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의여인.선덕..."선덕여왕의 혜안", 메세지 전달...

선덕여왕, 교육현장의 5일장과 같은 한국형 뮤지컬..
기사입력 2017.02.20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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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주는 백성의 말에 귀 기울리는 책임"..."군주는 민심을 잘 살펴야하는 것"이 군주의 임무
- "화려한 의상과 장신구는 전통 패션쇼"를 보는 것 같아
- 전통가락과 악기로 이어지는 노래는 천상의 하모니이며 시원한 사이다 맛
- 절제와 퍼모먼스, 그리고 열연하는 배우들의 모습은 잘 차려놓은 명절 밥상과 같아
-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장면연출은 "신의한수"


[선데이뉴스=정성남 기자]"바람에 흩어지는 꽃잎이라도 당신을 향한 꽃" 이었다면... "수 천년 후 당신과 내가 첨성대와 별이되어 신라의 꿈을 그대와 함께 지켜볼 수 있다"면 사랑했던 모든 것 들이 내가 살아야 하는 이유.....

선덕여왕에 의해 만들어진 "첨성대는 단순히 천문관측 기구만이 아니라 별자리를 건축물로 만들어 하늘의 도시를 지상에 그대로 옮겨 놓으려는 선덕여왕의 꿈"이었다.

인트로 음악과 함께 흐르는 영상 속에 비친 궁궐은 그 화려함을 뒤로하며 고도의 신라를 하늘에서 내려 보이게 하는 장엄함에 빠져들게 만들어 주었다.

631년 즉위 53년, 진평왕의 생일잔치가 이어지며 등장인물들의 의상에 넋을 잃고 말았다. 순간 조물주가 우리에게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을 바라 보라며 눈을 만들어 준 것에 감사함을 다시 한 번 드리고 싶었다. 형형색색의 의상과 장신구들은 관람객들로부터 탄성을 자아냈다.

특히, 조명과 아우라져 반사되고 있는 "진평왕의 왕관은 눈이 부실 정도로 위엄과 함께 근엄함의 자태를 마음껏 발산" 하였다. "그래 맞어, 600년 역사의 넓은 영토를 지킨 왕이고 신라의 영원함이 깃든 것"이라고 폄하해 보았지만 눈길은 "왕관을 비롯한 의상과 장신구에 부딪치는 조명에 나도 모른 채 극으로 빠져 들어가고" 있었다.

선덕여왕
이렇게 시작된 별의여인 선덕이라는 뮤지컬은 시작돼고 "신라 진평왕은 세 딸중 덕만공주(선덕여와)를 왕위에 오르게 한다".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로 찬성과 반대가 공존하지만 비담 만큼은 자신의 영욕을 채우고자 선화공주를 편들어 덕만공주의 왕위계승에 반대를 한다. 그러나 진평왕은 반대에도 뜻을 굽히지 않고 덕만공주를 왕위에 올려 놓는다.

앞서 무대는 "천관녀의 등장에 나 역시 하늘위에 떠 있는 기분을 들게 했다". 마치 전통 패션쇼를 연출하는 곳이 아닌가 할 정도의 착각에 빠진다. 그리고 이어지는 무희들에 의한 춤은 마치 선녀가 구름위에서 거니는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해 주었다.

별자리에 관심이 많았던 덕만공주는 천문학자 지귀와의 만남이 잦아지며 별자리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한다. 그들의 환상적인 천상의 하모니가 들려온다. "나라를 위하고 별자리를 논의하던 성골의 덕만공주는 진평왕의 마음을 헤아리는 노랫말로 관객들에게 파고들었다". 이때 들려오는 배우들의 "합창소리는 사이다와 같았다". 그리고 숨 쉴틈없는 진행속에 저자거리의 백성들은 관객들과 호흡했다.

이렇게 흘러가는 별의여인 선덕은 "절제와 퍼포먼스 그리고 시스템과 탄탄한 대본 및 출연진이 관객을 위한 진수성찬을 차려놓은 명절 밥상"과도 같았다.

