 강조하면서 규제개혁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자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와 노동계를 포함한 기존 지지 세력들의 반발과 저항이 거세다. 특히 이들은 문 대통령이 밝힌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규제완화 조치에 은산분리 원칙의 후퇴라며 강력한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문 대통령이 최근 현장 행보를 이어가며 규제혁신을 강조하는 것은 더 이상 분배에 중점을 둔 소득주도 성장만으로는 가시적인 경제성과를 내기 어렵다고 봤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와중에 갈등설이 다시 불거지는 것은 우리 경제가 활력을 되찾는 데 어떤 도움도 되지 않는다. 정부와 정치권이 해야 할 일은 기업의 투자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지원하는 일이다. 이익단체와 시민단체 등 각계에 도사린 규제 걸림돌을 넘어서야 한다. 마침 문 대통령도 ‘실사구시적 실천’을 주장하며 규제혁신 행보를 강화하겠다고 나선 참이다. 이런 분위기 변화를 모멘텀 삼아 기업이 투자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이인삼각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미래 먹을거리 발굴을 위한 기업의 결단이 경제 활성화로 온전히 뿌리 내리려면 기업의 힘만으로는 부족하다.
[나경택 칼럼]‘폭염 자연재난’
[나경택 칼럼]‘폭염 자연재난’
[선데이뉴스신문=나경택 칼럼]]2003년 서유럽을 덮친 폭염은 세계적으로 최악의 자연재해로 꼽힌다. 연일 섭씨 40도를 오르내린 기온으로 선진국인 서유럽 전체에서 약 3만5000명이 사망했다. 프랑스에서만 1만4800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1만명 가까이가 바캉스 시즌에 도심에 홀로 남겨진 힘없는 노인들이었다. 우리 같으면 나라가 뒤집어졌을 일이다. 복지 선진국 프랑스의 어두운 단면이다. 한국에서도 태풍 홍수 산사태 대설 등 여러 자연재해 가운데 가장 큰 인명피해를 낸 재해는 폭염이다. 국립 기상연구소에 따르면 1994년 대폭염으로 인한 탈진 열사병 등으로 3384명이 사망했다. 그 다음은 광복 전인 1936년 남북한을 통틀어 1104명이 사망한 태풍 3693호(당시에는 태풍에 이름을 붙이지 않고 번호로 불렀다), 1959년 768명의 목숨을 앗아간 태풍 ‘사라’였다. 요즘 서울은 낮 최고기온이 36도, 대구는 38도를 넘어가고 있다. 올 들어서만 온열질환자가 전국에서 801명이 발생하고 이 중 8명이 사망했다. 행정안전부가 폭염을 혹한과 함께 새로 자연재난에 포함시킬 방침이라고 한다. 폭염 혹한은 계절적 변화에 따라 서서히 변하기 때문에 대비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재난에서 제외시켜 왔다. 그런데 이제는 지구온난화와 겹쳐 예상치 못할 정도로 기온이 올라가고 오랫동안 지속되는데다 피해 범위가 넓다는 점이 고려된다. 재난안전법상 자연재난이 되면 이를 대비하는 예산이나 피해 보상에서 이전과 차이가 난다. 기상이변은 하늘의 일이지만 이를 막는 것은 사람의 일이다. 2003년 대폭염을 경험한 프랑스는 그 이듬해까지 1년에 걸쳐 사고 원인, 책임 범위와 처리 결과는 물론이고 노인 보호 시스템 개선방안을 담은 방대한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살인적인 폭염이 장기화하면서 정부가 적극 대응에 나서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범정부 차원에서 폭염 상황을 점검하고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폭염을 재난으로 관리하기를 주저했던 정부가 입장을 바꾼 것은 최근 폭염 피해가 속출하면서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폭염이 장기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기상청은 8월 초까지 현재와 같은 살인적인 더위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폭염은 가까운 미래에 가장 우려되는 재난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지금처럼 더워지면 2050년대에는 해마다 폭염으로 165명이 숨질 것이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정부가 폭염 대책에 발 벗고 나서야 하는 이유다. 현재 폭염이 ‘자연재난’에서 빠져 있어 폭염 대처 매뉴얼도 마련돼 있지 않다. 법제화를 서둘러야 한다. 그렇다고 국회 입법과정만 지켜보기에는 현재상황이 너무 엄혹하다. 정부가 부처 합동으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하지만,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독거노인·농민·어린이 등 취약계층에 대한 보호 시스템은 더욱 강화해야 한다. 쪽방, 지하 생활자 등 에너지 빈곤층이 전력 공급에서 소외받지 않도록 철저한 배려가 필요하다. 폭염 피해 방지를 위한 단기 대책과 함께 기후변화의 주범인 온실가스를 줄이는 노력도 가속화해야 한다. 한국은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이 2015년 기준으로 세계 6위이며, 매출량 증가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화석연료를 줄이고 난개발을 자제하는 등 산업 정책의 변화가 필요하다. 이제까지 지구 평균기온이 가장 높았던 열아홉 해를 꼽아보면 그 가운데 2000년부터 2017년까지 21세기 열여덟 해가 모두 들어간다고 한다. 지구온난화를 부인하려야 부인할 수 없는 강력한 통계 자료다. 승용차 이용을 자제하고 자전거 타기를 생활화하는 등 친환경 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 폭염 피해는 개인 차원에서 감당할 수는 없다. 그러나 국가와 국민이 노력하면 줄일 수 있다.
