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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프랜차이즈 갑질의 횡포
[칼럼]프랜차이즈 갑질의 횡포
[선데이뉴스신문=나경택 칼럼]국내 유명 피자 프랜차이즈 업체 점주였던 이모씨가 목숨을 끊었다. 이씨는 세상을 뜨기 직전까지 프랜차이즈 본사의 갑질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었다. 지인에게는 막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다고 토로했다고 한다. 그러나 결국 프랜차이즈 본사와의 싸움에 탈진해 미래를 포기한 것 같다. 회사 측은 “이씨와의 소송은 마무리됐다”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본사의 횡포는 근절되지 않고 책임회피만 되풀이되고 있다.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점주들의 약점을 악용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본사는 인테리어를 본사에서 직접 맡아서 시공하겠다거나 식자재 등을 본사 것을 써야한다고 강요한다. 매출액의 일정액을 광고비로 요구한다. 비용의 집행 내역도 점주는 알 수 없다. 이의가 있더라도 참을 수밖에 없다. 본사는 점주가 말을 듣지 않으면 ‘가맹점 해지’라는 협박카드를 꺼낸다. 일반 회사원에게는 ‘해고’나 다름없는 조치다. 그래서 프랜차이즈는 자영업자의 무덤이라고 한다. 창업하는 순간부터 점주는 본사의 노예 신세로 전락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마땅한 일자리가 없다보니 예비창업가들이 계속 몰리고 있다. 은퇴 후 생활을 위해 진입 문턱이 낮은 프랜차이즈를 찾는 경우도 많다. 공정거래조사원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가맹점수는 2012년 17만 6788개, 2013년 19만 730개, 2016년에는 21만 8997개로 늘었다. 그러나 가맹점 11곳 창업에 8곳이 폐업했다는 말이 들릴 만큼 수익을 내기 어렵다. 2015년의 경우 문을 닫은 프랜차이즈점은 1만 3241곳에 달했다. 그래도 프랜차이즈 본사는 좀처럼 망하지 않는다. 가맹점이 손해를 보고 있어도 본사는 가맹비를 받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 본사의 갑질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해 6월 이후만 해도 유명 프랜차이즈 업체인 한국피자헛, 츄릅, 토니모리 등이 갑질로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받았다. 그런데 처벌은 미온적이다. 갑질사건이 났을 때만 반짝 반응했을 뿐 곧 흐지부지됐다. 정우현 미스터피자 그룹 회장이 가맹점주들 상대 갑질 경영으로 검찰에 구속됐다. 정 회장은 일부 가맹점주들이 본사의 무리한 비용 전가에 항의해 프랜차이즈에서 탈퇴하고 새 피자집을 열자 바로 근처에 영업점을 내고 싼 가격으로 ‘보복 영업’을 했다고 한다. 1만 4000원짜리 치킨을 5000원에 파는 식이다. 약자에게 이렇게까지 할 수 있는지 놀라울 정도다. 회장 친척 명의 납품 업체가 부당 이익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정 회장은 작년엔 건물 경비원에게 “내가 건물 안에 있는데 정문을 닫았다”며 폭행한 전력도 있다. 치킨업체 ‘호식이 두 마리치킨’의 가맹점 1000여 곳도 최호식 전 회장이 20대 여직원을 성추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큰 피해를 보고 있다.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으로 매출 급감이란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경쟁이 치열하고 시장 포화상태인 프랜차이즈업계 특성상 한번 금이 간 브랜드 이미지를 회복시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때마침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 간 합의로 분쟁이 종결되더라도 본사가 합의 내용을 지키지 않으면 공정위가 시정조치할 수 있는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또 김관영 국민의당 의원이 프랜차이즈업체 경영진의 위법한 행위 등으로 가맹점에 피해가 발생하면 본사에 배상 책임을 지게 하는 일명 ‘호식이 배상법’을 대표 발의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취임사에서 “우리 사회 을의 눈물을 닦아주어야 한다”고 했다. 갑질을 예방하는 가맹사업법이 제정된 지 15년이 지났는데도 고질적 병폐가 여전한 것은 법이 유명무실했다는 얘기다. 국회에 발의된 프랜차이즈 불공정행위 규제 관련 법안만 20건이 넘는다. 정부와 국회는 프랜차이즈 본사의 횡포나 다름없는 갑질을 강력 규제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칼럼]원전 정책 헛된 환상 말아야
[칼럼]원전 정책 헛된 환상 말아야
