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 '국정 역사교과서 공개' 발표문,,,"완성본이 아니라 국민과 함께 고쳐나가는 국민의 교과…

기사입력 2016.11.29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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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정 역사 교과서 집필진으로 참여한 김낙년 동국대 교수와 이주영 건국대 명예교수, 최대권 서울대 명예교수,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왼쪽부터) 등이 국정 역사 교과서를 설명하고 있다.
[선데이뉴스=신민정 기자]국정 역사교과서의 편찬을 맡은 국사편찬위원회의 김정배 위원장은 28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 참여해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을 공개하며 "미래의 역군이 될 청소년들에게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역사를 보여주려 노력했다"고 발표문을 통해 말했다.


다음은 김 위원장의 발표문 전문이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사편찬위원회는 지난 1년여 동안 교육부로부터 위임받은 교과서 관련 업무를 일차로 완료하여, 약속드린 바와 같이, 오늘 현장검토본을 공개하게 되었습니다. 이념적으로 치우친 편향성을 바로잡고 실사구시의 자세로 올바른 교과서를 만들어 미래의 역군이 될 청소년들에게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역사를 보여 주려 노력하였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우리나라 교과서의 문제점은 전근대시대보다 근현대사 부분에서 이념의 균형이 이루어지지 않았기에 국민들께서 걱정하시며 관심을 두셨던 사안이었습니다. 국사편찬위원회에서는 다양한 분야의 훌륭한 학자분들을 초빙하여 오늘의 대한민국이 성장한 역사 과정을 객관적 사실 위에서 기술하였습니다.

여기에는 세 가지 관점이 고려되었습니다.

첫째, 미래를 책임질 청소년들이 어떠한 역사관을 갖게 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누구를 위한 역사인가를 묻는다면 교과서는 청소년을 위한 역사책입니다. 역사는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하여 기술하는 것이 아니지만 역사 교과서는 청소년을 위한 교재이기에 미래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역사책은 현재의 역사가가 과거의 자료를 가지고 각 시대를 객관적으로 연구하여 서술한 것입니다. 동일한 사료를 이용하여도 연구자에 따라 다른 모습의 역사책이 나타나는데, 이 점은 역사 서술에 연구자의 주관이 개입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교과서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자료이므로 내용의 선정과 서술에서 일반 학술논문이나 서적과 같을 수 없습니다. 이번 교과서는 직접 사용하게 될 청소년뿐 아니라 역사학계와 국민으로부터 공감을 얻는 역사책이 되도록 서술하겠다는 목표를 가졌습니다.

둘째, 우리 역사상 최초의 민주공화국으로서 대한민국 출범의 역사적 의미가 무엇이며 한국 전체의 역사에서 어떤 함의를 지니고 있는가를 밝히려 하였습니다. 대한민국의 ‘민국’이라는 의미는 바로 주권이 국민에게 있다는 뜻입니다.

국민이 투표를 통해 자기의 주의주장을 자유롭게 표현할 권리를 말합니다. 대한민국을 뜻하는 Republic of Korea의 ‘Republic’을 중국에서는 ‘민국’으로 번역하고 일본에서는 ‘공화국’으로 표시합니다.

우리나라의 반만 년 역사에서 국민이 직접 투표를 행사하는 가히 혁명적인 정치체제의 변혁은 1948년 5.10 선거에서 처음으로 시행되었습니다. 대한민국의 탄생은 역대의 왕조가 바뀌는 역사와는 근본적으로 성격이 다른, 단순히 지도층의 교체가 아닌 국가체제의 일대 혁명적 변화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대한민국은 엘리네크의 일반국가론에서 말하는 영토 국민 주권의 성격에 부합하는 선거를 통해 탄생함으로써 역사상 가장 외외(巍巍)한 위치를 차지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상하이 프랑스 조계에서 항일운동을 전개하였던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높이 우러르는 것도 이때 ‘대한민국’이라는 국호 아래 치열한 항일운동이 비롯되었기 때문입니다. 임시정부의 훌륭한 유산과 그 숭고한 뜻은 1948년 8월 15일 이 나라 이 땅에서 거행된 대한민국 수립에 그대로 계승되었습니다.

