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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뉴스=정연태 기자]한국 땅을 밟고자 했던 유승준의 바람이 다시금 물거품이 됐다.가수 겸 배우 유승준(41·미국명 스티브 유)씨가 LA총영사관을 상대로 "비자발급을 거부한 처분이 부당하다"고 소송을 제기했지만 재차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울고법 행정9부(부장판사 김주현)는 23일 유씨가 낸 '사증발급거부처분취소' 항소심에서 유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판결 직후 유씨 측 법률대리인은 "유씨와 상의해 상고 여부를 고심하겠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가수로 활동하던 유씨는 2001년 8월 신체검사 4급판정을 받고 군 입대를 앞두고 있었지만, 2002년 돌연 한국국적을 포기하고 미국 시민권을 얻어 병역을 면제 받았다.
당시 병무청은 출입국관리법을 근거로 법무부에 유씨의 입국금지를 요청했고, 법무부가 이를 수용해 유씨는 15년째 한국에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
앞서 미국 시민권자인 유승준은 지난해 로스앤젤레스 총영사관에 재외동포들에게만 발급되는 'F-4' 비자를 신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같은 해 10월 소송을 낸 바 있다.
한편, 1심인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는 지난해 9월 "유씨가 공익근무요원 소집기일을 3개월 연기 받은 뒤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것은 병역 회피를 위한 것"이라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유씨가 국내 입국해 다시 방송 연예 활동을 하면 병역 의무를 하는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치고, 청소년에게 병역 기피 풍조가 만연해질 수 있다"며 "이는 공공의 안전, 선량한 풍속을 해한다. 법무부가 유씨의 입국을 거부한 처분이 부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현행 재외동포법 제5조 제2항은 병역기피 목적으로 외국국적을 취득하고 한국국적을 잃은 사람에 대해 재외동포 체류자격을 주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