[나경택 칼럼]주한미군 평택시대 개막
[나경택 칼럼]주한미군 평택시대 개막
[선데이뉴스신문=나경택 칼럼]주한미군사령부가 용산을 떠나 평택기지로 이전했다. 미군이 용산에 주둔한 지 73년, 주한미군사령부가 창설된 지 61년 만이다. 1945년 광복과 함께 들어온 미 24군단 예하 제7사단 병력은 이전까지 일제의 총독관저와 사단사령부, 사단장관저 등 병영시설이 있던 용산에 일장기 대신 성조기를 내걸었다. 이후 세계유일의 도심 속 군사기지 용산은 사실상 한국 안의 미국으로서 ‘용산합중국’, ‘용산공화국’으로 불렸다. 용산에 외국 군대가 주둔한 역사는 약 75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려 말 한반도를 침략한 몽골군은 한강과 가까운 용산을 일본 정벌을 위한 병참기지로 잡았다. 임진왜란 때는 왜국과 명군이, 병자호란 때는 청나라 군대가 주둔했다. 구한말 임오군란 때 흥선대원군이 끌려왔던 곳이 바로 용산기지 맨 위쪽에 있던 청군 지휘소였다. 이후 일본군이 주둔하면서 용산은 일제의 대륙 침략을 위한 전초기지가 됐다. 우리 역사의 치욕이자 아픔의 땅이었던 것이다. 광복 후에도 오랜 기간 수도 한복판을 미군에 내준 이유는 북한의 위협 때문이었다. 그래서 주한미군이 옮겨가면서 유사시 미군의 자동 개입을 뜻하는 ‘인계철선’ 기능이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여전하다. 하지만 전후방이 따로 없는 현대전에서 인계철선 개념은 의미가 없고, 더 크고 좋은 새 둥지로 옮겨간 주한미군은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미군이 떠난 용산, 과거 행세깨나 하던 이들이나 들어갈 수 있던 그곳은 이제 모두에게 열린 생태공원으로 탈바꿈한다. 주한미군이 평택기지(캠프 험프리스)에서 신청사 개소식을 열고 공식 업무에 들어갔다. 미군이 일본군 무장해제를 위해 용산에 주둔한 지 73년 만에 평택으로 본거지를 옮긴 것이다. 여의도 면적의 5배인 1467만 7000㎡ 부지에 513개의 건물로 구성된 평택기지는 미군이 해외에 세운 단일 기지로는 가장 규모가 크다. 주한미군사령부의 이전에 따라 이곳은 오산 미7공군과 한국의 해군 2함대 등 인근 기지와 더불어 육·해·공군력을 완비한 군사단지가 되었다. 평택기지는 또한 주한미군과 가족 4만 3000여명에 학교와 은행 등 지원시설을 갖춘 한국속 미국 도시로 기능하게 된다. 서울 도심에 위치해 숱한 오염 논란과 한국인들과 갈등을 유발해온 용산을 뒤로하고 평택에서 새 출발한 주한미군 본부기지가 한·미 양국 국민간교류의 첨병이 되기를 희망한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평택으로 본거지를 옮긴 미래 주한미군의 역할이다. 한반도 주변과 동북아 안보환경이 바뀌는 상황에서 주한미군의 역할은 변화가 불가피하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도 개소식 축사에서 “이제 평택에 근무하는(주한미군) 장병들은 새로운 임무를 맡아야 할 것”이라며 “새 임무는 한반도 평화는 물론 동북아 안정지로서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중요한 역할”이라고 말했다. 주한미군이 한국에 고정되어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동북아 지역 분쟁에 대비하는 기동군 또는 대규모 재해 발생 시 투입되는 평화유지군 등으로 임무가 바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가 완성되면 주한미군으로서 주둔 명분은 결정적으로 약화된다. 한반도는 완전한 비핵화가 이뤄질 때까지 주한미군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한반도의 냉전구조 체제에 기여할 의무도 막중하다. 현시점에서 주한미군의 지위나 위상에 관한 언행을 신중히 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럼에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의 철수를 언급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개소식 메시지에서 “주한미군사령부는 한·미동맹의 초석인 동시에 미래”라며 “주한미군 평택시대 개막을 통해 한·미동맹이 군사적 동맹과 포괄적 동맹을 뛰어넘어 ‘위대한 동맹’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한미군이 한반도 평화와 한·미 양국의 공동이익 실현에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나경택 칼럼]‘재벌의 기내식 파동’
[나경택 칼럼]‘재벌의 기내식 파동’