[선데이뉴스신문=나경택 칼럼]원자력은 불과 전기에 이은 제3의 불로 각광받았다.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가장 효율적인 전력 생산 방식이라는 데 많은 사람이 공감했다. 정부의 고리 원자력발전소 건설에 대한 ㅊ청사진이 처음 공개된 것은 1968년 10월. ‘원전 후보지로 고리를 최종 낙점했고 발전용량 50만kW 규모로 건설할 예정’이라는 내용이었다. 지금으로서는 규모가 작아 보이지만 언론에 발효될 당시 ‘한국 설비용량’의 30%에 해당하는 프로젝트였다. 고리 1호기 원전은 언론보도 3년 뒤에 건설에 들어가 1978년 준공됐다. 당시 정부는 “한국이 세계에서 21번째. 동아시아에서는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원자력발전소를 갖게 됐다”며 감격스러워했다. 고리 1호기 준공식은 고리 5~6호기 기공식도 겸하면서 원전이 대세임을 입증했다. 원자력에 의한 전력보국 이라는 캐치프레이즈가 공공연히 사용됐다. 40년이 흐른 지금 원전은 24시가 가동 중이며 설비용량은 2만 1716MW(전체 전력 생산의 30.0%)에 달한다. 고리 1호기는 2007년 6월로 설계수명 30년이 되어 가동이 중단될 예정이었다. 설계수명이 지난 원전을 계속 가동할 경우 사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러나 논란 끝에 가동연한은 10년 연장됐다. 이 기간동안 여러 차례 고장사고가 나면서 ‘고장 원전’이라는 오명을 썼고 2015년 에너지 위원회는 영구정지 권고 결정을 내렸다. 한국수력원자력은 고리 1호기 발전소 전기를 차단한 뒤 원자로의 불을 껐다. 이어 핵연료를 냉각한 뒤 2022년부터 해체작업에 들어간다. 고리 1호기를 필두로 한국에 설치된 원전도 가동 중단 및 해체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새 정부는 탈원전에 적극적이다. 신한물원전 3~4호기의 설계용역도 최근 중지하기로 했다. 하지만 탈원전 사회, 원전제로 사회로 가기 위한 길은 험난하다. 일본도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원전제로 사회를 만들겠다고 했지만 애초 의지와는 다르게 하나둘 원전의 불을 다시 켜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고리 원전 1호기 영구 정지 선포식에서 “신규 원전 건설을 백지화하고 원전 설계 수명은 연장하지 않겠다”면서 “탈핵 시대로 가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경주 지진을 통해 우리도 지진 안전지대가 아님이 확인됐다고 했다. 여기에 공감하는 국민도 상당수일 것이다. 문 대통령 말대로 우리는 국토 면적당 원전 밀집도가 세계 최고이고 고리 원전 단지는 반경 30km 안에 380만명이 살고 있다. 반면 우리는 에너지원의 97%를 수입하는 나라다. 연평균 에너지 수입액은 1600억달러를 넘는다. 그러나 원자력은 발전 원가 중 원료값 비중이 2%밖에 안 돼 연간 8억달러어치 수입 우라늄만 갖고도 국가 전력의 30%를 생산해내고 있다. 원자력 전기는 기후변화 대응에 대기오염 해소에도 유리하다. 문 대통령은 “석탄화력발전소의 신규 건설을 중단하고 임기 중 노후 석탄발전소 10기를 폐쇄하겠다”고도 했다. 대신 천연가스 발전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원자력과 석탄발전을 합치면 전력 공급의 70%나 된다. 원자력 전기를 모두 천연가스 발전으로 대체한다면 LNG를 연간 19조원 더 수입해야 한다. 풍력 태양광은 아직 대용량 에너지를 공급할 능력이 못 된다. 에너지 문제는 어느 쪽이든 양면이 있다. 만약 탈핵 정책으로 가면 어렵게 쌓아온 원자력 기술의 맥이 끊겨버린다. 다음엔 원자력 산업을 새로 일으켜 세우기도 힘들게 된다. 한 번 방향을 정하면 수십 년 동안 국가와 국민 모두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게 에너지 정책이다. 문 대통령은 5년 임기다. 어떻게 보면 짧은 기간이다. 할 수 있는 결정이 있고 그럴 수 없는 것이 있다. 나라의 방향 자체를 바꾸는 문제는 5년 임기 대통령이 자신의 선호나 편견으로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설사 밀어붙인다고 해도 5년 뒤에 바로 뒤집힐 수 있다.
[칼럼]국방장관 후보자 적임자 인가
[칼럼]국방장관 후보자 적임자 인가
[선데이뉴스신문=나경택 칼럼]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송영무 전 해군참모총장이 2009년부터 2년 9개월간 법무법인 율촌에서 9억 9000만원을 고문료로 받았다고 한다. 송 후보자는 월 3000만원의 고문료에 대해 ‘전문용어’와 ‘배경지식’을 설명해준 대가라고 했으나 그 정도만으로 10억원을 주는 로펌은 없다. 유모 무기 제작업체인 LIG넥스원에서는 2013년 7월부터 2년 6개월간 2억 4000만원의 자문료를 받았다. 송 후보자가 자문에 응하는 동안 해군·해병대 방위력 사업에서 이 업체의 수주 비율은 8%에서 32%로 훌쩍 뛰어올랐다가 그만두자 5%로 내려왔다. 전관예우를 받으며 방산 로비스트 역할을 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수치다. 송 후보자는 율촌 자문료를 연 1억 5000만원이라고 밝혔다가 나중에 2배가 넘는 연 3억 6000만원임이 드러났다. 당시 근무하던 국방과학연구소(ADD)엔 율촌에서 ‘약간의 활동비’만 받는다고 속였다. 위장전입은 청와대 검증과정에서 1개만 밝혔다가 나중에 3개가 추가로 드러났다. 이 중 1개는 아파트를 분양받기 위해서다. 과거의 잘못도 문제지만 이를 축소하거나 은폐하려 한 것은 도덕적으로 더 큰 문제다. 청와대는 송 후보자 지명 사실을 발표하면서 “국민에게 신뢰받는 군 조직 확립 등 중장기 국방 개혁을 추진할 적임자”라고 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비리 의혹만으로도 감찰과 수사를 받아야 할 판이다. 특히 거액의 자문료를 받으면서 사실상 방산 로비스트 역할을 한 것은 방산비리를 척결해야 하는 국방부 장관으로는 결정적인 결격 사유다. 문재인 대통령은 ‘부정부패 없는 나라’ 건설을 공약하면서 방산비리 척결을 핵심 과제로 내세웠다. 방산비리는 이적죄에 준해 처벌형량을 대폭 높이겠다고 약속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송 후보자는 참여정부 때 해군참모총장을 지냈고, 2012년 대선 때부터 문재인 후보를 도왔다. 