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이끄는 혁신 리더 2]김임권 수협중앙회장“어민, 수산업 보듬어 살피는 새 정부 정책 기대”

위기의 수산업 재건해서 미래 산업으로 도약시켜야
기사입력 2017.04.27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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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기 후반 접어든 김임권 회장, “어민 위해 전력투구다짐
- 취임 후 당기순이익 규모 2배 늘려 강한 수협공약 현실로
- “바닷모래 채취 금지법안 만들 때까지 모든 것 걸고 맞설 것
- 어민을 위해 투쟁하는 조직 변모 믿고 따라주는 직원들 고마워
김임권 수협중앙회장

[선데이뉴스신문=신민정 기자]“새 정부에서 어민과 수산업을 보듬어 주는 따뜻하고 세심한 정책으로 대한민국 수산을 재건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임기 반환점을 맞는 김임권 회장은 위기의 수산업을 되살려야 하는 것이 이번 정권의 소명이라고 강조했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여의도 면적 15배 만큼의 국토면적이 늘었다고 발표했습니다. 어민들 살아가는 터전인 갯벌과 바다를 간척해서 땅과 맞바꾼 결과인데 도대체 언제까지 어민, 수산업이 얼마나 더 참고 희생당해야 하는지 개탄스럽습니다.”

앞서 바닷모래 채취 금지를 강력히 요구해온 김 회장은 간척사업에 대해서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미 지금까지 30여년 동안 여의도면적 250배에 해당하는 갯벌을 파괴했고 이로 인해 연간 4조 5천억원 가량의 국가적 손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바닷모래까지 마구잡이로 파헤치면서 어장이 황폐화됐고 그 결과 지난해 연근해 어업 생산량이 44년만에 처음으로 100만톤 아래로 떨어지는 위기가 닥쳤습니다.”

김 회장은 이 같은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 새 정부의 정책적 의지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Q. 이번 대선을 앞두고 전국 수협조합장들이 정책 반영 요구사항을 내놓은 바 있는데, 어떤 내용입니까?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수협은 각 지역 어민을 대표하는 전국 조합장들과 함께 다음 대통령 임기 중으로 어민소득을 현행 대비 2배인 8천만원으로 증가시키는 것을 골자로 하는 수산정책을 공약에 반영해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 수산자원 보호에 절대적 가치를 부여해서 바닷모래 채취, 갯벌 간척, 해상풍력발전소 건설 등 해양생태환경파괴 행위 종식을 정책적으로 반영해야 함을 강조했다.

수산밸리 조성으로 젊은 인재들이 유입되는 미래지향적인 수산업 모델을 만들고, 해외어장 개척과 대외투자 확대 등 수산의 세계화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또 일본, 중국 등 인접국과 수산자원 확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강력한 수산외교 역량을 키우는 방안도 포함했다.
이런 내용들이 이번 정부에서 빠짐없이 반영되었으면 좋겠다.

특히 바닷모래 채취가 하루라도 더 빨리 금지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적 조치 기대하고 있다.


Q. 바닷모래 채취금지 요구에도 불구하고 국토부 등 정부부처는 채취를 계속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는데?

바닷모래 채취 금지 법안을 만들어서 이 어리석은 행위에 종지부를 찍는 것이 목표다.
이를 달성할 때까지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다.
정부에 대해 바다모래 채취의 영구적 중단과 함께 기존 채취해역의 환경 원상복구도 강력하게 요구할 것이다.
이건 수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모든 국민이 대대손손 향유해야 하는 소중한 자연환경을 더 이상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본질이다.

어민은 물론 국민을 위해 포기할 수 없는 절대적 가치의 문제다.
관철될 때까지 전국 어민, 수산산업 종사자들과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해 나가겠다.
지난 3월 15일에는 사상 유례없는 전국어민 해상총궐기가 벌어졌다.

그만큼 어민과 수산업계의 인내심이 한계선을 넘어섰다.
사회적 약자라고 해서 어민들에게 일방적으로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
육지에는 모래가 없는 것도 아닌데 바다에서만 파헤치고 있다.
값이 싸다는 이유다.

채취하는데 비용이 적게 든다는 게 이유로 바닷모래를 고집하는데, 과연 육상모래보다 경제적인가? 그렇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원상회복이 불가능한 자연 훼손으로 발생하는 환경비용, 어장이 파괴되면서 생기는 피해, 염분을 제거하는 비용, 염분을 제대로 제거하지 않은 채 사용했을 때 건축물에 미치는 피해 등 따져볼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닌데 이게 정말 경제적이라고 단언할 수 있는가?

골재 40%를 바다에서 채취하는 나라는 우리 밖에 없고, 이웃 일본의 경우는 우리보다 바다면적이 훨씬 넓지만 바다모래 의존도는 4%에 불과한데 선진국에서 바닷모래 의존도가 낮은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해보면 답이 나오는 문제다.

해사 채취는 수산자원 산란장을 파괴하고 서식지를 사라지게 하는 심각한 문제의 근원이기 때문에 즉각 중단해야 한다. 골재 수급이 문제가 된다면 4대강 모래부터 소진하고 해외에서 수입을 해서라도 바다 생태계 파괴는 막아야 한다.
또 풍력발전소 건설 등으로 어업인들에게 피해를 야기하는 개발이 계속 이어지고 있고 이런 것들이 수산업의 지속가능성을 망가트리고 있다.

이런 불합리한 상황들을 국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고 정부에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해야만이 우리의 권리를 찾을 수 있다.
내가 가장 먼저 앞장서서 수산인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Q. 취임 2주년을 맞이했는데, 어떤 성과들이 있었는지?