[선데이뉴스신문=나경택 칼럼]1998년 처음 대한항공 기내에 비빔밥이 채용됐다. 그 전만 해도 기내식은 대개 ‘서양식+밥’이었는데 한식으로 처음 채용된 것이 비빔밥이었다. 비빔밥이 외국에 널리 소개되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였던 것 같다. 비빔밥이 불고기나 갈비처럼 한류 음식의 대표가 된 데는 기내식 비빔밥을 맛본 외국인들의 입소문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현대 항공문화가 낳은 기내식 비빔밥도 전주비빔밥처럼 명물 비빔밥으로 분류하고 싶다. 아시아나항공이 기내식을 제공하지 못하는 ‘노밀’사태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기내식 공급업체를 바꾸는 과정에서 빚어진 차질이다. 기내식 때문에 싼 외국 항공사를 놔두고 비싼 국내 항공사를 선택하는 승객도 적지 않은데 승객은 안중에도 없었다. 이제부터는 간단하나마 전 항공편에 기내식이 제공됐다고 하지만 비빔밥 등이 제공될 정도로 정상화 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아시아나는 기내식 공급업체 LSG스카이세프와 계약을 해지하고 한국에서는 처음 기내식을 공급하게 될 게이트고메와 계약을 맺었는데 이 회사가 공장 화재로 공급을 맞추지 못한게 사태의 원인이었다. 아시아나는 급히 다른 기내식 공급업체 샤프도앤코아 단가 계약을 맺었으나 샤프도앤코의 능력으로는 충분한 양을 공급할 수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제때 납품 압박을 견디지 못한 샤프도앤코의 한 협력업체 대표가 자살하는 비극까지 빚어졌다. 30분만 공급이 늦어도 가격의 절반이 깎이는 상식 밖 조건에 따른 부담을 그가 견디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가 아니라 ‘배고프다. 고로 화가 난다’다. 제대로 식사도 못하고 장시간 비행기를 탄 승객들이 토해내는 말이다. 기내식 사태는 7월 이전부터 충분히 예견됐던 상황이었음에도 아시아나는 태연히 비행기를 띄웠다. 사태가 불거진 5일 동안 승객을 배려하거나 존중하는 모습은 찾기 어려웠다. 기내식은 이륙 24시간 전에 1차 주문을 하고 비행 4시간 전 최종 주문을 한다. 하루 8만명분을 넘기는 대한항공 기내식사업본부 매출은 2000억원이 넘고, 아시아나항공에 지난달까지 기내식을 공급했던 업체는 1800억원 정도였다. 영업이익률이 20%를 웃돌 정도로 수익성이 높지만 쉽지 않은 사업이다. 비행 스케쥴과 톱니처럼 맞물려 제때 주문 물량을 공급하지 못하면 이륙 지연 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연간 2000만명(연인원) 이상이 국제선을 타는 시대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비용이고, 큰맘 먹고 타는 사람들이 많다. 금호는 기내식 공급업체 변경이 경영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금호타이어 재인수에 필요한 자금 확보를 위해 업체를 무리하게 바꾼 것이 발단이었다고 볼 수 있다. 박삼구 회장은 과거 대우건설, 대한통운 등을 무리하게 인수하다 승자의 저주에 걸려 그룹을 망가뜨린 장본인이다. 법정관리에 들어간 금호타이어 처리와 관련해서도 자본력도 없이 욕심만 부리다 시간을 허비한 끝에 결국 헐값으로 중국 업계에 넘어간 일은 기억에도 새롭다. 기내식 대란 상황에서도 경영경험이 전무한 박 회장의 딸은 버젓이 금호리조트 상무로 입사했다. 참으로 몰염치한 행동이다. 박 회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기내식 교체 관련 준비부족을 인정하고 사과했지만 이를 수긍하는 국민들은 없을 것이다. 이번 기내식 대란은 회사를 사유물로 여기고 멋대로 쥐락펴락하는 재벌 체제의 한계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대한항공 총수 일가의 갑질·비리에 이어 아시아나 총수 일가의 어처구니없는 행동에 국민들이 분노하는 것은 당연하다. 감독관청인 구토교통부의 처사도 납득할 수 없다. 아시아나의 기내식 위탁업체 문제는 국토부의 관리감독 사안이다. 그럼에도 국토부는 여지껏 입장표명은커녕 진상조사도 착수하지 않은 채 수수방관하고 있다. 국토부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절실하다.
[나경택 칼럼]한국축구 승리 칭찬의 박수를
[나경택 칼럼]한국축구 승리 칭찬의 박수를
[선데이뉴스신문=나경택 칼럼]한국과 독일의 월드컵 경기 도중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직장을 다니는 ‘축알못(축구를 잘 알지 못하는)’ 처제가 아내에게 문자를 보냈다. ‘지금 스포츠바. 아침에 일어나서 전반전 0대0인걸 알고 달려왔어.’ 현지 시각 오전 8시 좀 넘어서였다. ‘한국 왜 이렇게 잘해’, ‘손흥민이 뭘 잘못했다고 옐로카드야’, ‘나쁜XX’, ‘멕시코 사람들이 전부 내 자리로 몰려와서 한국 응원해….’, ‘추가 시간 한국의 두 골이 터지자 눈물나네. 정말 이긴 거야?’라고 했다. 내기에서 돈을 잃고도 이렇게 기쁜 적이 있나 싶다. 경기 전 한국이 2대0으로 이길 확률보다 독일이 7대0으로 이길 확률이 높다는 스포츠 배팅 업체들 전망이 많았다. 동료 기자들끼리 스코어 맞히기 내기를 할 때는 축구 담당 기자를 거친 사람일수록 독일이 서너 골 차로 이기는 쪽에 걸었다. 한국 승리에 거는 ‘애국 배팅’은 아무래도 ‘독일 전차 군단’의 무서움을 모르는 쪽이다. 싸이의 ‘강남 스타일’을 멕시코 국가로 하기로 했다는 가짜 뉴스가 나돈다. 멕시코 국기에 손흥민 얼굴을 그려넣은 패러디 동영상이 수없이 쏟아진다. 스웨덴에 지고도 한국 덕분에 16강에 올라간 멕시코는 한국인 찾아내 행가래 치기, 공짜 식사 등 은인 대접에 나섰다. 영국 BBC는 “한국 승리로 독일을 제외한 전 세계가 즐거워하고 있다”고 했다. 월드컵 예선에서 중국, 카타르에도 졌던 한국이 세계 1위 독일은 어떻게 이겼을까! 슈팅 등 각종 지표를 모두 뒤졌는데 ‘달리기’에서 앞섰다. 