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 사드 반대 주민들 허탈…주민과 경찰 충돌 부상자 속출

기사입력 2017.09.07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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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경북 성주군 소성리 마을회관 앞으로 사드발사대를 향해 주민들이 물건들을 던지고 있다,
[선데이뉴스신문=김명철 기자]7일 오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발사대 4기가 추가 배치되자 경북 성주 지역 주민들은 허탈해 했다. 눈물을 보이는 주민들도 있었다.
  
전날 낮부터 마을회관 앞 도로에서 이웃 주민, 시민단체 회원들과 연좌시위를 벌이며 저지에 나섰지만 결국 사드 발사대 4기가 임시배치됐다.

경찰과 밤샘대치로 마을회관에 드러누운 머리카락 흰 노인,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는 40대 여성, 경찰과 대치하며 눈물을 글썽이는 학생들까지. 경찰과 주민, 취재진이 몰려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이날 오전 10시20분이 되자 성주·김천시민들과 시민단체는 기자회견을 열고 사드배치반대 의지를 분명히 밝히고 나섰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를 향해 "사드 강행 배치는 더 이상 박근혜 정권이 아닌 현 정부의 적폐"라면서 "불법 사드가 철수하는 날까지 우리 주민들은 투쟁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A(21·여·학생)씨는 "전자파는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면서 "전쟁이 일어나면 이곳은 우선 타격 순위가 될 것"이라고 사드배치 반대이유를 들었다.

유선철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 위원장은 "사드는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면서 “사드는 지역이기주의가 아니다. 우리는 얼마나 더 피해를 보아야 하냐”라고 말했다.

마을회관에서 만난 소성리 주민 B(70)씨는 "경찰이 무자비하게 우리를 막았다"면서 "사람들 머리가 깨지고 피가 났다. 무슨 상황이냐. 이게 민주주의냐"며 눈물을 쏟았다.

C(55·여)씨는 "어제 호흡곤란으로 거품을 물며 119 구급대에 실려 간 주민도 있다"며 "원통할 뿐"이라고 말끝을 흐렸다.이날 11시를 기해 경찰 병력도 철수를 시작했다. 마을회관을 둘러싼 경찰이 하나둘 빠지고 주민들 역시 마을회관 정리에 나섰다.

사드배치를 반대하는 시민단체와 성주 주민들이 7일 오전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문재인 정부에 대해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석주 소성리 마을이장은 "아직 할 일이 너무 많다. 불법 사드가 철수하는 날까지 우리 주민들은 투쟁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북 성주 소성리의 주민 “계절이 몇 번이나 바뀌도록 싸워왔는데 결국 이렇게 됐네요”라면서 “나이 많은 마을 주민이 그 무덥던 지난 여름에도 매주 수요일마다 집회에 참가하는 등 만사 제쳐놓고 사드 반대를 외쳤는데 결국 역부족이었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이날 오전 8시22분 성주기지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잔여 발사대 4기가 반입 완료된 곳이다. 사드반입이 완료된 이후에도 주민들은 쉽사리 마을회관을 떠나지 못했다.

A씨 등 주민 20여명은 경찰이 시위 참가자 400여명을 모두 해산한 직후인 7일 오전 5시 30분쯤 마을회관 앞 도로로 뛰쳐나와 기습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주민 1명은 도로에 서 있던 트럭 밑에서 2시간 넘게 완강히 버티기도 했다. 이들은 경찰의 해산 시도에 대비해 사드 반대단체 회원들과 끈으로 몸을 묶는 등 필사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시위에는 성주 주민뿐 아니라 사드 기지 북쪽 김천시 주민도 100명 가까이 동참했다. 이들은 사드 발사대 진입을 저지하지 못하자 감정을 억누르며 눈물을 참는 모습이었다.

농소면에서 온 B(70·여)씨는 “우리가 1년을 어떻게 버텼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사드 기지에서 불과 1㎞ 정도밖에 안 떨어진 남면 월명리에서는 주민 30여명이 밤샘 시위에 참가했다.

대부분 60∼70대 고령인 주민들은 비가 내리고 쌀쌀한 날씨에도 10시간 넘게 현장을 떠나지 않고 시위를 벌였다. 일부 주민은 날이 밝자 극도의 피로감을 호소하며 귀가하기도 했다.

이 마을 여차배(60) 이장은 “주민이 목이 터지라고 사드 반대를 외쳤으나 힘에 부친 것 같다”며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닌 만큼 일반환경영향평가 요구 등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김명철 기자 kimmc051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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