문 대통령 지지단체인 담쟁이포럼 창립 멤버이기도 하다. 하지만 국방장관은 정치적 성향보다는 확고한 안보관과 군 지휘 능력을 기준으로 인선해야 한다.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장성들의 증언을 토대로 저술한 시크릿 파일 서해전쟁에서 송 후보자는 1999년 6월 제1연평해전 때 전투전단장이었음에도 “먼저 쏘지 마라. 확전하지 마라”는 지시만 주로 내렸다고 썼다. 현장에서는 남북 협정 간에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데도 확전 우려만 했다는 것이다. 사무실에서 지시만 하달했음에도 전투에 참가해 뚜렷한 무공을 세운 사람에게 수여하는 충무공훈장을 받아 뒷말이 많았다. 17개 정부 부처 중에서 장관이 임명됐거나 장관 후보자가 지명된 곳은 14곳이다. 이 중에서 문 대통령과 아무런 인연 없이 임명된 장관은 김동연 기재부 장관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 두 명이다. 그들을 제외하면 모두 대선 캠프 출신이거나 여당 의원, 과거 노무현 정부와 관련이 있는 인물로 채워졌다. 다른 여느 정부에서도 볼 수 없었던 과도한 코드 인사다. 특히 각 분야에서 제대로 경력을 쌓고 능력을 인정받은 사람들은 일단 배제하고 본다는 느낌이 강하다. 문 대통령은 법무부 장관의 경우 검찰 출신은 무조건 제쳐놓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출신 중에도 검찰 개혁에 적임인 사람이 분명히 있을 테지만 아예 논외가 돼 있다. 그렇게 임명한 교수 출신 법무장관 후보자는 개인적으로나 정권으로서나 큰 상처만 남기고 물러났다. 역대 국방장관은 대부분 육군 출신이었다. 육군의 이기주의 측면도 없지 않겠지만 우리 군이 지상군 위주일 수밖에 없는 현실도 분명히 작용하고 있다. 그런데 새 정부는 육사 출신은 무조건 배제한다고 한다. 대통령이 자신과 뜻이 맞는 인사를 장관에 지명할 수 있지만 지금의 인사는 도를 넘었다. 각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해 온 사람들이 적폐로 보고 불신한 결과 장관 후보자들이 대폭 줄어들었다.
미 2사단 100주년 공연 파행
미 2사단 100주년 공연 파행
[선데이뉴스신문=나경택 기자]주한미군 2사단을 가리켜 ‘인계철선(클레이모어 같은 폭발물과 연결되어 건드리면 자동으로 폭발하는 철선)’이라 했다. 한반도에서 위기상황이 발생하면 전방의 미 2사단이 즉각 연루될 수밖에 없으므로 미국 개입이 보장된다는 의미였다. 1917년 창설된 미 2사단은 미 본토에서 40년, 유럽에서 4년, 한국에서 56년간 주둔했다. 한국전쟁이 일어나자 맨 먼저 도착했고, 유엔군 가운데 맨 처음 평양에 입성했다. 군우리 전투 때는 사단병력의 3분의 1을 잃기도 했다. 한국전쟁 때 2만4000여명의 인명피해를 냈으며, 1976년 판문점 도끼만행 사건 때도 소속 병사들이 목숨을 잃었다. 한국과는 유독 인연이 깊은 한·미 동맹의 상징부대다. 하지만 한국 시민들에게 남긴 상처도 컸다. 1992년 술집종업원 윤금이씨를 무참히 살해한 잔혹한 성범죄가 맨 먼저 떠오른다. 한·일 월드컵 열기가 한창이던 2002년 6월13일 벌어진 신효순·심미선양 사건은 충격적이었다. 56번 지방도로를 지나던 미2사단소속 장갑차가 두 여중생을 밟고 지나갔다. 주한 미군 관련 사건들은 대부분 한국민의 공분을 사기 일쑤였다. 경기 의정부시가 마련한 ‘주한미군 2사단 창설 100주년 기념 콘서트’가 일부 단체의 항의에 파행으로 끝났다. 대부분의 초청 가수가 불참했고 인순이, 크라잉넛은 무대에서 사과만 한 채 내려갔다. 민주노총 등 단체들과 누리꾼들이 2002년 미 2사단 소속 장갑차에 치여 숨진 ‘효순·미선 15주기(13일)’를 앞두고 시 예산으로 미군 위안잔치를 연다며 가수들과 소속사에 거센 비판을 했기 때문이다. 미 2사단은 의정부 동두천 등 접적 지역과 가까운 곳에서 유사시 미군 증원 병력이 도착할 때까지 한국을 방어하는 미군이다. 6·25전쟁 발발 28일 만에 제일 먼저 부산항에 도착한 생명의 은인이기도 하다. 창설일은 10월 26일이자만 내년까지 평택으로 이전할 예정이어서 행사를 앞당긴 안병용 의정부시장은 “국가 안보를 위해 헌신한 미 2사단에 대한 감사의 표시이자 우정과 송별의 의미를 담으려 했다”며 유감스러워했다. 15년 전 효순이 미선이의 안타까운 죽음을 마치 미군이 고의로 저지른 것처럼 반미시위로 확대시켰던 좌파 성향의 단체들이 이번에는 가수들에게 ‘디지털 테러’를 가해 미군에 상처를 입힌 형국이다. 미선 양의 아버지는 2012년 신문 인터뷰에서 “단순한 사고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럼에도 그 사고는 “반미와 친북적인 정치인들로 교체되던(대선운동) 시기에 발생하는 바람에 반미세력의 주장을 확신시키는 발화점이 됐다”고 당시 주한미군 제2사단장은 회고록에 적었다. 미 2사단이 평택으로 이전하는 데는 2002년 촛불시위로 불거진 반미감정과 노무현 정부의 ‘전시작전권 환수’가 한몫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수 싸이는 2004년 “미군과 그 가족들을 천천히 고통스럽게 죽이자”는 반미 랩으로 물의를 일으켰지만 미 백악관은 2012년 자선공연에 그를 초청했다. 의정부시가 52년간 지역에 주둔하면서 안보를 지켜준 미 2사단에 송별의 의미를 담아 감사 행사를 마련한 것이었는데 반미 단체들이 판을 깨버린 것이다. 사드는 동맹국 미국이 주한미군을 북 미사일로부터 지키기 위해 필요하다고 요청한 것이다. 배치 비용도 미국이 댄다. 부수적으로 우리 국토 절반가량도 사드 방어 범위에 들어간다. 미 2사단은 6·25전쟁 때 한국을 구하러 미국 본토에서 가장 먼저 달려온 부대다. 한 전투에서 사단 병력의 3분의 1을 잃는 큰 희생도 치렀다. 15년 전 발생한 효순·미순양의 비극은 안타깝고 불행한 일이었지만 교통사고였을 뿐이다. 지금 우리는 우리 힘만으로 나라를 지킬 수 없어 미국의 힘을 빌리고 있는 처지이다.