스웨덴과의 1차전에서 103km, 멕시코와의 2차전에서 99km를 뛰었던 대표팀은 이날 118km를 달렸다. 독일 선수들보다 3km를 더 뛰었다. ‘욕받이 수비수’로 불리던 김영권은 “동료들이 못 뛰는 부분이 있으면 그것까지 더 뛰려는 마음이었다”고 했다. 이렇게 11명이 조금씩 더 뛰면서 기적을 만들었다. 그러나 앞서 두 경기 지는 걸 보고 박지성은 “10년, 15년 이후를 내다보는 대대적인 구조 개선을 하지 않으면 다음 월드컵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되풀이될 것”이라고 했다. 한국 선수들은 세계최강 독일의 슛을 육탄으로 막아냈다. 부진에 대한 자책감과 팬들의 비난이 선수를 ‘죽기 살기’로 뛰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자신감이 떨어져 출전을 포기할 생각까지 품었던 장현수 선수는 “너 때문에 진 게 아니다”라는 동료들의 다독거림에 마음을 다잡았다. 김영권 선수 역시 “월드컵 준비 4년 동안 너무 힘들었지만 이 순간을 위해 견뎠다”며 그라운드를 누볐다. 기적적인 승리를 거둔 선수들은 그간의 마음고생을 눈물로 쏟아냈다. 국가대표의 무거운 짐을 진 선수들에게 던졌던 돌팔매가 한없이 부끄러워진다. 세계최강 독일을 탈락시킨 것은 세계축구의 흐름을 바꿔놓은 역사적 사건이라 할 수 있다. 2002년 4강과 2010년 16강에 진출한 한국축구는 2014년 브라질에 이어 이번 러시아 월드컵까지 2회 연속으로 조별 리그에서 탈락했다. ‘한국축구의 실패’라 규정할 수 있다. 스웨덴·멕시코전 패배에서 봤듯이 실패한 체력관리, 섣부른 전술실험 등 지도자의 경험 부족이 도드라졌다. 이제는 세계축구의 흐름에 맞는 외국인 명장급 지도자를 영입해야 한다. 국민들은 물론이고 선수들조차도 축구의 지존 독일을 이길거라곤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다만 지더라도 여한을 남기지 않고 싸우겠다는 투혼이 선수들을 내닫게 했고, 그 결과가 기적으로 이어졌다. 결승골을 넣은 김영권, 추가골로 쐐기를 박은 손흥민, 독일의 파상공세에 연이은 ‘슈퍼세이브’로 맞선 골키퍼 조현우 선수만이 아니라 그라운드에서 또는 벤치에서 승리를 향한 의지로 하나 된 팀워크가 일궈낸 값진 승리였다. 현장에서 목이 터져라 외친 응원단, 전국 방방곡곡에서 가슴졸인 국민들이 그 뒤에 있었다. 이제 우리가 그들로부터 받은 감동을 격려로 되돌려 줄 차례다. 나라가 안팎으로 힘들고 때론 삶이 고단해도 그날 새벽 우리는 하나였다!
[나경택 칼럼]‘여성들의 외침’
[나경택 칼럼]‘여성들의 외침’
[선데이뉴스신문=나경택 칼럼]2013년 독일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앞으로 상의를 벗은 여성 3명이 “독재자!”라고 외치며 달려들었다. 반라의 여성들을 끌어내야 하는 경호원들은 당황했다. 정치적 구호가 적힌 가슴을 노출하는 기습시위로 유명한 활동가 ‘페멘’이다. ‘성 극단주의’를 표방한 이들은 세계 곳곳에서 논쟁적인 활동으로 종종 물의를 빚는다. 하지만 이들이 가슴을 드러내지 않았다면 세상이 유심히 봐줬을까! 최근 20대 여성들을 중심으로 성적 대상화, 외모 평가 등 ‘불편한 현실’을 거부하는 행동이 터져 나오고 있다. 여성단체 ‘불꽃페미액션’ 회원들은 반라 시위 사진을 음란물로 보고 삭제한 페이스북코리아에 항의해 상의 탈의 시위를 벌였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선 ‘#탈코르셋’ 운동도 커지고 있다. 화장, 긴 머리, 다이어트 등을 사회가 강요한 ‘코르셋’이라며 색조화장품을 부수거나 쇼트커트로 자른 사진을 SNS에 올린다. 이른바 ‘꼴페미(꼴통 페미니스트의 준말)’만의 일이 아니다. ‘홍대 누드모델 불법촬영 사건’에 대한 경찰의 편파수사를 규탄하는 여성들의 2차 대규모 집회가 서울 도심에서 열렸다. 1차 집회 때보다 참가자(주최 측 추산 3만여명)가 더 늘어났고, 일부 참가자들은 삭발을 하기도 했다. 포털사이트 다음 카페 ‘불편한 용기’ 주최로 혜화역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참가자들은 ‘나의 일상은 너의 포르노가 아니다’, ‘남자에겐 화장실, 여자에겐 불법촬영장’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성차별 수사 중단하라”, “여성 유죄, 남성 무죄”등의 구호를 외쳤다. ‘불편한 용기’는 발표한 성명에서 불법촬영 및 유포행위를 보다 강력하게 처벌할 것을 사법부에 요구하는 한편 현재 계류 중인 불법촬영 관련 법안을 신속히 입법할 것을 국회에 촉구했다. 기업 내 여성 고용 50%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제정하고, 남녀 임금격차를 공개하는 법과 성별에 따른 차별임금을 금지하는 법을 마련하라는 요구도 내놨다. 집회를 관통한 핵심 메시지는 사회 모든 분야에서 성별을 이유로 한 불평등이 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여성을 2등 국민으로 대우하고 있으며, 여성은 헌법에 보장된 권리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여성들의 주장은 불법촬영 수사만이 아니라 고용, 임금을 포함한 모든 일상을 통해 각성되고 집약된 것이다. 불법촬영 수사는 차별감이라는 화약고에 던진 성냥불이었을 뿐이다. 