드라마나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의 연출 아이디어는 가히 '신의한수'이며, "이 작품에 대한 깊이를 알 수가 있는 부분 중 하나인 또 다른 방점을 찍는 연출"인것 같았다. 어린 덕만공주와 여왕이 된 덕만공주(선덕여왕)는 한 무대 위에 서로 다른 곳에 위치하여 과거와 현재를 오가고 있었다. 그리고 "각각은 연출에 따라 움직여 준 조명의 치밀함에 의해 우리는 덕만공주의 과거와 현재를 엿보는 장면을 동시에 관람할 수 있는 선물을 받은 것"이다.

불교를 국교로 삼았던 신라는 선덕여왕에 의해 만들어 졌다. 당시 선덕여왕은 불심이 백성을 하나도 만들 수 있다는 신념아래 많은 사찰을 지었다. 역사적 사실에서도 불교는 신라의 정신적 축으로 자리잡았으며 선덕여왕은 자신을 의미하는 사찰인 분황사를 지었고 이는 "신라가 삼국통일을 해낼 수 있었던 정신적인 기반으로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중반부에 돌입한 별의여인 선덕은 잠시 휴식시간을 갖게 되었을 때 필자는 다른 관람객의 의견을 들어보고자 휴식시간을 이용하여 1막에 대한 평을 들어 보았다.

친구와 함께 관람을 온 대학교에 재학중이라는 관람객 여00씨는 "우리나라의 전통복장이 이렇게 아름다운줄은 몰랐어요, 이런 가운데 "배우 한명 한명의 열정적이고 환상적인 연기를 보면서 또 다른 뮤지컬 세계를 볼 수가 있었어요" 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테마와 테마의 연결된 부분이 한점 어색함이 없는 그런 뮤지컬로서 스토리 전체가 잘 이해되고 이 작품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부분들을 쉽게 들여다 볼 수가 있었다고 평했다.

또 다른 관람객은 멀리 하남에서 온 관람객인데 중년의 부부로서 이들은 입을모아 "한국형 뮤지컬에 대해 처음 접해보지만  이렇게 우리 곁에 살아 숨쉬며 마음속으로 파고들어올 수 있는 감정을 느꼈다"고 말했다. 또한 이런 감성적 부분은 전통의 가락과 악기, 그리고 음률과 가사가 "뮤지컬이라는 장르에 잘 융화되어 마치 현대판 창극을 보는 것 같았다"고 평가해 주었다.

또 색다른 무었을 기다리던 필자의 마음을 알기나 하듯, 기다리던 "첨성대가 무대에 등장했다". 원형과 거의 같은 모형의 셋트가 무대 위에 놓여있고 한참 증축을 하는 장면이 펼쳐진다. 또 백제군과의 전투장면에서 단순하지만 대나무와 망루를 이용한 무대 셋트도 압권이다. 전체적 흐름에 대한 무대전환은 영상으로 처리해 주었으며 "중간중간 변환되는 소품과 무대 전환은 대규모 작품에 비해 작다는 생각을 갖기보다는 오히려 포만감을 느낄 수 있는 무대가 된 것"이다. 

관람 중 느낄 수 없는 부분이었지만 막이 내려지면서 그 이유를 찾을 수가 있었다. 바로 영상이었다.

이 작품을 그대로 소화하며 이야기 하듯이 나열해 준 것은 바로 영상이었다. 하지만 그 영상을 더욱 살려 낸 것들이 바로 극중 무대셋트의 전환이었으며 이를 더해 형형색색의 최신 조명과 기술, 그리고 맑고 깨끗하게 전달된 음향이 합쳐져 "나의 눈과 귀를 통한 대뇌로 전달되어 별의여인 선덕에 흠뻑 빠져들었던 것"이다.

한편 왜 이작품의 앞에 k-musical이라는 수식어가 붙으며 한국형뮤지컬이라고 홍보가 되었는가를 알 수가 있었다.

신라 화랑들이 모여 군사연습을 하는 장면이나 백제와의 전투장면 그리고 일반 백성들이 무대에 등장하여 연기를 펼치는 장면 등은 요소요소에 "대나무와 장신구를 이용하여 타악기의 도구와 무기로 등장"하였고 일상생활속 생활용품으로 등장했었다. 또한, 작곡된 음악의 거의 모든 부분에서 내 귀에 들려오는 낮 익은 악기소리가 바로 전통악기였으며 때때로는 전통음악 박자의 가락이 엉켜 있었다. 하지만 더 놀라웠던 사실은 제작진은 우리에게 배려의 아이콘을 선물이나 하듯이 환상의 하모니를 이룰 수 있는 배우들의 노래 실력과 함께 "도레미파솔라시도"와 "국상각치우"를 비벼서 선물한 것이다. 어디 그것뿐인가, 보너스로 "20여 명에 가까운 배우들이 출연한 훌륭한 난타 퍼포먼스도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 이 모든 것의 조화는 배우들의 피나는 노력과 연출.극본.조명.음형.무대미술 등 모든 분들에게 마지막 박수 이전에 중간 박수를 먼저 보내고자 한다.