[칼럼]공정거래위원장 ‘재벌 저격수’
[칼럼]공정거래위원장 ‘재벌 저격수’
[선데이뉴스신문=나경택 칼럼]‘재벌 저격수’로 유명한 김상조 한성대 교수가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로 지명됐다.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이 장관급 인사 중 첫째로 공정위장에 김 교수를 내정한 것은 불공정한 시장체제로는 경제위기 돌파가 불가능하다는 판단 때문”이라며 강한 재벌개혁 의지를 드러냈다. 시민단체에서 소액주주운동과 재벌개혁 감시 등을 해온 김 후보자는 이날 “공정위뿐만 아니라 다양한 수단을 통해 우리 시장경제 질서를 공정하게 하고 한국 경제의 활력을 되살리겠다”고 말해 광범위한 개혁 의지를 내비쳤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공정위를 전면 개혁해 중소기업과 국민이 재벌의 ‘갑질’과 경제 적폐에 대항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만들겠다”며 공정위 역할 강화를 통한 재벌개혁을 강조했다. ‘경제 검찰’로 불리는 공정위는 기업의 ‘시장지배적 지위의 남용과 과도한 경제력의 집중을 방지’해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촉진’하는 순기능을 목적으로 하지만 정권에 따라 특정 기업을 길들이거나 시장경제 질서를 흔드는 무기로도 이용된 것이 사실이다. 특히 노무현 정부 때는 공정위가 본래의 역할보다 기업 옥죄기를 무리하게 추진하는 바람에 기업과 경제 성장에 방해가 됐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문 대통령의 공약에서 드러난 김상조 위원장의 공정위는 대기업전담부서 확대와 전속고발권 폐지, 공정위를 포함한 을지로위원회 구성 등의 수단으로 대기업에 대한 조사 및 감시 권한을 강화하는 것이다. 김 후보자도 재벌개혁의 목표는 경제력 집중억제와 지배구조 개선이라고 밝혔다. 공정한 시장경쟁을 해치는 대기업의 ‘갑질’이나 정경유착의 관행은 사라져야 마땅하다. 그러나 공정위의 조사 기능 강화로 과잉 조사와 규제가 남발하지 않을까 우려가 나온다. 최근 글로벌 경기 호황을 타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기업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가 회복되는 상황에 자칫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는 점은 유념할 필요가 있다. 김 후보자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시장의 힘을 존중해야 한다’ ‘표적 조사 같은 단기 처방을 쓰지 않겠다’고 유연한 자세를 보였다. 그가 더 이상 ‘재벌 저격수’가 아니고 현실적인 개혁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무엇보다 김상조의 공정위는 정권의 압박에 흔들리지 않고 정치적 독립성을 지켜야 할 것이다. 공정위를 은퇴한 ‘공피아’들이 법무법인에 들어가 기업의 편에서 공정위를 흔드는 일이 없도록 공정위 자체의 도덕성도 새롭게 세워야 한다. 공정위가 규제 위주의 ‘노무현 정부2’로 돌아갈 것이 아니라 시장을 살리는 방향으로 업그레이드돼야 한다. 김 내정자는 기자화견에서 “한국 경제의 활력이 떨어진 이유 중 하나는 시장질서가 공정하지 못한 데 따른 것” 이라며 “공정한 질서를 확립해 각 경제주체가 능력을 발휘하게끔 해 활력을 되찾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타당한 현실진단이다. 불공정한 시장질서의 한가운데에 재벌체제가 있음을 모르는 시민은 없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되는 등 정경유착의 민낯이 생생히 드러난 바 있다. 시민들이 재벌개혁을 요구하는 것은 정경유착, 편법증여, 독과점 등 재벌구조가 가진 적폐를 해소하고 경제정의를 실천하려는 뜻이다. 이런 당위성에서 보면 그동안 공정위는 재벌의 불공정행위에 솜방망이 처벌로 일관하는 등 시장질서를 확립하는 데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재별개혁은 진보와 보수의 문제가 아니다. 혁신경제로 나아가는 데 재벌의 경제적 집중이 되레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는 재벌개혁 실패는 곧 경제위기로 이어진다는 역설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납품단가 후려치기 등 갑질 행위에 대한 조사·감시권한이 강화돼야 한다. 이를 위해 재벌의 불공정거래를 조사하는 조사국의 부활은 시급한 과제이다. 재벌의 불법적인 경영승계와 황제경영을 근절하기 위한 상법개정이 시급하다.