셋째, 학계의 학문성과를 반영해서 우리나라 역사의 전반적인 발전 모습을 긍정적인 입장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기술하였습니다. 랑케를 위시한 서양학자들의 견해를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당나라 이래로 才・學・識의 三長之才를 갖춘 사관이 등장하여 격조 높은 역사 서술의 논조를 펼쳐 왔고, 김부식 역시 삼국사기를 쓰면서 이 三長之才를 언급하였습니다.

‘나라는 망해도 역사는 망할 수 없다’는 말은 역사가의 사명과 역사의 깊은 뜻이 국가의 운명과 얼마나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가를 여실히 보여 주고 있습니다. 역사가는 시대마다 정신이 깃들어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하고, 역사는 단절되는 것이 아니라 현재와의 연속선상에 있다는 사실에서 그 의미를 찾아야만 값진 역사의 교훈을 얻게 됩니다.

현대사로 내려올수록 우리나라의 역사는 세계사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또한 한국 현대사학계와 사회과학계열 사이의 학제 간 연구가 깊을수록 알찬 수확을 거둘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뼈저리게 느낍니다.

그러한 점에서 폐쇄적인 민족사관이나 투쟁일변도의 역사서술이 민주시민의 자질을 함양하고 민주시민사회를 건설하는 데 있어 어떠한 공과가 있는지를 사려 깊게 되돌아보아야 합니다. 이번 교과서는 이와 같은 관점을 반영하여 만들고자 노력하였습니다.

먼저, 추진 배경과 경과를 말씀드리겠습니다.

2002년 검정제를 도입한 이후 이념 논쟁과 편향성 논란으로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였습니다. 올바른 교과서는 기존 검정 교과서의 편향성을 바로잡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준비하는 역사 교육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하여 추진되었습니다.

국사편찬위원회는 2015년 11월 3일 중등 역사과 교과용 도서 편찬 책임 기관으로 지정된 이후 중학교 역사와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를 개발하였고, 오늘 국민 여러분께 공개하게 되었습니다.

집필진은 기존의 검정 교과서에 비해 인원을 대폭 보강하여 시대별 전문가 세 분 또는 네 분이 한 단원을 책임지고 집필하도록 하였습니다. 구성 및 외형 체제는 중학교의 경우 대단원별로 핵심 주제를 선정하고, 주제를 의문형으로 제시하여 학습 동기를 유발하였습니다. 고등학교는 기존에 비해 분량을 20퍼센트 가량 감축하여 학습 부담을 경감하였습니다.

다음으로 주요 내용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올바른 역사 교과서’는 사실에 입각한 균형 잡힌 대한민국 교과서입니다. 고대, 중세, 근대, 현대를 균형 있게 서술하고, 각 시대별로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적절하게 서술하였습니다. 고대사와 현대사에 대해서도 서술의 균형을 중시하였습니다.

지금부터는 교과서의 주요 내용에 대해 하나하나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대한민국이 대한민국 임시 정부의 법통을 계승한 한반도 유일의 합법 정부임을 명확히 서술하였습니다. 따라서 대한민국은 국가 수립, 북한은 정권 수립으로 구분하였습니다.

둘째, 제헌 헌법부터 현행 헌법까지 헌법의 주요 내용과 역사적 의의에 대해 상세히 서술하였습니다. 대한민국의 국가 체제와 정통성을 헌법과 연계하여 서술하고, 헌법 개정 과정을 통해 자유 민주주의의 발전 과정을 한 눈에 알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셋째, 북한의 핵 개발과 군사도발, 인권 문제를 상세히 서술하였습니다. 북한의 군사도발을 소주제로 구성하고 천안함 피격 사건은 북한의 책임임을 명확히 서술하였습니다. 또한 북한의 인권 문제를 소주제로 편성하고, 주체사상이 김일성 독재의 이념적 정당화의 도구였음을 기술하였습니다.

넷째, 6.25 전쟁은 북한의 불법 남침임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6.25 전쟁은 북한이 소련과 중국으로부터 지원을 받아 치밀하게 준비하여 시작되었음을 분명히 서술하였습니다.

다섯째, 친일파의 이름과 행적을 구체적인 자료와 함께 제시하였습니다. 친일 반민족 행위를 별도의 소주제로 편성하여 다양한 자료와 함께 상세히 서술하였습니다. 또한 이승만 정부 시기 반민족 행위 특별조사 위원회의 활동과 한계를 분명히 서술하였습니다.