좌로부터 선덕여왕과 지귀
별의여인 선덕에 나오는 지귀(천문학자)는 이 작품 인물이다. 어린 시절부터 덕만공주는 별자리에 대한 관심이 많아 지귀와 잦은 만남을 하였고 이 과정에서 지귀는 선덕여왕을 연모하는 사람으로 등장한다. 이런 지귀는 덕만공주가 선덕여왕이 되고 첨성대를 지어가는 과정 속에 끝내 선덕여왕과의 사랑을 이루지 못한다. 또한, 비담의 역모에 의한 암살자의 손에 여왕을 위하여 자신이 주검을 맞이한다. 지귀는 죽음의 순간 "남자가 아닌 백성으로서 선덕여왕을 사랑했음을 알게 된다". 결국 지귀는 "자신이 연모하였던 선덕여왕은 신분으로 넘볼 수가 없는 일국의 여왕으로 일반 백성과 여왕과는 맺어질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그에 대한 사랑의 연가를 불러준다.

지귀는 이렇게 사모하고 그리워하며 "천년의 노래가 별이되고, 그 별과 노래가 신라를 지키"라고 노래한다. '애절하다', 그리고 연민이 가슴에 파고드는 음색으로 객석은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앞서 이런 지귀는 첨성대를 완공하며 선덕여왕에게 별자리 문답을 주고받는데, 그 수많은 별자리에 대한 설명을 숨 가쁘게 토해낸다. 필자는 저 길고 긴 대사를 숨도 안 쉬고 연기를 하려면 얼마나 힘들까 하는 생각에 앞서 퍼팩트하게 그 대사를 소화해낸 지귀(오대성)에게 경이로움을 전달하고 싶다.

결국 지귀를 극락으로 보내고자하는 천관녀는 지귀를 위해 귀천지로 승화 시킨다. 아! 생각이 떠올랐다. 도입부에서의 천관녀가 난 것이다. 그런데 슬프다. 지귀를 극락으로 보내려고 춤을 춘다. 무희들은 지귀의 주변을 맴돌며 하얀색 종이 관으로 형상화된 종이를 덮어주며 함께 슬퍼한다. 하늘이 따로 없었다, 이곳 나루아트센터 대강당 무대 위에 펼쳐진 이 곳이 하늘이고 극락이었다. 이렇게 지귀는 사랑하는 여인을 뒤로 둔 체 이승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지귀의 주검을 바라보던 선덕여왕도 비통함에 젖어들며 "수 천년 후 당신과 내가 첨성대와 별이되어 신라의 꿈을 그대와 함께 지켜볼 수 있다면 사랑했던 모든 것 들이 내가 살아야 하는 이유"..."수 천년이 지나서라도 다시 만날 그날에 신라의 별로 영원히 남아 이 어둠 밝혀 주리라"고 사랑을 노래한다.

한편, 이 작품 연출가인 정다미 씨는 극중 천관녀로 출연했다. 한국형뮤지컬을 처음 만들어낸 장본이기도 하다. 정다미 씨는 그동안 “홍의장군 곽재우“를 비롯하여 ”태화강의 북소리(울산의병)“, ”솥(호암 이병철)“ ”궁“, 그리고 ”농자천하지대본“등 k-musical에 출연 및 연출과 총감독을 맡았던 인물이다. 또한 그녀는 지난 제3회 장흥 전통 가무악 전국대제전 종합대상인 대통령상을 수상했으며, 약 3300여회의 국내외 공연에 출연한 경력자 이다.
천관녀정다미 씨는 ”가장 힘든 부분은 배우 케스팅 이에요“라고 말한다. 그 이유는 한국형뮤지컬을 구성 하다보면 일반 뮤지컬 배우는 소화해 내기가 힘이 든다며, "일반 뮤지컬 배우들에게 난타나 국악기, 그리고 음악을 가르키는 것이 그리 쉬운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타 작품보다 연습과 준비기일이 길어지면서 "음악과 의상 등이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극중 천관녀로 출연한 정다미 씨는 요소요소에서 브릿지 역할과 함께 선덕여왕과 지귀를 돋보이게 하는 노래와 춤으로 극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하는 시너지 효과를 발산 시켯다.