[칼럼]청와대 새 출발하자
[칼럼]청와대 새 출발하자
[선데이뉴스신문=나경택 칼럼]2008년 부임한 이철휘 한국자산관리공사(캡코) 사장은 공기업 특유의 인사 문란 등 조직 기강을 바로잡기 위해 파격적 시도를 했다. 여성을 인사부장으로 발탁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 조치는 신의 한 수 였다. 이 전 사장은 “여자를 인사부장으로 앉히자 여기저기서 동문회 향우회 등 남자가 중심이 된 파벌이 툭툭 끊어지는 소리가 났다”고 회고한다. 이 인사부장이 현재 명지대 경영학과 노정란 교수다. 나이 교향 학교 등의 공통분모를 탐색하고 몇 사단에 근무했는지를 알아내서라도 서열을 정하는 게 남자의 속성인지 모르겠지만 연고주의는 분명 봉건사회의 유산이다. 한국사회의 4대 연고는 혈연, 지연, 학연 그리고 관연이다. 형님 동생 하며 한통속으로 돌아가는 사적 연고가 공조직을 오염시키는 게 인사비리다. 반면 이유가 무엇이든 지연과 학연 네트워크에는 잘 끼이질 못한다는 점에서 여자는 인사당담자로서 경쟁력이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본인이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재임 기간 여성가족부 장관을 제외하고 여성으로는 윤진숙, 조윤선 두 사람만을 장관으로 발탁해 여성계를 실망시켰다. 여성 리더는 자신 하나로 충분하다는 뜻이었을까! 문재인 정부가 노무현 정부 시절의 인사수석을 부활하고 첫 인사수석에 조현옥 이화여대 초빙교소를 임명한 것은 그래서 더욱 돋보인다. 인사수석의 신설 자체가 다양한 인재를 널리 뽑겠다는 취지라면 그 자리에 여성을 발탁한 것은 사적 인연에 기대지 않은 공정한 인사로 남녀 동수내각을 실현하겠다는 의지일 것이다. 국책기관과 시민단체에서 두루 경력을 쌓은 조 수석은 노무현 정부 말기 문재인 비서실장 아래에서 균형인사비서관을 지내 인사를 다뤄본 경험이 있다. 하지만 노무현 정부에서 정찬용 인사수석은 인물로는 참신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정작 정부 자체는 아마추어리즘과 자기 사람만 쓰는 이른바 ‘코드 인사’로 실패하고 말았다. 조 수석이 노 정부의 실패를 거름으로 삼고 공정하고 섬세하다는 여성을 장점을 활용해 인사로 성공하는 정부를 만드는 데 기여하길 바란다. 문 대통령이 임시국무회의 의결을 통해 청와대 직제를 개편했다. 박근혜 정권에서 폐지됐던 장관급 정책실장을 부활하고, 그 아래에 일자리 수석을 새로 두기로 했다. 또 국가안보실의 기능도 강화해 안보실장이 외교안보비서관을 지휘하면서 위기상황 대응은 물론 외교 현안 및 국방전략까지 통합 관리하도록 했다.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번 직제 개편의 핵심은 청와대가 정부 부처를 틀어쥐지 않겠다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비서실의 역할을 개별부처 현안 대응에서 정책어젠다관리로 바꾼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국가의 미래를 준비하면서 큰 국정과제를 관리하는 데 집중하고, 나머지 일상적으로 정부가 할 일은 각 부처가 장관 책임 아래 스스로 한다는 취지다. 청와대의 조직 개편 취지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지금까지 정부 부처들은 헌법상의 권한과 기능을 다하지 못했다. 청와대가 국정의 컨트롤타워라며 부처의 모든 사항을 좌지우지 했다. 부처를 틀어쥔 것을 마치 국정을 잘하는 것인 양 여기기도 했다. 정부청사가 세종시로 이전한 터라 부처의 자율과 책임을 강화할 필요성은 더 커졌다. 부처가 효율적으로 일하려면 장관들이 지휘해야 하는데 청와대가 간섭하면 장관이 설 자리가 없다. 이런 것들이 제왕적 대통령의 한 원인이 된 만큼 이제 바로잡을 때가 됐다. 청와대가 대통령 뜻이라며 부처 일에 간섭하기 시작하면 해당 부처는 업무에 소극적이 될 수밖에 없다. 청와대에서 근무해본 사람들은 시간이 갈수록 대통령들이 부처를 장악하려는 욕구가 커진다고 한다. 조직 비대화 가능성을 스스로 경계하지 않으면 안된다. 결국 부처의 자율성을 보장하려면 문 대통령 자신이 끊임없이 분권 의지와 권력 위임을 행동으로 보이는 수밖에 없다.
