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회장 "朴 전 대통령 독대 당시 재단출연금 확인받아" 증언

기사입력 2017.06.22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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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선데이뉴스신문=정연태 기자]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독대 당시 동생 최재원 수석부회장의 가석방을 완곡히 부탁했으나 박 전 대통령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아 추가 언급은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박 전 대통령과 독대 당시 박 전 대통령이 직접 SK그룹의 미르와 K스포츠 출연금을 확인하며 협조를 당부했다고 증언했다.

최 회장은 22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작년 2월16일 삼청동 안가에서 독대하게 된 경위에 대해 증언했다.

최 회장 증언에 따르면 최 회장은 2월12일 강릉교도소에 수감 중인 동생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의 면회가 끝나고 이형희 SK 브로드밴드 사장으로부터 “안종범 청와대 수석이 대통령 면담과 관련해 통화를 하고 싶어한다”는 말을 전해듣고 안 전 수석에게 전화를 걸었다.

최 회장은 통화를 마치고 SK본사에서 고위 임원들을 불러 모아 박 전 대통령과 면담을 하면서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할지 회의를 열었다. 김창근 SK이노베이션 회장과 김영태 SK부회장, 이형희 사장, 박영춘 CR팀장(부사장) 등이 참석자였다.

이들은 워커힐호텔 면세점사업권 재취득과 CJ헬로비전 합병 등 당시 SK그룹의 현안을 논의했고 2월14일에 2차 회의를 열었다. 이후 대통령과 면담에서 쓸 ‘말씀자료’를 만들었다.

최 회장은 2월16일 삼청동 안가를 안내받아 찾아갔다. 안 전 수석이 최 회장을 마중나왔고 최 회장은 안가 거실에서 박 전 대통령을 만났다.

최 회장은 박 전 대통령이 안부 인사를 건네자 “저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만 저희 집이 편치는 않습니다. 저는 (사면돼) 나왔는데, 동생이 아직 못 나와서 조카들 볼 면목이 없습니다”라고 완곡하게 말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이 의례적인 답변은 물론 별다른 반응이 없어서 더 이상 얘기를 꺼내지 못했다고 최 회장은 전했다.

“면담 중에 석방 문제를 함부로 꺼내는 게 부담스러운 면이 있어서 인사 과정에서 자연스럽고 완곡하게 얘기를 꺼냈다는 것이냐”는 검찰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박 전 대통령은 최 회장에게 “SK그룹이 미르·K재단에 출연해 주신 것에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린다”는 취지로 말했다. 최 회장이 ‘규제 프리존’ 등 경제 관련 이야기를 꺼내자 박 전 대통령이 “이런 전문적인 이야기는 안종범 수석이 함께 들어야 한다”며 안가 내 대기실에 있던 안 전 수석을 데리고 들어왔다고 전했다.
 
최 회장은 또 당시 독대에서 워커힐호텔의 면세점 사업권, CJ헬로비전 인수합병 문제 등도 언급했다고 증언했다. 이 역시 박 전 대통령은 “알았다”고만 말했다는 게 최 회장의 설명이다. 최 회장은 “특별한 말씀은 기억이 없다. 가타부타 그런 뉘앙스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또 검찰은 최 회장의 부인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최 회장의 사면이 결정되기 전 박 전 대통령에게 최 회장을 비판하는 내용의 서신을 보낸 사실을 공개했다.

한편, 최 회장은 면담 직후 최순실씨가 실소유주인 광고회사 플레이그라운드의 홍보자료와 K스포츠의 시각장애인 활동도우미사업인 ‘가이드러너’의 사업계획서 등을 받았다.

최 회장은 면담 이후 이형희 SK브로드밴드 대표와 통화하며 “왜 줬는지 모르겠다”며 “적절하게 조치해라”고 말했다.

SK그룹은 이후 플레이그라운드와 K스포츠에 돈을 추가로 주지 않았다. 플레이그라운드 측에서 광고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고 가이드러너 등 K스포츠재단 관련 지원 문제는 법적인 문제와 금액을 문제 삼아 SK그룹이 요청을 들어주지 않았다


[정연태 기자 balbari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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