지난달 집회 이후에 두 번째 대규모 집회를 연 이유는 정부의 대응이 그다지 피부에 와닿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여성대상 범죄를 중대범죄로 다루는 ‘인식의 전환’을 언급했고, 경찰이 불법촬영물 집중 단속에 나섰지만 대부분 남성들로 구성된 권력기관이 ‘일을 제대로 하지 않을 것’이라는 불신이 깔려 있다. 지난 여성 8명의 신체를 불법촬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자 대학생에게 법원이 “짧은 치마로 보이지 않고 피해자가 성적수치심을 느낄 것 같지 않다”며 무죄를 선고한 것도 기름을 부었다. 집회 성명에서 ‘남성 경찰청장과 검찰총장을 파면하라’는 주장이 등장한 것은 남성중심의 권력기관이 성평등 문제를 해결할 리가 없다는 근원적인 불신감의 표출이다. 한국 사회에서 성평등 문제는 이제 북핵 문제나 사회경제적 정점 못지않게 폭발력이 큰 의제가 됐다. 여성들에게는 북한 핵보다 불법촬영이 더 위협적인 일상의 공포다. 적당히 관리하는 선에서 무마하려는 태도는 더 큰 분노를 살 뿐이다. 몰카 피해자가 남성이라 수사가 신속했다는 주장은 비약일 수 있다. 그러나 젊은 여성들이 표출하는 집단 분노에는 절박함이 있다. 지금의 20대는 공부면 공부, 학급에선 반장 등 여러 측면에서 남학생들을 능가하는 ‘알파걸’로 자랐다. 그런 여성들이 화장실 몰카, 취업 차별 등 여전히 후진적인 현실을 맞닥뜨리곤 페미니즘에서 해답을 발견한 것이다.
[나경택 칼럼]탈원전 한전 적자 비상벨
[나경택 칼럼]탈원전 한전 적자 비상벨
[선데이뉴스신문=나경택 칼럼]한전이 작년 4분기에 이어 올 1분기에도 1200억원대 적자를 봤다. 5년 반 만의 2분기 연속 적자라고 한다. 원전 가동률을 지난 1월 58%까지 일부러 떨어뜨리면서 모자라는 전력을 발전 단가가 비싼 LNG·석탄 발전소에서 충당했기 때문이다. LNG 발전 단가는 원자력 발전 단가의 거의 두 배에 달한다. 한국 원전의 가동률은 대체로 90% 안팎을 유지해왔다. 그런데 작년 새 정부가 들어서자 71%로 뚝 떨어졌다. 지금도 24기 가운데 8기가 멈춰 서 있다. 환경 단체 출신이 위원장을 맡은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정비·점검을 한다면서 세워놓은 것이다. 정부는 탈원전을 주장하면서 무려 7000억원을 들여 설비를 교체해 새 원전이나 다름없는 월성 원전 1호기를 버리겠다고 한다. 건설 도중이던 경북 울진의 두 기, 부지 매입 중이던 영덕의 두 기도 없던 일이 되면서 매몰 비용이 1조원에 이른다는 계산이 나왔다. 이런 식이면 기술자들이 빠져나가고 부품 업체들이 문을 닫으면서 원전 산업 생태계가 붕괴할 것이다. 원전 관리 능력은 저하될 수밖에 없다. 탈원전 정책이 원자력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원전의 안정적 운영을 되레 위협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 전기 요금도 오를 수밖에 없다. 일본도 후쿠시마 사태 후 원전가동을 중단하면서 2014년 전기 요금이 2010년보다 가정용은 25%, 산업용은 38%나 올랐다. 탈원전을 선언한 독일도 2016년 전기 요금이 2010년에 비해 25% 올랐다. 정부는 원전 대신 태양광·풍력을 확충하겠다면서 2030년까지 신재생 설비에 100조원을 투입하겠다고 하고 있다. 그러나 신재생 확대 정책을 펴온 호주 정부는 가정 전기료가 10년 새 63%나 오르자 지난해 어쩔 수 없이 풍력·태양광에 대한 보조금을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전기 요금이 인상될 때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계층은 가계 중 에너지 지출 비용이 높은 빈곤층이다. 탈원전 고집은 원전 안전을 되레 취약하게 만들면서 빈곤층 생활을 어렵게 만들 가능성이 크다. 최저임금 정책의 부작용과 같다. 정부는 외국에 나가선 원자력을 ‘신의 축복’이라는 식으로 말하며 수출까지 한다면서 국내에선 위험 독극물처럼 취급한다.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햐안 왕세세와 함께 바라카 원자력발전소 1호기 건설 완료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바라카 원전에 대해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수출한 원전이며 중동 최초의 원전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바라카 원전 건설 성공에 힘입어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수주를 위해서도 노력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UAE 방문은 지난해 12월 임종석 비서실장 방문 이후 벌어진 논란을 종식하고 한-UAE 관계를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했다는 점뿐만 아니라 우리 원전 수출 능력을 현장에서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바라카 원전 1호기 완공은 탈원전 정책에 밀려 주춤하고 있는 국내 원전산업계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국내 원전산업이 정상 궤도에 재진입하기 위해선 원전의 추가 수출이 필수적이다. 사우디는 2030년까지 원전 2기를 건설하기로 하고 연내 사업자 선정을 마칠 예정이다. 건설비용은 약 200억 달러(약 21조 6000억 원)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 5개국이 수주전에 뛰어든 상태다. 원전 수출은 21세기의 손꼽히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문 대통령이 “세계적으로 많은 원전사업이 지연되거나 중단되는 것과 달리 한국이 수출하는 원전은 공사 기간 준수, 안전성, 경제성 등 모든 면에서 모범이 되고 있다”고 말했듯이 고리 1호기 준공 이후 30여 년 동안 쌓아온 우리의 기술력은 세계 최정상급에 올랐다. 세계 원전 사업 수주를 위해 적극 힘을 모아야 한다.