한편, 극중 선덕여왕으로 출연한 전수미 씨는 이 작품에 대해 "화려한 의상과 조명, 음악은 무었보다도 어려운 역사 얘기를 좀 더 쉽고 버라이어티하게 보여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또한, "역사뮤지컬을 접하였을 때는 많이 힘들었는데, 지금은 너무 재미있는 것 같아요", 이 작품을 보시는 분들은 어렵다는 생각을 할 수가 있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작품의 내용과 인물등장이 역사 속 실존 인물들이기에 저는 그것을 구현해 내야하는 배우로서 공부도 많이 했습니다. "극중 선덕여왕을 어떤 방식으로 전달해야 하는가 고민을 많이 했어요"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 나라가 좀 어지럽고 모두가 힘든 이 상황에서 자기 자신보다는 남을 더 생각하는 사회 지도층에게 전달하는, 백성 즉, "국민들을 더 생각하는 선덕여왕과 같은 리더가 되는 마음의 자세로 임했습니다"라며 전수미 씨는 극중 선덕여왕에 대한 자세를 이렇게 이야기해 주었다.

좌로부터 비담과 선화공주한편 선덕여왕과 반대의 길을 걸었던 비담역으로 출연한 한재영 씨는 지금 세상이 어지럽지만 우리의 "지난 역사 속에서는 늘 나라를 구하는 난세의 영웅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 어려운 우리나라의 형국이 마치 극중 제가 맡은 영욕과 영리에 눈 멀은 관료인 비담과 같은  역사 속 관료들이 아닌 “국가와 민족을 위한 정치지도자나 사회지도자들의 마음가짐이 선덕여왕과 같은 혜안 속에 나라를 이끌어 가주었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덧붙여 연기는 연기일 뿐이지만 극중 인물에 대한 캐릭터를 소화하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더 넓어졌다”고 밝혔다.

한편, 최양식 경주시장은 “400년전 신라 왕궁의 모습이 눈에 그려지는 탁월한 작품이다”고 평했다. 또한 탤런트 정한용 씨는 “백성을 향한 여왕의 사랑과 지례가 놀랍도록 아름답게 그려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고학찬 예술의전당 이사장은 “드라마 선덕여왕 보다 더 드라마틱한 뮤지컬‘ 이라고 평가했다.

픽션과 논픽션이 오가는 작품인 별의여왕 선덕은 우리에게 낮 설지 않은 작품이었다. 역사 속 인물이 등장하고 우리의 전통음악과 신라시대의 의상 등은 오히려 우리에게 친근감을 갖게 했다.

또한 역사뮤지컬로서 나라와 백성을 위해 첨성대를 만들고 분황사와 황룡사 9층 목탑을 세우는 등 선덕여왕은 강력한 추진력과 함께 이 시대에 지도자들이 본 받아야 할 많은 것을 겸비하고 있는 인물이라는 사실속에 청소년들에 대한 교육적 측면도 내포된 것을 감지할 수가 있었다.

끝으로 필자는 극 중 선덕여왕의 대사가 기억에 남는다. “군주는 백성의 말에 귀 기울려야 한다”는 책임을 말했으며 또 “군주는 민심을 잘 살펴야 하는 것”이 군주의 임무라며 군주로서의 책임과 임무에 대한 대화와 소통을 강조했다.

이제 우리사회 지도자나 정치인들 모두 이같은 "선덕여왕의 첨성대 혜안”을 발휘하여 국민들에게 반짝이는 별이 되어 주기를 희망하며, 소시민적 마음이 교육적 의미의 드라마틱한 작품으로 필자의 가슴에 오래 동안 담아두고 싶었다.
첨성대를 쌓고 있는 백성들과 선덕여왕

[정성남 기자 csn8013@nave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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