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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뉴스=신민정 기자]김정남 암살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북한이 23일 "단순히 심장 쇼크에 의한 사망이라며, 남한이 배후에 있다"고 주장했다.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조선법률가 위원회’ 명의로 김정남 사망 사건에 대한 첫 공식 반응을 내놓았다.
북한은 이번 사건의 실상은 "공화국 공민이 비행기 탑승을 앞두고 갑자기 쇼크상태에 빠져 병원으로 이송 중에 숨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사건 조작의 배후에 있는 남한이 미리 대본을 짜놓고 북한의 소행으로 몰아갔으며, 말레이시아 당국은 여기에 맞춰 부검을 강행했기 때문에 경찰 수사와 부검 결과는 모두 신뢰할 수 없다는 주장을 되풀이 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어제 말레이시아 경찰이 김정남 암살에 북한 외교관이 연루됐다고 발표한 뒤 북한 당국이 개입된 '국가 범죄' 혐의가 짙어지자 북한이 ‘물타기 전략’을 통해 이번 사건을 ‘영구미제화’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북한은 이번 담화를 통해 내부적으로 주민들에게 이번 사건을 최대한 은폐하겠다는 의도도 드러냈다.
약 3천500자 분량의 담화에 '김정남'이라는 이름을 단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은 채 '공화국 공민'이라고만 표현했기 때문이다. 또한, 북한주민들이 볼 수 없는 대외용 매체에만 담화를 실은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정부는 이 같은 북한의 주장에 대해 대응할 가치조차 없다며 억지 주장이자 궤변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오는 27일부터 제네바에서 열리는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김정남 암살 사건을 공론화하는 등 전방위적인 외교적 조치를 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운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