[나경택 칼럼]미세먼지 국민건강 위협한다.
[나경택 칼럼]미세먼지 국민건강 위협한다.
[선데이뉴스신문=나경택 칼럼]“섣달그믐부터 정월대보름까지 폭죽의 관습에 따라 딱총(종이폭죽)으로 귀신을 쫓는다. 포탄소리보다 웅장한 굉음이 아침까지 끊이지 않는다.” 1791년(정조 16년) 연경(북경)을 방문한 김정중의 <연행록>이 전한 중국의 세시풍속이다. 특히 “부잣집은 천은(순은) 300~400냥짜리 호화딱총을 산다”면서 폭죽에 거금을 쓰는 중국인들을 신기한 눈으로 바라봤다. 폭죽놀이의 유래는 뿌리 깊다. 6세기 인물인 종름의 <형초세시기>는 “춘절(음력 1월1일)만 되면 나타나서 사람들을 괴롭히는 괴수 산조가 싫어하는 빛과 폭발소리를 내려고 대나무를 태웠다”고 했다. ‘폭죽’ 단어가 그래서 나왔다. 중국뿐이 아니었다. 우리네 세시풍속에도 섣달그믐이 되면 폭죽을 터뜨리고, 대문에 복숭아나무를 꽂아 악귀와 재앙을 쫓아내는 전통이 있었다. 1960년대 초까지도 종이 대롱에 화약을 넣은 폭죽을 터뜨리며 놀았단다. 하지만 1574년(선조 7년) 명나라를 방문한 허봉은 “쓸데없이 폭죽을 터뜨리며 이목을 즐기니 무식하기 이를 데 없다”(<조천기>)고 못마땅하게 여겼다. 정조는 1778년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며 폭죽놀이를 엄금하는 명을 내렸다. 남을 놀라게 하는 시끄러운 폭죽놀이는 점잖은 체면의 ‘조선 스타일’은 아니었던 것이다. 하지만 중국인의 미신사랑은 끔찍하다. 하늘에서 복이 떨어지라고 ‘복’자를 거꾸로 써 붙이고, 심지어 이화의 중국어발음(리화)이 ‘이익이 생긴다’는 리파와 비슷하다 해서 이화여대 캠퍼스를 단골로 찾는 사람들이다. 1500년 이상 이어진 중국의 폭죽놀이를 탓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제 와서는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지난해 춘제 때는 중국 338개 도시의 평균 미세먼지가 평소보다 3배 이상 치솟았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 지난해 춘제 때 대전지역의 대기질을 조사한 결과 폭죽의 산화제로 쓰이는 칼륨 농도가 8배 이상 측정됐다. 폭죽연기가 바다 건너 한반도까지 유입된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다. 중국 정부도 이제는 베이징 등 주요 도시의 폭죽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중국인들이 쫓아낸 ‘악귀와 재앙’이 한반도로 몰려왔다는 소리를 들을 텐가! 한·중 정상 간 미세먼지 선언과 화베이·산둥 지역의 대기질 연구 등 실효성 있는 공동대책이 필요하지만 현재로선 진척이 없다. 정부는 절박감을 갖고 총력외교를 펼쳐야 한다. 그러나 ‘중국 탓’으로만 치부할 수는 없다. 국내 요인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세먼지의 주범이라는 중국조차도 300조원에 가까운 돈을 저감정책에 쏟아부었다. 영국과 프랑스는 2040년까지 아예 휘발유나 디젤 등 내연기관 차량을 퇴출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미세먼지가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다는 것을 안 이상 그 원흉을 그냥 둔다는 것은 그 정부의 무책임이다. 한국의 경우 노후 경유차(2.5t 이상)의 도심 진입을 막는 법을 만들었지만 부처와 시·도 간 이견, 업계의 이해 등이 얽혀 시행조차 못하고 있다. 환경부 따로, 산업부 따로, 국토교통부 따로 식의 중구난방 대책으로는 절대 미세먼지 문제를 풀 수 없다. 각 부처를 망라하는 컨트롤타워가 반드시 필요하다. 컨트롤타워는 미세먼지를 국가재난으로 규정한 이상 대통령 직속으로 만들어야 한다. 또 미세먼지 저감에 큰 영향을 끼칠 민간 차량 강제 2부제 등 관련 법안들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미세먼지는 정쟁이나 흥정의 대상일 수 없다. 미세먼지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이미 2060년 한국의 대기오염 조기사망자가 5만명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치를 내놨다. 국민들도 이제 자동차 친환경 등급제나 차량 강제 2부제는 물론 경유차 퇴출 혁명적인 조치가 시급하다. 미세먼지 대책은 ‘남의 탓’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탓’ 국민 호흡권을 정부는 보장하라.