[칼럼]한반도 평화 첫걸음 정상 통화
[칼럼]한반도 평화 첫걸음 정상 통화
[선데이뉴스신문=나경택 칼럼]미국과 중국이 최근 북핵 문제 해결ㅇ르 목표로 강한 대북 압박 공조에 나서면서 북한과 중국의 혈맹 관계가 흔들리는 조짐이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중국이 대북 제재 압박으로 북·중 관계의 붉은 선(레드라인)을 넘어서고 있다.”고 비난하며 “조중(북·중) 친선이 소중해도 목숨과도 같은 핵과는 바꾸지 않겠다.”고 중국의 한반도 비핵화 정책을 정면으로 거부했다. 북이 중국을 직접 거명해 ‘배신’ 운운하며 격렬하게 비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에 중국 외교부가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시비에 따라 관련 문제를 판단하고 처리했다. ”며 북-중 관계 악화는 북한의 핵개발 때문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북이 발끈한 것은 지난달 도널드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 이후 중국이 압박을 크게 강화한 것이 실효를 거두고 있다는 의미다. 중국은 2월부터 북한의 돈줄인 석탄의 수입을 전면 금지했고, 미·중 회담 뒤에는 북이 6차 핵실험 등 추가 도발할 경우 대북 원유 공급 대폭 축소 방침까지 밝혔다. 중국이 대북 원유 공급 중단을 비롯해 더욱 확실하게 고삐를 죈다면 김정은이 버티는 데도 한계가 있을 것이다. 1961년 7월 김일성과 저우언라이 중국 총리가 서명한 북·중 조약은 제2조에서 ‘체약 일방이 무력침공을 당함으로써 전쟁 상태에 처하게 되는 경우에 체약 상대방은 지체 없이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고 돼 있다. 그러나 중국은 최근 환구시보를 통해 미국이 북핵 시설에 대한 외과수술식 타격을 해도 군사적으로 개입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북·중 관계의 핵심 고리인 우호조약의 성격에 변화 조짐이 나타난 것이다. 환구시보는 “중조우호조약의 취지는 양국의 우호협력과 지역평화, 안전을 위한 것.”이라며 “북한의 핵기술 추구가 중국 안보를 위협한다.”고 거듭 비판했다. 그간 북의 무슨 짓을 해도 일방적으로 감쌌던 중국의 태도 변화가 마침내 북핵의 심각성을 직시하고 북을 전략적 자산 아닌 부담임을 인식했기 때문이라면 고무적인 일이다. 중국이 이번에도 미국에 협조하는 시늉만 하고 말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중국은 전통적으로 북의 체제 붕괴로 주한미군과의 완충지대가 사라지는 것이 북의 핵개발보다 자국의 전략적 이익에 반한다고 여겨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도 다시 생각해볼 때가 됐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북핵이 자국에 직접적 위협이 된다고 보고, 북핵 폐기를 외교 전략의 첫 번째 목표로 성장했다. 중국은 평화협정 체결 협상 등 대화를 통한 현상유지를 원하겠지만 북한이 핵을 폐기하지 않는 한 미국의 대중 압박은 물론이고 북 선제타격 가능성은 생존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10~1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연쇄 전화 통화를 하면서 외교 안보 핵심 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문 대통령은 북핵과 한·미동맹,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한·일 위안부 합의 문제에 대한 상대국의 기본 인식을 확인하고 북핵 공조를 다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머지않은 시기에 3국 정상들과 정상회담을 열기로 합의했다.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한 첫 단추를 끼운 셈이다. 문 대통령은 3국 정상과 통화함으로써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5개월간 이어진 정상외교 공백에 마침표를 찍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문제를 놓고 중국·일본 정상과 통화하며 긴밀히 협의하는 과정에서 한국은 배제되는 일이 반복되었다. 이 때문이 한국이 무시당하는 ‘코리아 패싱’이라는 신조어가 나올 만큼 상황이 좋지 않았다. 이번 정상외교의 재가동이 한반도 불안 상황을 진정시키는 계기로 작동하기를 바란다. 문 대통령은 이제 큰 틀의 북핵 해결 구상을 실현할 구체안을 마련해 이를 북한과 주변국들에 제시하고 설득하는 작업을 이어가야 할 것이다.
[칼럼]한미동맹과 대북정책 절실
[칼럼]한미동맹과 대북정책 절실
[선데이뉴스신문=나경택 칼럼]“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비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들은 달빛정책 이라도 내놓으면서 비판해야 한다.” 놀랍게도 이 말을 한 이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다. 2001년 9월 하순 민주당의 한광옥 대표가 취임 인사차 연희동을 찾았다. 전두환은 “김 대통령의 햇볕정책으로 이번에 북한이 미국의 공격목표에서 벗어났다.”면서 이같이 덧붙였다. 당시 한나라당이 김대중 정부의 대북정책을 사사건건 비난한 데 대한 비판이다. 요지는 대안 없는 비판은 무의미하다는 것일 터이다. 햇볕정책과 달빛정책은 진보·보수 정권의 대북관계를 가리키는 개념이다. 햇볕이 강풍을 이긴다는 이솝 우화에 착안한 햇볕정책은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대북정책의 근간이다. 튼튼한 국방·안보 흡수통일 배제, 남북 교류·협력 추진을 원칙으로 한다. 반대 개념인 달빛정책은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김연철 인제대 교수는 햇볕정책을 ‘접근을 통한 변화’로 달빛정책을 ‘압박을 통한 굴복’으로 정의한다. 보수정권은 햇볕정책을 ‘북한 퍼주기’로 규정하고 박정희·전두환·노태우 정권 때도 추진했던 남북대화와 교류협력을 중단했다. 반면 김 교수는 “달빛정책을 추진한 이명박·박근혜 보수정권 동안 남북관계는 파탄이 났다.”고 비판했다. 그런데 외신은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에 달빛정책(Moomshinepolicy)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Moonshine은 문 대통령의 성의 영어표기(Moon)에 착안한 것으로 햇볕의 반대 개념이 아닌, 보완 개념으로 쓴 것이다. 영국 언론인 마이클 브린은 월스트리트저널 기고 ‘한국 달빛 시대에 들어서다.’