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입성 여자축구 대표팀 "밝은 분위기 속 첫 훈련 실시"

북한 여자축구팀 "홈이라서 더 긴장"하는 분위기
기사입력 2017.04.04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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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여자아시안컵' 예선 인도전을 하루 앞둔 4일 오후 대한민국 여자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북한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있다.
[선데이뉴스신문=정성남 기자]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이 밝은 분위기 속에 평양에서의 첫 훈련을 마쳤다.

5일 오후 인도와의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예선 B조 첫 경기를 앞둔 축구대표팀이 4일 북한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첫 훈련을 실시했다. 지난 2일 오전 출국, 중국 베이징을 거쳐 3일 오후 평양에 도착한 윤덕여호는 사흘 만에 잔디를 밟았다.

B조 예선 전체 경기가 열리는 김일성경기장은 5만명을 수용하는 큰 스타디움이다. 하지만 관중석과 필드 사이에 있는 트랙이 좁아 웅장함보다는 아담한 분위기를 줬다. 잔디 상태도 양호했다. 이날 훈련을 지켜 본 대한축구협회 관계자와 코칭스태프들은 "지난해 보수한 영향인지 인조 잔디 컨디션이 나쁘지 않다"고 전했다.

북측 인사 수십여 명이 관중석 등에 앉아 훈련을 지켜보는 가운데 한국은 두 시간 가까이 훈련을 소화했다. 경기를 하루 앞둔 상황이지만 선수단은 훈련 전 모여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등 밝은 분위기였다. 워밍업 도중 이뤄진 게임에선 평양에서 유명한 냉면을 내기로 걸기도 했다.

숙소인 양각도국제호텔 생활도 큰 문제가 없다. 개최국 북한을 제외한 한국, 인도, 홍콩, 우즈베키스탄이 이 호텔을 같이 쓰는데 대형 연회장을 빌려 뷔페 음식을 준비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한식이다보니 한국 입장에서는 음식 걱정은 크게 덜었다.

좋은 분위기에서 평양 생활을 하고 있는 대표팀은 인도와의 첫 경기에서 대량득점을 올려야 한다. 한국은 이번 예선에서 1위를 차지해야 내년 요르단에서 열리는 여자 아시안컵 출전 자격을 얻는다.

7일 열리는 북한과의 2차전에서 승리해 4전 전승을 노릴 수도 있지만 북한과 비긴 뒤 다른 3경기에서 대승을 거둬 북한을 골득실에서 제치는 것이 현실적 방법이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지난 3일 인도를 상대로 8-0 대승을 거뒀다.

한국의 최전방을 책임지는 정설빈(27·현대제철)은 "북한을 의식해서 8골을 목표로 하기 보다는 차근차근 우리가 준비한 것을 풀어나가면 골도 늘어날 것이다. 그렇게 매 경기 싸워나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북한 여자축구대표팀이 2018년 요르단 여자아시안컵 예선 B조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하지만 홈 관중의 열렬한 응원에 대해 부담감을 떨쳐내야 한다는 숙제도 남겼다.

북한은 3일 인도와의 B조 예선 첫 경기에서 8-0으로 이겼다. 남.북은 B조 1위 다툼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데 7일 열릴 남.북전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할 경우 골득실에 따라 순위가 갈릴 수 있어 양팀 모두 다득점이 필요한 상황이다. 

북한은 잦은 패스 실수를 연출했고, 충분한 득점을 챙기지 못했다. 김광민 북한대표팀 감독 역시 경기 중 벤치에서 일어나 선수들에게 크게 소리치며 지시하는 등 답답해하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경기를 지켜본대한축구협회 인사는 "북한 축구가 평양에서 국제대회를 처음으로 치르는 만큼 홈 응원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전에 보여줬던 짜임새 있는 모습과 달리 실수가 많았다"면서 관중석을 자국 팬들이 메운 환경에서 경기를 치른 경험은 오히려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결국 일방적인 응원이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을 할 수 있다. 인도전에선 1만5000여명이 김일성경기장을 찾았다.

협회 관계자는 "김일성경기장을 보니까 소리가 울리는 구조여서 응원이나 탄식 등 관중들의 반응이 매우 크게 들린다"며 "인도와의 경기에선 남.북전에서 예상되는 꽹과리 연주, 대규모 합창 등 단체 응원도 볼 수 없었지만, 골을 넣거나 실수가 나올 때 보인 관중들의 반응이 크고 선명하게 들려 플러스가 될 지 마이너스가 될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북한 대표팀의 구성원이 대부분 경험이 적은 나이 어린 선수로 바뀐 것도 변수. 홈 관중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부담으로 느끼지 않기에는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북한 대표팀은 지난해 20세 이하(U-20) 월드컵 우승 멤버들을 대거 영입해 선수의 70%를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대표팀은 베테랑으로 공수의 중심을 잡고 측면에 어린 선수들을 배치해 이번 예선을 치를 전망이다. 남북 대결 당일에는 5만 명을 수용하는 김일성경기장이 모두 찰 것으로 예상된다.

[정성남 기자 csn80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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