취임 후 최대 현안이자 강한 수협으로 나가기 위한 첫 관문이었던 사업구조개편을 지난해 마무리 지으면서 새로운 발전을 향한 길이 열리게 된 것은 역사적 전환점이라고 생각한다.

더욱 뜻 깊은 것은, 사업구조개편 준비로도 벅찬 상황과 경제와 정치 불안 속에서도 지난 2년 동안 우리 수협의 수익성이 몰라보게 좋아졌다는 점이다.

취임 전과 비교하면 중앙회(은행 제외)는 수익이 6배 증가했고 조합들도 2배나 늘었다.
우리 수협이 어민을 위해 그 만큼 더 많은 일들을 할 수 있는 힘을 키워냈다는 뜻이다.
조합들의 중앙회 출자도 큰 폭으로 늘어나서 최근 1000억원을 달성하고 출자증대 목표를 1년 앞당기는 쾌거도 이루어냈다.

이 같은 흐름을 이어가면 정부에 의존해왔던 과거의 유약한 모습을 탈피하고, 어업인 협동자조조직으로서 정체성을 바탕으로 수협이 주체가 되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고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다.

바닷모래 채취 금지를 위해 수협이 가장 먼저 앞장서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내가 아니면, 수협이 아니면 누가 앞장서겠는가?

강한 힘을 가진 조직으로 거듭나서 어민들을 위해 전력투구해야 하는 것이 우리 수협의 사명이다.
내가 회장으로서 무엇을 바라보고, 어떤 일을 하러 온 사람인지에 대해 조합장님들과 모든 수협 임직원들이 공감하고 함께 노력해준 것 같아서 감사하게 생각하며 보람을 느낀다.

Q. 해외어장 개척, 대외 투자 등 수산업의 세계 진출을 역설하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추진하고 있는지?
우리는 어선과 어획기술을 충분히 갖고 있지만 어자원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문제에 직면해 있다.
반면 러시아 사할린 지역이나 미얀마 등지는 풍부한 어자원을 가진 대신 이를 어획하고 활용할 인프라와 기술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런 국가들을 대상으로 해외어장을 신규로 개척한다면 우리 수산업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또 자원관리 측면에서도 봤을 때, 우리 어선과 인력이 해외로 진출한다면 그만큼 국내 연근해에서의 어획강도를 줄여 자원 복원과 증식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우리가 어자원을 확보하지 못하면 어업이 무너지고, 그 다음은 시장이 무너지게 된다.
고기를 잡는 어선과 선원들이 직격탄을 맞겠지만, 이들이 확보해온 수산물이 시장에 풀리지 않으면 하역종사자, 중도매인, 냉동냉장업자 등 시장유통에 참여하는 사람들도 연쇄적으로 다 무너진다.

심각하게 인식해야 할 문제고 해외에서라도 수산자원을 확보해야 하는 이유다.
올해 중으로 러시아 측과 사할린 지역에 우리 어선들이 직접 조업하거나 러시아 수산업체와의 합작방식 등으로 조업하는 방안을 제안해 추진할 생각이다.또 수산가공시설 등에 대한 투자도 검토해 나가고 있다.

Q. 최근 노량진시장 신규판매자리에 일반 공모에 지원자가 대거 몰려 화제가 됐는데, 노량진시장 구시장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생각인지?

최근 구시장 상인들에 대한 최종 입점기회를 부여하고 남은 신시장 잔여자리에 대한 일반 공개분양에 사람들이 몰려 22:1의 경쟁률을 보였다.

노량진시장이 수산물 판매에 있어서 탁월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게 확인 된 것이다.
애초부터 이전을 거부할 명분도 없는데 일부 상인들 사리사욕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는 것은 충분히 입증되었고, 소매상인 가운데 400여명이 이전하면서 새 시장이 완연하게 정상화됐음을 보여주고 있다.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하고 새로운 시장 활성화에 초점을 맞춰 문화공연, 마케팅 강화 등 노력을 기울여 나갈 생각이다.

Q. 남은 임기 동안 경영 방향은?

어자원 회복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수출 확대 및 해외어장 개척 등 한국 수산의 세계화를 통해 어촌과 수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일에 매진할 것이다.
취임하면서 꼭 마음먹었던 것은, 우리 어른들이 지금 먹고 살고 있는 터전인 바다를 자손만대까지 물려주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바다모래 채취를 비롯해 어장을 파괴하는 행위에 강력히 맞서야 할 이유다.
이와 함께 자원 증식을 위한 어업인들의 자율적 수산자원관리 방안 마련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다.
내가 그동안 바다 덕분에 먹고 살았지만 지금의 어장, 자원의 상태가 지속된다면 후손들은 우리 바다에서 나는 물고기를 먹을 수 없게 되는 불행 닥칠까봐 걱정이다.

지금처럼 환경 파괴가 지속되고 자원관리 방안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는다면 바다는 아무것도 건질 것 없는 황폐한 공간이 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바다를 보호하고 어업인 스스로 참여하는 자율적 자원관리방안을 마련에 힘쓰겠다.
또 수산자원 확보를 위한 해외 진출도 적극 시도하려 한다.

신규 해외어장 개척에 회의적인 시선이 많고, 불가능해 보인다 하더라도, 수협이 도전하고 시도해서 우리 수산업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해야겠다는 사명감을 갖고 최선을 다할 것이다.

사드 문제 등으로 중국과의 교역이 다소 주춤해지고는 있지만, 취임 직후부터 수출전용상품을 개발하고 현지 무역네트워크 확장에 힘써왔던 만큼 소기의 성과를 달성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고, 올해 안에 미국과 베트남, 홍콩, 대만 등지에 현지 무역사업소를 신규 개설해서 해외 수산물 소비시장 공략을 더욱 강화해 나갈 생각이다.

[신민정 기자 sunday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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