에서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햇볕정책과 달리, 문재인 정부의 달빛정책은 더 현실적인 성격을 띠게 될 것.”이라고 했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북한과 중국에는 좋은 소식이 될 수 있다.”며 문 대통령의 달빛정책을 햇볕정ㅊ책의 문재인판으로 이해하고 다소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군 동향과 우리 대응 태세에 대한 합참의장의 보고를 받는 것으로 직무를 시작했다. 취임사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해 동분서주하겠다.”며 미국·중국·일본 방문 의사를 밝혔다.‘여건이 조성되면’ 평양에도 가겠다고 한 대북통을 국가정보원장으로 지명했다. ‘햇볕정책의 귀환’을 예고한다. 문 대통령 임기 내내 북한 위기는 상수가 될 수밖에 없다.문 정부는 한국 외교안보의 기본 축은 한·미 동맹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 과거 노무현 정부처럼 ‘동북아 균형자’를 자처하다 미국의 불신을 자초해선 안 된다. 문 대통령은 다음 달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이미 트럼프 대통령의 귀를 선점한 상태지만 친밀한 관계 구충를 통해 신뢰를 쌓아야 한다. 대외관계도 일종의 거래로 보는 트럼프 대통령이다. 중국과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도 소홀히 할 수는 없다. 다행히 지금 미·중 간에는 북핵 해결을 위한 유례없는 공조관계가 형성돼 있다. 북핵 해결을 위한 전략적 소통 과정에서 사드 배치의 불가피성을 설명하고 보복 철회를 설득해야 한다. 문 대통령은 일본군 위안부 합의의 재협상을 공약했지만 결코 서두를 일이 아니다. 한·일 관계 역시 최우선 선결 과제인 북핵 해결 과정에서 지혜롭게 풀어나가야 한다.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은 이런 주변국가의 관계를 조율하면서 사실상 재구성해야 한다. 그 목표는 북핵·미사일 폐기해야 한다. 급변하는 정세 속에 그만큼 조심스럽게 접근했을 수밖에 없다. 햇볕정책은 북한 핵·미사일 강화를 막지 못했다는 점에서 사실상 실패한 정책이다. 문 대통령의 대북정책 기조에 햇볕이 깔려 있다고 해도 냉철한 현실인식을 바탕으로 혁신해야 한다. 문 대통령은 이제 수맣은 고급 정보를 접하게 될 것이다. 이를 토대로 문재인표 대북정책을 새로 입안하는 것이 필요하다.
[칼럼]일파만파로 치닫는 대선
[칼럼]일파만파로 치닫는 대선
[선데이뉴스신문=나경택 칼럼]투우에서 마지막 일전을 앞두고 소가 숨을 고르는 영역을 스페인어로 ‘케렌시아’라고 한다. 스페인 내전에 참여했다가 투우에 매료된 소설가 헤밍웨이는 논픽션 ‘오후의 죽음’에서 이렇게 설명한다. “소는 본능적으로 케렌시아를 찾는다. 그곳은 소의 뇌리에 바로 나타나지 않는다. 인간과 싸우는 동안 서서히 발견된다. 소는 거기 들어서면 뒤에 벽이 서 있는 것처럼 인정된다.” 투우장의 소는 죽음에 이르기까지 역할이 다른 투우사들에게 세 번 공격을 당한다. 먼저 말을 탄 ‘피카도르’가 투우장을 돌며 희롱하다가 창으로 소의 목덜미를 몇 차례 깊이 찌른다. 소의 용맹은 이때 꺾인다. 다음 ‘반데리예로’가 나타나 부근에 작살을 내리꽂는다. 이때 소는 죽음의 공포를 느낀다고 한다. 검은 털 위로 피가 흘러내리고 호흡이 가빠진다. 군중의 함성과 욕설이 투우장을 웅웅 울린다. 소의 흥분과 분노가 절정에 이른다. 그 순간 소는 투우장의 한곳에 잠시 멈춘다. 이곳이 ‘케렌시아’다. 1초, 2초, 3초…. 허파 밑바닥에서 숨을 끌어올려 마지막 힘을 모은다. 이때 화려한 옷을 입은 투우사 ‘마타도르’가 중앙에 선다. 플라멩코를 추듯 몸을 놀리며 붉은 깃발 ‘물레타’를 흔든다. 소가 돌진한다. 투우사를 노리지만 능란한 놀림에 희롱당할 뿐이다. 투우사에겐 철칙이 있다고 한다. 절대 케렌시아로 들어가선 안 된다는 것이다. 소에 대한 예의를 지키려는 게 아니다. 케렌시아에 들어가 안정을 찾는 순간 소는 ‘죽을 힘’을 폭발시킨다. 헤밍웨이는 “그곳에서 소는 인간이 겪을 수 없는 막강한 힘을 갖는다”고 했다. 마타도르가 ‘투우사의 꽃’으로 불리는 건 상대를 케렌시아 밖으로 끌어내 현란한 속임수로 그 힘을 바닥내기 때문이다. 물론 서툰 기술로 소를 희롱하다가 목숨을 잃는 투우사도 한둘이 아니다. 검찰은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캠프 기획 본부장인 염동열 의원과 한 여론조사기관 사무실을 압수수색 했다. 검찰은 양측이 사전에 짜고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여론조사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 정당이 여론조사 조작 혐의로 고발된 첫 사례다. 문 후보 측과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측은 각각 자신들에게 불리한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자 조사가 왜곡됐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선거에서 유권자들은 정확한 정보와 건강한 토론을 통해 후보를 평가하는 게 바람직하다. 그런데 이번 대선판에서 이런 과정은 사실상 실종되고 있다. 후보들의 공약과 리더십 대신 여론조사 지지율이 후보 결정을 좌지우지하는 것처럼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한 정당은 지지율이 낮게 나오는 자기당 후보에게 사퇴를 압박하고 있다. 정당정치와 정당민주주의를 부정하는 행위다. 여론조사는 아무리 기법이 발달해도 정확성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지난해 여론조사 기관들이 총선결과 예측에 실패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또 정확한 여론조사라고 해도 부작용이 있다. 대세 후보에게 지지표가 몰리는 ‘밴드왜건 현상’이나 약체 후보에게 동정표가 쏠리는 ‘인더독 현상’을 유발한다. 이는 국민들이 자신의 가치와 정책을 대변하는 후보를 자연스럽게 선호·지지하는 과정을 왜곡한다. 그 결과 국민이 후보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지지율이 후보를 고르는 역설이 나타날 수 있다. 여론조사에 일희일비하다보니 자극적 언행으로 여론조사 지지율 높이기에 매달리는 현상도 보인다. 특히 언론이 여론조사를 앞세운 경마식 보도로 선거판을 왜곡하는 것은 개탄스럽다. 언론이 건강한 토론의 장을 제공하고 후보들의 자질을 검증해도 모자랄 판이다. 그런데도 신문과 방송들은 연일 여론조사 결과를 주요 뉴스로 전하면서 대선을 여론조사 위주로 몰아가고 있다. 지지율 숫자만 보고 후보를 고르라고 강요하는 듯한 보도 대토는 공론의 장을 펼쳐야 할 것이다.