[나경택 칼럼]방탄소년단 칭찬의 박수를
[나경택 칼럼]방탄소년단 칭찬의 박수를
[선데이뉴스신문=나경택 칼럼]한국 가수 최초로 방탄소년단이 발표한 정규 3집이 빌보드 앨범차트인 ‘빌보드 200’ 1위를 차지했다. 한국어 노래로 팝음악의 본고장을 뒤흔든 어마어마한 성공이다. 미 잡지 롤링스톤은 “공식적으로 미국 시장을 정복한 것”이라고 했다. 빌보드 차트는 세계 대중음악의 흐름을 반영하는 거울로 BTS를 ‘슈퍼스타’ 아닌 ‘메가스타’라고 했다. 비틀스는 싱글차트 1위에 가장 많이 올랐다. 하지만 이것만으론 비틀스 혁명에 버금갈 BTS 혁명이라고 말하기 어려울 터. ‘알바 가면 열정 페이’(뱁새) ‘3포 세대? 5포 세대? 그럼 난 육포가 좋으니까 6포 세대’(쩔어)처럼 BTS는 사회적 메시지의 가사를 통해 정의롭지 못한 사회와 위계질서를 비웃고 ‘전 세계 약자들’과 연대해 사회를 바꾸는 혁명을 촉구한다. ‘들뢰즈의 운동―이미지 개념에 대한 연구’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은 이지영 씨는 최근 저서 ‘BTS예술혁명’에서 “방탄은 아이돌그룹을 넘어 오늘날 사회구조, 미디어, 예술 형식 등에서 일어나는 근본적 구조 변화를 보여준다”고 했다. 작은 기획사에 소속된 BTS가 ‘헬조선’의 암울한 현실에 좌절하기보다 직설적 화법으로, 빼어난 음악과 안무, 영상으로 승화시킨 것은 신선한 충격이다. 글로벌 팬 ‘아미’가 BTS의 한글 콘텐츠를 순식간에 수십 개의 자국어로 번역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공유하는 것도 한국의 기성세대는 놀랍고 또 고맙다. ‘꿈이 없어도 괜찮아’(낙원) 노래하게 해서 미안하지만 BTS가 번역이 필요 없는 평양도 뒤흔들기를, 그래서 언젠가 BTS 혁명이 통했다는 소리를 듣기 바란다. 여러 곳에서 음반 시장은 뒷걸음질이다. 메이저 회사들도 힘이 빠졌다. 반면 한국 아이돌은 ‘10대 전유물’ 단계를 벗어나 대중문화 핵심으로 컸다. 뉴미디어로 무장한 방탄소년단은 시차 장애 없이 세계 팬과 소통한다. 자기 콘텐츠를 계속 업데이트하면서 팬들 갈증을 무한대로 풀어준다. '강남 스타일'이 한 곡으로 큰 흥행을 거두는 원 히트 원더 차원의 인기였다면, 방탄소년단의 팬들은 가두리 양식장에 든 물고기처럼 떠날 수가 없다. 빌보드는 이제 장르를 잘게 나눠 35가지 차트를 내놓는다. 방탄소년단의 빌보드 1위는 한국 가수 중 처음이며, 영어 아닌 외국어(한국어)로 낸 앨범으로도 12년 만의 일이다. 또 미국 본토 밖의 음악을 지칭하는 월드뮤직 장르의 앨범(K팝)이 정상에 오른 것도 방탄소년단이 처음이다. 한국어 앨범이 미국 시장을 석권했다는 뜻이다. 빌보드는 미국은 물론 전 세계 대중음악계가 성공의 척도로 꼽는 인기차트의 상징이다. 그런 점에서 방탄소년단의 1위 등극은 한국 대중음악 100년사에서 한 획을 그을 쾌거라 할 수 있다. 방탄소년단과 K팝이 드디어 세계 앞에 우뚝 섰음을 알리는 축포라고도 할 수 있다. 물론 방탄소년단에 앞서 2009년부터 보아와 원더걸스, 그리고 2012년 ‘강남스타일’로 7주 연속 ‘핫100’ 2위에 오른 싸이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지만 견고한 미국 시장에 안착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방탄소년단은 이러한 선배들의 도전을 경계로 삼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새로운 방식의 소통으로 내공과 외공을 차곡차곡 다져갔다. 멤버 전원이 데뷔 전부터 음식에서 안무연습, 신곡 홍보까지 각자의 개성을 드러내는 트윗과 유튜브를 수시로 올려 전 세계 K팝 팬들의 즉각적인 호응을 얻어냈다. 해외팬들 사이에서조차 ‘내가 키워가는 아이돌’이라는 감성 아래 두꺼운 팬덤이 형성되었다. 또 사랑·돈·술·파티 타령이 아니라 청춘·자유·인생·저항의 시대정신을 노래에 담아낸 것이 세계 젊은이들의 공감을 얻었다. 지금의 과정대로라면 전 세계 팝스타들의 경쟁이 한층 치열한 ‘핫100’ 차트의 1위까지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진다. ‘빌보드200 1위’에 이어 ‘핫100 1위’까지 도전하는 젊은이 7명에게 아낌없는 칭찬의 박수를 보낸다.