여섯째, 다양한 항일 독립운동의 역사를 빠짐없이 서술하여 우리 민족의 자긍심을 높이고자 하였습니다. 조선 의용대와 한국 광복군 등 항일 무장 투쟁을 상세히 서술하였고 미주 지역과 대한민국 임시 정부의 외교 독립 활동에 대해서도 새롭게 조명하였으며, 여성 독립 운동가들의 활동을 특집 코너로 구성하였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독립 운동의 역사를 대한민국 임시 정부를 중심으로 체계적으로 서술하였습니다.

일곱째, 역대 정부의 공과 과를 균형 있게 서술하였습니다. 이승만 정부의 독재로 인해 대한민국의 자유 민주주의가 훼손되었음을 분명히 서술하고 박정희 정부의 유신은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제약한 독재체제였음을 명확히 서술하였습니다.

여덟째, 민주화 운동의 과정과 결과, 그리고 의미에 대해 충실히 서술하였습니다. 4․19 혁명은 이승만 독재에 항거한 민주주의 혁명이고, 5․18 민주화 운동은 한국 민주주의 발전의 기반이 되었으며, 6월 민주 항쟁으로 평화적 정권 교체가 이루어져 민주주의가 성숙하였음을 충실히 서술하였습니다.

아홉째, 경제 성장의 성과와 과제에 대해서도 분명히 서술하였습니다. 경제 성장의 성과를 각각의 소주제로 구성하고, 경제개발계획의 성과에 대해 사실대로 서술하였으며, 경제 성장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점도 균형 있게 서술하였습니다.

열 번 째,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일본 정부의 책임을 분명히 서술하였습니다. 일본군 위안부의 강제 동원과 인권 유린에 대한 일본 정부의 책임을 명시하였으며, 중학교 역사의 경우 일본군 위안부와 관련하여 별도의 주제를 편성하였습니다.

열한 번 째, 독도와 동해에 대하여 충실히 서술하였습니다. 독도가 우리 영토임을 다양한 자료를 통해 설명하고, ‘동해’ 명칭 사용에 대해 학생들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역사적 배경과 정부 및 민간 단체의 노력을 서술하였습니다. 또한 <사료에 나타난 우리 땅 독도>라는 자료 위주의 독도 특집 코너를 구성하였습니다.

열두 번 째, 고대사 서술을 강화하였습니다. 고조선과 고구려가 중국 세력에 맞서 성장하였음을 강조하였고, 백제와 가야의 발전에 대해 특집을 구성하였으며 발해가 고구려를 계승한 국가였음을 분명하게 서술하였습니다.

열세 번 째, 중학교는 ‘통일 신라와 발해’로, 고등학교는 ‘남북국’으로 단원명을 다르게 제시하였습니다. 초등 교육 과정의 연계성과 학생의 지적 발달 수준을 고려하여 중학교는 ‘통일 신라와 발해’로, 고등학교는 사관이 담긴 ‘남북국’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였으며, 중, 고 모두 용어를 둘러싼 역사학계의 견해 차이를 <읽기자료>로 제시하였습니다.

열네 번 째, 학계의 연구 성과를 충실히 반영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고려시대 서술에서는 권문과 세족의 의미를 정확히 구분하였습니다. 권문은 권세 있는 가문이라는 뜻이고, 세족은 대대로 오랫동안 명예와 지위를 유지해 온 가문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지금까지의 교과서에서 하나의 용어로 일컬어지던 권문세족을 권문과 세족으로 구분하여 사용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기존 교과서에 없는 새로운 자료를 발굴하여 수록하였습니다. 광개토 대왕릉비의 경우 비석 네 면의 사진과 탁본을 수록하였고, 팔만대장경의 서지 정보, 영조가 자신의 치적으로 탕평, 균역 등을 꼽은 글, 국사편찬위원회가 소장한 의열단 사진 등 기존 교과서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새로운 자료들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이 책은 청소년을 위한 교과서인 만큼 각계각층의 의견을 더욱 충실하게 듣고자 합니다. 이 책은 완성본이 아니라 국민과 함께 고쳐나가는 국민의 교과서입니다. 꾸준한 보완을 거듭하여 올바른 교과서를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신민정 기자 sunday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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