[칼럼]한·미 FTA 국익 생각하라
[칼럼]한·미 FTA 국익 생각하라
[선데이뉴스신문=나경택 칼럼]방한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개정에 서겠다고 했다. 펜스 부통령은 주한 상공회의소 환영행사에 참석해 “지난 5년간 한국을 상대로 한 미국의 무역 적자가 두 배 이상 증가했고 미국 산업이 진출하기에 한국시장의 장벽이 너무 높다”며 이같이 말했다. 펜스는 ‘공정한 무역’, ‘무역상대방의 이익’, ‘양국의 밝은 미래’라며 포장을 했지만 궁극적으로는 그동안 한·미 FTA로 미국이 손해를 봤으니 양국 간 협정내용을 미국에 유리하게 손보겠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한·미 FTA에 대한 생각은 ‘미국 노동자의 이익과 미국의 성장에 부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대선 기간 중 한·미 FTA를 ‘일자리를 죽이는 협정’, ‘재앙’이라는 국민적인 표현을 써가며 비판했다. 그 근거는 무역적자다. 이는 미국무역대표부가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도 반영돼 있다. 미국무역대표부는 한·미 FTA 발표 직전 해인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미국의 대한 수출은 12억 달러(1조 3800억 원) 줄었으나, 한국제품 수입액은 130억 달러(약 14조 9500억 원) 늘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한국의 의료, 금융, 법률 등 서비스시장 개방도 부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한·미 FTA로 인해 일방적으로 손해를 본 것은 아니다. 미국국제무역위원회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미 FTA를 맺지 않았다면 한국이 미국보다 훨씬 더 큰 무역수지 흑자를 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뿐이 아니다. 이 기간 중 한국의 대미 서비스 수지 적자폭은 확대됐다. 한국의 대미 서비스수지적자 109억 7000만 달러에서 140억 9000만 달러로 28.4% 늘었다. 한국기업의 대미 직접 투자액도 미국기업의 대한 투자액의 두 배가 넘는다. 그리고 한·미 FTA 체결 이후 한국시장 내 미국산 자동차 점유율도 5년 새 두 배 뛰었다. 그만큼 우리가 미국에 반박할 주장도 많다는 것이다. 한·미 FTA 재협상에 들어가면 미국은 대한국 수출품의 관세를 낮추고, 반대로 한국 수출품의 대미국 관세를 높이자고 할 가능성이 높다. 또 미국이 유리한 농·축·수산업과 법률 등 서비스 분야의 개방을 한국에 요구할 것이다. 이에 한국 측은 수세적인 태도를 버리고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협상과정에서 미국에 추가적인 시장개방을 요구할 기회도 있다. 예컨대 기존 한·미 FTA에 없었던 에너지 분야에서 새로운 시장을 얻을 수도 있다. 한국은 이익균형을 근거로 미국에 요구할 것은 적극 주장해야 한다. 펜스 미국 부통령이 “미국은 100% 한국 편에 설 것”이라고 말한 하루 만에 한미 FTA 개정을 피력한 데 대해 귀를 의심하는 건 어쩌면 한국적 정서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협상의 달인인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미국이 북핵 위협을 막는 대가로 무역 역조를 해소하는 것은 당연한 ‘기브 앤 테이크’ 일수도 있다. “중국이 미국을 강간하고 있다”며 대중 무역역조를 비판했던 트럼프가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북한 압박 대가로 환율조작국 지정을 면제해주는 것과 같은 논리다. 한국으로선 트럼프가 선거 유세에서 한·미 FTA에 대해 “미국인 노동자들의 일자리 킬러”라고 비난했을 때부터 FTA 재협상이 예고된 것으로 보고 대비했어야 옳다. 최근 5년 동안 글로벌 경기 침체로 세계 교역은 연평균 2% 감소했지만 한·미 간 교역은 오히려 1.7% 증가했다는 무역협회의 3월 발표도 미국에 알렸어야 했다. 그러나 미국무역대표부(USTR)가 3월 한·미 FTA를 포함한 기존 협상을 재검토할 것이라는 자료를 내놨을 때도 산업통상자원부는 한·미 FTA ‘재협상’을 언급한 것이 아니라며 의미를 축소했다. 이번에도 산업부와 외교부는 재협상이 아닌 ‘미세조정’이라는 안이한 인식이다. 정부는 팔짱만 끼고 있지 말고 한·미 FTA가 양국에 국익을 최대화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