[나경택 칼럼]트럼프 회담취소, 김정은 꼬리 내렸다
[나경택 칼럼]트럼프 회담취소, 김정은 꼬리 내렸다
[선데이뉴스신문=나경택 칼럼]트럼프 미 대통령이 오는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개최하기로 했던 미·북 정상회담을 취소했다. 다음 날짜를 정하지 않은 무기연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보낸 편지에서 "북한이 우리와 정상회담을 요청했다고 전달받았고 나는 당신과 만나기를 고대했지만 최근 당신이 공개적으로 드러낸 분노와 적개심에 비춰볼 때 이 시점에서 회담을 갖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에게 "당신은 당신의 핵 능력에 대해 말하지만 우리의 핵 능력이 훨씬 강력하다"면서 "우리가 그 능력을 사용하지 않게 되길 바란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에게 "언젠가는 만나기를 고대한다"면서 "생각이 바뀌면 주저 말고 알려 달라"고 했다. 순항하는 듯하던 미·북 정상회담에 이상 기류가 드리우기 시작한 것은 김정은이 중국 시진핑과 두 번 만난 이후 남북 고위급 회담을 돌연 취소하면서 미·북 정상회담 취소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부터다. 북한이 미국의 선 핵폐기 요구에 반발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일괄적인 핵폐기가 물리적으로 어려울 수도 있다"고 했고 24일 폭스 뉴스와 인터뷰에선 "단계적인 비핵화 방식이 어쩌면 필요할 수도 있다"고 했다. 어떻게든 북한을 달래서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성사시켜 보려는 성의를 보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우리 특사단이 미·북 정상회담을 갖자는 김정은의 제안을 전달했을 때 참모진들과 상의 과정도 거치지 않고 즉각 수락했었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미치광이라고 불렀던 김정은에 대해 "고귀하다"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회담을 성공으로 이끄는 데 공을 들여왔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이란과 맺었던 핵 협정을 깨는 대신 오바마 전 대통령이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북한과 핵 협상을 성공시켜 차별화하겠다는 의욕도 보여 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적으로는 북한의 적대적 태도를 문제 삼았지만 실제는 비공개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미·북 간 접촉에서 북핵 폐기를 둘러싼 입장 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요구하는 단계적인 비핵화를 부분적으로 수용할 의사를 비췄지만 북한이 과거 25년간 해온 대로 단계별로 대가를 챙기는 방식을 고집했을 경우 이 상태로 정상회담을 갖기는 곤란하다는 판단을 내렸을 수 있다. 담화는 “만나서 한 가지씩이라도 단계별로 해결해 나간다면 지금보다 관계가 좋아지면 좋아졌지, 더 나빠지기야 하겠는가”라며 비핵화 이행은 물론 이를 위한 합의도 단계별로 하자는 태도를 내비쳤다. 동결부터 검증, 폐기까지 단계마다 합의 후 이행하는 과거 방식을 답습하자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김정은이 황급히 낮은 자세로 전환한 것은 어떻게든 파국은 막아야 한다는 다급함에서 비롯됐을 것이다. 외부 공세엔 늘 더 거친 반격으로 맞서던 아버지 김정일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기도 하다. 이런 태도라면 김정은은 이미 트럼프 대통령 앞으로 정중한 비공개 서한을 보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정상회담 ‘재 고려’를 위협했을 때처럼 이번에도 대미 나팔수 뒤에 숨었다. 무엇보다 비핵화 방식도 기존 단계적 해법을 고수했다. 이래선 김정은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에 대한 의구심을 씻을 수 없다. 북한은 전날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하면서도 ‘세계적인 핵군축을 위한 과정’이라고 규정해 핵보유국 지위임을 은연중 드러내 자발적 비핵화 의지를 의심케 만들었다. 결국 미·북 간 대화 복원이냐, 극한 대결이냐는 김정은의 결단과 행동에 달려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일이 잘 풀려 지금 예정된 정상회담이 열리거나 나중에 어떤 시점에 열릴 수도 있다”며 회담의 완전 무산이 아닌 연기, 나아가 ‘6·12 싱가포르 회담’의 부활 가능성도 열어뒀다. 대화는 언제든 되살릴 수 있다. 그 전제는 김정은의 진정한 변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